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에 전시될 헬기를 타고 날아야 했던 군인들에게
1983년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블루 썬더'를 기억하는가
[최보식의언론=박주현 재담 엔터테인먼트 대표]
9일 경기도 가평군에서 훈련 중이던 육군 코브라 헬기가 추락해 50대 주조종사(준위)와 30대 부조종사(준위)가 숨졌다. (편집자)
1983년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블루 썬더'를 기억하는가. 그 아득한 옛날, 스크린 속에서나 최첨단 위용을 뽐내던 코브라 헬기가 2026년 오늘, 경기도 가평의 차가운 바닥에 처박혔다.
탑승한 두 명의 조종사는 심정지 상태로 이송됐다. 박물관에 전시되어야 할 쇳덩어리를 타고 하늘을 날아야 했던 그들에게, 국가는 대체 무슨 짓을 한 건가.
이 정부가 입만 열면 떠드는 게 '인권'이고 '사람이 먼저'다. 그런데 정작 그들의 우선 순위 계산법은 기괴하기 짝이 없다. 당장 내일 추락할지도 모르는 40년 된 고물 헬기를 타는 군인의 목숨보다, 지나간 사건을 기념하며 완장 나눠주는 '빛의 위원회'가 더 중요한가 보다. 소비 진작한답시고 허공에 뿌리는 쿠폰 예산의 반만 뚝 떼어다가 헬기 부품을 갈아줬어도, 오늘 저 두 명의 가장은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을지 모른다.
진짜 '진보'란 무엇인가. 과거의 영광을 우려먹으며 세금으로 감성 팔이 위원회를 만드는 게 아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낡은 시스템을 뜯어고치고, 목숨값이 걸린 장비를 교체해 주는 실용적인 행동이 진짜 진보다. 80년대 영화 속 유물에 사람을 태워 보내놓고, 청와대에서는 '빛' 타령이나 하고 있는 이 비현실적인 괴리감.
'빛의 위원회'가 폼 잡으며 민주주의 인증서 찍어낸다는 뉴스와 함께, 누군가는 고장 난 엔진 소리를 들으며 절망 속에 추락했다. 죽은 자는 말이 없고, 산 자는 세금 잔치를 벌인다.
당신들이 말하는 그 찬란한 '빛'이, 추락하는 조종사들의 눈에는 얼마나 잔인한 어둠으로 보였을지 생각이나 해봤나. 제발 그 쓸데없는 위원회 간판 내리고, 그 돈으로 헬기나 바꿔라. 그게 국가가 할 일이다.
두분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