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청와대서 밥먹다가 문득 생각'...그 뒤 돌발 제안은?

대통령의 아이디어가 누군가에게는 체할 것 같은 고통

2026-02-07     최보식

[최보식의언론=박주현 재담 엔터테인먼트 대표]

SBS 뉴스 캡처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지방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에는 구내식당을 만들지 말고 바깥에서 먹게 하는 대신 직원들에게 밥값을 차라리 지원해주는 게 낫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공공기관 직원들이 인근 식당을 이용하게 해 지역 상권을 살리는 데 도움을 주자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식당에서 밥먹다가 문득 생각난 것이라고 했다.

아래 글은 본지의 입장이 아니다.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기 위해 게재한다.(편집자)

현실을 시뮬레이션해 보자.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 주변은 대부분 허허벌판이거나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 구내식당을 없애면 점심시간 12시 땡 치자마자 수천 명의 공무원이 밥집 몇 개 없는 거리로 쏟아져 나온다.

이건 지역 경제 활성화가 아니라, 매일 낮 12시에 벌어지는 생존을 건 '헝거 게임'이다. 좁아터진 식당 앞에 줄 서다 점심시간 다 가고, 비 오는 날엔 우산 쓰고 편의점 컵라면으로 때우는 풍경이 눈에 선하다. 공무원들 복지를 박탈해 식당 주인들 매출을 올려주겠다는 발상, 이걸 '제로섬 게임'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마이너스 행정'이다.

더 기가 막힌 건 이 황당한 아이디어를 대하는 지지자들의 태도다. 만약 보수 정권 대통령이 "구내식당 없애라"고 했다면, 그들은 당장 "노동권 탄압"이니 "복지 후퇴"니 하며 광화문에 촛불 들고나갔을 것이다.

그런데 '총통님' 입에서 나온 말이니 태세가 180도 바뀐다. "역시 서민을 생각하는 천재적 발상" "골목 상권의 구세주"라며 용비어천가를 부른다. 똥을 된장이라 해도 믿는 수준을 넘어, 이제는 "똥을 먹어야 지구가 깨끗해진다"는 친환경 논리까지 만들어낼 기세다.

정책은 밥 먹다 체해서 나오는 트림 같은 게 아니다. 수천 명의 생활 패턴과 지역 인프라, 물가 상승률을 계산해야 나오는 결과물이다. 구내식당이 사라지면 주변 식당들이 담합해 밥값을 올릴 거라는 생각은 안 해봤나? 지원금 줘봤자 물가 오르면 도루묵이라는 기초적인 경제 관념조차 없다. 그저 "내가 이렇게 서민을 생각한다"는 보여주기식 쇼에 취해, 멀쩡한 직원들을 '점심 난민'으로 만들지도 모른다까진 생각이 미치지 못한다.

대통령의 그 가벼운 입과, 그 입만 바라보며 박수 치는 기계적인 지지자들. 이 환장의 콜라보가 대한민국을 '거대한 실험실'로 만들고 있다. 대통령의 아이디어가 누군가에게는 체할 것 같은 고통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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