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통'으로 집값잡기 유효기간은?... 40년 언론인의 분석
'부동산 불패' 끝장내겠다는 대통령, 그러나 시장은 왜 웃을까
[최보식의언론=김세형 언론인]
아래 글은 본지의 입장이 아닙니다.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기 위해 게재합니다.(편집자)
'부동산 불패' 현정부에서 끝 낸다?
대통령과 비서실장이 번갈아 SNS나 방송에 출연하여 이번엔 부동산 불패 누가 이기나 보자고 연일 호통을 치고 있다.
다주택자가 안 팔고 버티면 5월 9일 이후엔 얄짤없이 양도세 중과세(2주택은 60%, 3주택은 최고 82.5%)를 물리고, "정권만 끝나면 되지"라고 버티는 자들에겐 더 무서운 몽둥이를 때리겠다고 을러댄다. 그것은 재산세 중과를 말하는 것 같다.
현재도 다주택 재산세 중과세는 있으나 공시지가를 낮게 하고 거기에다 공정시가 비율 같은 여러 너저분한 장치들을 마련해 실상 세금이 별로 무섭지 않게 돼 있다.
민주당 정부가 세금중과 조치를 꺼내는 것은 윤석열 보수정권이 들어서서 중과세를 다 뭉개버린 탓도 있다.
이번엔 5월 9일이 지나면 다주택 보유세(특히 종부세)를 얼마나 무섭게 떄릴지, 그리고 과거 정부에는 없었던 초고가 주택, 즉 100억, 300억이 넘는 주택에 재산세를 얼마나 때릴지도 관심사다.
미국은 집을 산 사람의 구입가격에 1.0~1.5%를 그냥 때려버린다. 너저분하게 무슨 공정 시가 어쩌고가 없다. 일본도 보유세만큼은 0.8~1.0%로 한국보다 훨씬 세다.
한국의 50억 원짜리 고가아파트의 보유세+종부세를 세무사에게 계산시켜봤더니 3663만원이란 답을 줬다. 이 정도면 0.73%로 아주 낮다고 볼순 없다.
이 대통령은 얼마 전 경남 창원에서 타운홀 미팅을 하면서 "서울 아파트 한평에 3억 원, 창원은 한채에 3억 원"이란 극적 대비로 대중의 분노를 이끌어냈다.
부동산원에 실제 평당 3억원 거래가 있었는지 알아봤더니 국평(84m2) 한채에 80억, 100억 하는 아파트는 없었다. 국평 기준 최고 거래가는 원베일리 72억 원으로 작년초 55억 원에서 올랐고 압구정 신현대 35평형은 50.5억 원에서 70억 원으로 치솟았다.
초고가 아파트 보유자는 1년에 40%나 폭등해 보통 사람은 평생 만질 수 없는 20억 원을 거저 먹었다.
작년. 주가지수가 100% 올랐다지만 주식 투자자는 거의 '개미'다. 1억원을 번 사람도 별로 없었을 것이다.
이에 비하면 초고가 부동산 급등은 이 대통령 표현대로 '부당해' 보이기도 한다.
부동산 망국병,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등의 말을 꺼내는 게 아주 이상한 것도 아니다.
이 대통령은 "기회를 줄 때 잡으시라. 이번이 마지막 기회임을 알게 될 것이다, 팔기 싫으면 안 팔아도 된다. 그러나 다주택자가 손해 보게 법과 제도를 손질할 것이다"라며 거듭거듭 경고를 하여 대중의 인기를 얻는 것 같다.
갤럽 지지율이 지난주 63%로 뜀박질한 데도 도움이 됐을 것이다. 코스피 5000 돌파에서도 지지율이 올라가고, 부동산을 때리는 데서도 국민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같다.
이에 대해 국힘 장동혁 대표와 대변인이 뭐라고 떠들지만 구차하다.
'부동산 불패'는 한 번쯤은 부숴야 한다는데 대다수 국민의 가슴이 응어리져 있을 것이다.
대통령의 호통이 무서웠던지 서울 아파트 매물이 상당히 쏟아지고 호가도 몇 억씩 떨어진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그런데 어떤가. 5월 9일까지 얼마내 매매가 될까. 내가 보기엔 대출금을 워낙 줄여놓은 데다 기세가 꺾이면 누구나 '패닉 셀'을 기대하므로 선뜻 사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마지막 기회임을 알 게될 것"의 실체가 드러날 것이다. 그것은 무서운 세금일 가능성이 가장 농후하다. 솔직히 그것을 노렸을지 모른다. 여기까지는 정권 초창기 서슬 퍼럴 때의 이야기다.
