“배신자” 외치는 사람들을 자세히 봐야 하는 이유?

이견을 배신으로 몰고 자신이 진짜보수인 줄 알고 스스로 자유우파라 여긴다

2026-02-17     박동원

[최보식의언론=박동원 폴리컴(선거컨설팅회사) 대표]

KBS 드라마 캡처

배신자, 진짜보수, 자유우파.

자기 확신에 차서 이 세 용어를 자주 쓰는 사람들을 보면 대체 얼마나 세상을 확신하기에 저럴까 싶은 생각이 든다.

이견을 배신으로 몰고 자신이 진짜보수인 줄 알고 스스로 자유우파라 여긴다.

나는 하루에 몇 번씩 나를 배신한다. 아침에 맞춰 놓은 알람을 배신하고 머리 감다 문득 다른 일 한다고 출근시간 배신하고, 커피 한 잔만 하겠다는 약속을 배신하고 오늘은 책 읽어야지 하는 다짐을 배신한다.

나 스스로를 하루에도 몇 번씩 배신하는데 누굴 배신자라 손가락질 하겠나. 배신자라 비난할 자격도 자신도 없다.

나는 가짜 투성이다. 매일매일 위선과 허위 속을 헤엄친다. 딸들 앞에서 강한 척, 마누라 보며 위하는 척, 페북에서 아는 척, 친구들 속에서 있는 척, 심지어 아무일 없는 척 스스로도 속인다.

나 자신도 나를 못 믿는데 내가 누굴 '가짜'라 손가락질하겠나.

나는 확신하는 이념이란 게 없다. 59년 2개월을 살았는데 아직도 세상을 모르겠다.

늘 옳음과 틀림, 잘함과 잘못함, 바름과 그름의 경계선에서 헤매이고 좌충우돌한다.

무엇이 최선의 삶인지, 어떤 게 최적의 사회인지 한계투성이 인간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그런 이념이 세상에 있기나 한 건지.

여전히 세상은 어렵고 내가 누구인지도 아직도 모르겠는데, 스스로를 진보니 자유우파니 하며 자기 정체성을 외치는 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 좀 웃기지 않나.

자유나 우파에 대해 진지하게 사유해 본 적도 없는 이들이 유튜브 선동에 현혹되어 스스로를 울타리 속에 가둔다.

사람은 완벽하지 않고 누구도 그렇게 많이 알 수 없다. 확고부동한 판단을 얻기 어렵다는 자각, 인간은 아무리 노력해도 이룰 수 없는 것이 있다는 생각, 어느 하나의 주장과 판단이 진리를 독점할 수 없다는 관점, 자신이 옳다고 믿고 주장하는 것에 어느 정도 절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래도 한 60년 가까이 살아보니 대강 인간 군상이 좀 보이긴 하더라.

아 물론 사람 함부로 평가하면 안 되지만, 확신하는 자, 과격한 자, 옳음 강변하는 자는 대개 가짜들이 많더라. 사기꾼도 많고.

평소 '배신자' 운운하면 가장 먼저 배신하고 진짜라 강조하는 자 거의 사기꾼이었고, 자기 이념 드러내는 자 입만 살았더라. 그래도 괜찮다. 그게 평균적 인간이니.

나도 그렇고 다들 그렇게 사니까.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반면교사 삼는다.

세상에 영원하고 절대적인 게 어딨나. 모든 것을 관통하고 설명되는 게 어딨나. 세상을 살면 살수록 세상은 더 흐릿해 보이는데 인간이란 존재는 더 또렷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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