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정의의 이름으로 '세금 폭탄' 던졌지만, 속출할 부상자들은?

이재명식 부동산 정의의 역설

2026-02-13     최보식

[최보식의언론=박혜범 강호논객]

뉴스TVCHOSUN 캡처

요즘 이재명 대통령이 신바람을 내며 강행하고 있는 부동산 세금 정책을 보면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얼핏 보면 정의롭고 효율적인 민생 정책처럼 보인다. 다주택자에게 세금을 더 매겨 집값을 잡겠다는 논리는 말만 들으면 반박하기 어렵다.

그러나 정책은 의도가 아니라 결과로 평가받는다. 그 결과는 이미 수없이 반복되어 증명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세금 폭탄의 가장 큰 피해자는 집주인이 아니다. 집을 빌려 살아야 하는 서민들, 즉 세입자들이다. 이 단순한 사실을 외면하면 부동산 정책은 언제나 선의로 포장된 실패로 끝난다. 

그리고 그 끝에서 고통을 떠안는 것은 언제나 민생이다. 보유세와 각종 부동산 세금이 급격히 오를 때 집을 가진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많지 않다. 판다, 버틴다, 아니면 임대료로 전가한다.

정책 설계자들은 매도가 늘어나길 기대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청와대 참모 몇 명이 매물을 냈다는 기사만 있을 뿐, 정치권 전체가 부랴부랴 집을 내놨다는 소식은 없다. 이것으로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진짜 관전의 포인트는 따로 있다. 장관들과 청와대 참모들이 직을 내려 놓기 전에 내놨다는 매물이 실제로 팔리느냐다. 이것이야말로 국민이 정권의 정책을 판단할 가장 냉정한 표본이 될 것이다.

꼭 이재명 대통령의 엄포가 아니더라도 적정 가격에 내놨다면 즉시 팔리는 것이 서울의 아파트 시장이다. 

그런데 이재명이 세금 폭탄을 퍼붓겠다고 예고함에도 팔리지 않는다는 것은, 곧 팔리지 않을 가격에 내놨다는 뜻이다. 즉 파는 시늉만 하고 계속 보유하겠다는 의지다. 꼼수다.

거래세와 양도세는 높고 규제는 언제 바뀔지 모른다. 집값이 다시 오를 가능성까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집을 파는 선택은 합리적 결정이 아니다. 

그래서 대부분은 팔기보다 버틴다. 그리고 버티는 동안 늘어난 비용은 결국 임대료로 전가된다. 여기서 분명히 해야 할 점이 있다. 

세금은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비용이다. 비용이 오르면 가격이 따라 움직인다. 탐욕이 아니라 시장의 구조다.

세금이 늘어날수록 전세는 구조적으로 유지되기 어렵다. 전세는 현금 흐름이 없는 임대 방식이기 때문이다. 매년 고정적으로 나가는 세금을 감당하려면 집주인은 선택할 수밖에 없다. 

전세를 월세로 바꾸거나 기존 월세를 올리는 것이다. 그래서 세금 폭탄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현상은 전세 물량의 감소와 월세 전환이다. 

전세가 줄어들면 월세 수요는 폭증하고 공급은 줄어드니 월세가 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정책이 의도하지 않았다고 해도 시장은 그렇게 움직인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사람들은 정책이 보호하겠다고 내세운 바로 그들이다. 무주택자, 청년, 신혼부부, 고정소득 세입자들이다. 

집을 가진 사람은 비용을 전가할 수 있지만, 집이 필요한 사람은 선택지가 없다. 세금은 집주인이 내지만, 필요한 돈과 관리비는 집을 임대한 세입자가 낸다. 이게 결론이고 냉혹한 현실이다. 

집주인이 전월세를 올려 세금을 감당하는 판단을 비난할 일도 아니다. 그것은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현실에서 자신의 자산을 스스로 갉아먹는 선택을 할 사람은 거의 없다. 

정책은 인간을 도덕적 존재로 가정하면 실패한다. 인간을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존재로 가정해야 한다. 부동산 세금 정책은 집값만 보고 설계할 문제가 아니다. 

전월세 시장을 동시에 보지 않으면 그 정책은 반드시 서민을 때린다. 집주인을 벌주겠다는 정책이 전세를 말려 죽이고 월세를 폭등시키는 순간, 그 정책은 이미 실패한 것이다.

정의는 구호로 실현되지 않는다. 민생은 숫자가 아니라 삶에서 증명된다. 부동산 정책의 최종 심판자는 여론도 정치 구호도 아니다. 전세 계약서와 월세 고지서다. 

그리고 지금 그 계산서는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서민들에게 넘어가고 있다.

그래서 묻는다. 지금 세금 폭탄을 정의의 이름으로 던지고 있는 이재명의 부동산 정책이, 정작 서민과 청년, 신혼부부에게 절실한 전월세 임대료를 어떤 방식으로 안정시키겠다는 것인가.

세금을 올리면 임대료가 오른다는 것은 상식에 가깝다. 그렇다면 그 상승분을 상쇄할 대안은 무엇인가. 

언제, 어떤 수단으로, 누구를 대상으로 내놓겠다는 것인가. 태릉 골프장이 아니라 불암산을 평지로 만들어 아파트를 짓는다 한들, 그 주택이 남은 임기 4년 안에 완공될 가능성은 없다. 

공급은 최소 7~10년짜리 문제인데, 세금은 지금 당장 전월세 시장을 때리고 있다. 

이 간극을 무엇으로 메우겠다는 것인가. 다주택자를 징벌하면서 임대료 폭등을 막을 현실적 해법이 있는가. 

없다면, 지금의 정책은 이재명의 정의를 위해 국민을 속이고 민생을 제물로 삼는 정치적 퍼포먼스일 뿐이다. 정책은 의도가 아니라 결과로 평가받는다. 

그리고 지금 전월세 시장에서 나타나는 결과는, 그 질문에 대해 아직 아무런 답도 준비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말해 주고 있다.

'세금 정의'라는 말로 덮고 있는 전월세 폭등이라는 현실의 계산서를 어떻게 가볍게 만들 것인지, 그 해답을 내놓아야 할 사람은 결국 이재명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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