부동산 정책의 최종 목표는 집값 하향 안정세일 것이다. 소득대비 집값의 지표인 PIR은 한국이 15배쯤 된다. 한푼 안 쓰고 15년을 벌어야 중위권 아파트를 살수 있다는 얘기다. PIR값은 영국, 프랑스, 일본 등은 대개 10 미만이다. 한국인의 등골이 너무 팬다.
그런데 세금(양도세, 보유세 중과)만으로 아파트 값이 내려갈까?
'세금중과의 약효는 3~6개월밖에 못 버텼다'고 주택산업연구원은 청와대와 정부 요로에 과거 경험 자료를 제출했다. '대통령 호통'의 유효기간은 노무현, 문재인 때도 짧았다.
영리한 돈은 서울 입주물량이 작년 4.6만호에서 올해 2.9만호, 2년 후엔 0.9만호밖에 안 된다는 사실에 흘끗 눈길을 준다. 이게 정부가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암호이다. 얼마 전 환율 전쟁에서도 경험해봤지 않는가.
결국은 수요공급이 결정한다. 참신한 신규 공급만이 시장의 열기를 잠재울 매직을 가진다.
LH 주도 6만 호 공급대책은 문재인정부 8.4대책(2020년)의 70%판박이라 한다. 국토부 관리들 해도 너무했다. 5년 전 안 된 게 지금 통하겠나.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수요 감소나 확실한 신규 공급 밖에 길이 없다. 수요감소는 서울을 덜어내는 것이다.
여야는 청와대, 국회의 세종시 이전에 동의했으므로 2029년쯤으로 시기를 정하면 효과가 클 것 같다. 시기를 정하지 않으면 정권 말기에 대통령이 하고 싶어도 측근들이 훼방을 놓을 것이고 결국 도로묵이 돼버린다.
공기업 300~400개 지방 이전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약속했으니 얼른 해버려라.
영국 Economist에서 뉴욕 런던처럼 전 세계인이 집을 사자고 덤비는 도시에선 비거주인이 집만 사놓고 본인 패밀리가 살지 않고 세를 주면 페널티 제산세를 3~4% 때린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다.
서울도 중국 미국인들 혹은 교포들, 지방 유지들이 강남3구를 비롯해 초고가 지역에 투기를 해놓은 아파트가 수만 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제에 그들에게도 특별세금 철퇴를 가해 팔지 않으면 세금으로 다 뜯어내는 구조로 가라.
저번에 발표한 6만 호 공급이 잘 안 통하면 결국 서울아파트는 도로 폭등한다.
전문가들은 1차신도시 30만 호 재건축을 서두르고 용적율을 현행 200%에서 500% 이상으로 올려주는 게 가장 쉬운 공급책이라고 한다. 그러면 6만 호의 다섯배인 30만 호 공급도 가능하다.
과거 1기 신도시에는 가구당 인구가 3.9명이었고 현재는 2.1명이므로 주력 평수도 34평이 아닌 25평으로 줄이면 여기서 또 20%가량 공급물량이 늘어나리라 한다.
내 생각에는 MB처럼 그린벨트를 아끼지 말고 왕창 풀라고 권하고 싶다.
임대사업자인 부영 측이 민주당 의원들을 만나보니 온통 "LH공공건설" 노래를 부르더라고 한다. 공공위주론 하는 건 패하는 지름길이다. 민주당은 늘 '공공 귀신'이 씌었는데 망하기 딱 좋다. 민간을 앞세워라.
민간이 큰돈을 벌까봐 두려우면 용적율 증가분은 임대주택으로 하고 채권입찰제롤 재도입해 국가가 환수하면 될 일이다.
진정한 비극은 악이 선을 이기는 게 아니라 선과 선이 싸워 한쪽이 패배하는 것이라 했다.(헤겔)
공공(LH)이냐, 민간(재건축)이냐, 두 선이 다투는 사이 또 집값이 폭등하면 그게 진정한 비극이다. 그때는 호통쳐봤자 사람들이 웃어버릴 것이다.
#부동산불패 #세금정치의한계 #공급이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