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니아 트럼프: '에비타'가 되지 않은 퍼스트 레이디

아, 멜리니아. Don't Cry for me, America

2026-02-06     최보식

[최보식의언론=이병태 카이스트 명예교수]

이코노미스트 인터넷판 캡처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Lexington 칼럼)는 멜라니아 트럼프가 남편의 정치적 야망에 깊이 관여하지 않는 점이 오히려 "미국에 다행"이라는 파격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멜라니아 트럼프:  에비타가 되지 않은 퍼스트 레이디'라는 제목의 글이다.

아르헨티나의 에바 페론은 남편 후안 페론의 포퓰리즘 정치를 강화하고 대중과 강력한 정서적 유대를 형성해 독재를 공고히 했다.

반면 멜라니아는 대중 연설이나 유세에 거의 나서지 않으며, 남편의 정치색보다는 자신의 상업적 브랜드 가치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멜라니아는 회고록과 다큐멘터리에서 낙태권 지지, 사이버 불링 반대 등 남편의 정책이나 언행과 상충되는 목소리를 내며 정치적 독립성을 강조하고 있다.

《 '멜라니아' 다큐멘터리와 아마존의 거액 계약》

멜라니아 트럼프가 직접 제작에 참여한 다큐멘터리 <Melania>가 개봉하면서 상업적 논란이 일고 있다.

아마존은 이 다큐멘터리 판권을 위해 무려 4,000만 달러(약 540억 원)를 지불했으며, 마케팅 비용으로만 3,500만 달러를 쏟아부었다. 다큐멘터리에서는 유례가 없는 거금이다.

멜라니아는 이중 2,800만 달러(약 380억 원)를 개인 수수료로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퍼스트 레이디가 재임 중 자신의 브랜드를 이용해 거액의 이익을 취하는 것에 대해 "정교한 형태의 사익 편취"라는 비판이 거세지만 그것으로 끝이다. 명품 가방 받았다고 감옥에 가 있는 한국의 전 퍼스트 레이디는 무슨 생각을 할까?

《에릭 트럼프와 UAE의 '칩-머니' 스캔들》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가 주도하는 트럼프 가문 가상화폐 사업 벤처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I)' 의 지분 49%를 아부다비 왕실(셰이크 타눈 빈 자예드)이 5억 달러(약 6,700억 원)에 비밀리에 인수했다는 사실이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폭로되었다..

이 투자가 이루어진 직후,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 안보 우려로 제한했던 미국의 최첨단 AI 칩 50만 개를 UAE에 매년 수출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사실상 "가상화폐 투자가 AI 칩 수입의 통행세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졔기되었다.

제3세계에서나 볼 수 있었던 권력 부패의 모습을 우리는 미국의 심장부에서 목격하고 있다.

다음은 이코노미스트의 기사 ‘Thank God for Melania Trump’의 전문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아르헨티나의 전 퍼스트레이디 에바 페론의 이야기를 전하는 박물관에는 그녀의 출생 연도인 1919년은 적혀 있지만 사망 연도는 적혀 있지 않은 현수막들이 가득 걸려 있다. 방문객이 그 의미를 놓칠까 봐서인지, 그녀의 미소 짓는 얼굴 아래에는 스페인어로 “불멸의 존재(immortal)”라는 단어가 적혀 있다. 박물관 안의 전시물들은 에바 페론이 남편 후안 페론의 포퓰리즘 정치를 강화하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설명한다. 그녀는 그의 권위주의, 사법부와 언론의 독립성에 대한 경멸, 그리고 국가자본주의에 대한 집착을 가능하게 했다. 그녀는 아르헨티나의 평범한 대중과 너무나 강력한 정서적 유대를 형성했기 때문에, 1952년 암으로 서른세 살의 나이에 사망했을 때—죽기는 정말로 죽었다—수백만 명이 그녀의 시신을 한 번이라도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꽃은 아르헨티나뿐 아니라 인접 국가들에서도 동이 났다고 한 안내판은 전한다.

에비타 박물관을 찾은 미국인 방문객은 두 가지 상반된 감정을 안고 나오게 될지도 모른다. 하나는 에바 페론이 아르헨티나에 남긴 지속적인 영향에 대한 경이로움이고, 다른 하나는 멜라니아 트럼프에 대한 감사다. 만약 도널드 트럼프 곁에 에비타 같은 인물이 있었다면 그는 과연 어디까지 갔을까? 강철처럼 단단하고, 경계심이 강하며, 화려하게 치장된 멜라니아 트럼프는 언제나 트럼프 집회보다는 트럼프 타워에 더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인물처럼 보였다. 다시 말해, 대중에게 친근한 정치적 브랜드보다는 그의 상향 지향적 상업 브랜드에 더 잘 맞는 존재였다. 그녀는 집회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았다.

새 다큐멘터리 영화 〈멜라니아〉가 보여주는 가장 ‘폭로에 가까운’ 장면은, 취임식 퍼레이드 도중 전통적으로 대통령 부부가 방탄 리무진에서 내려 잠시 걸어야 하는 관례에 대해, 안전을 걱정한 멜라니아 여사가 반복해서 반대하는 장면이다. (결국 추위를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은 행사를 실내로 옮겼다.) 이와 대조적으로, 에비타는 한때 입에 매독성 궤양이 있는 한 가난한 여성을 막으려는 측근을 물리치고 그 여자의 입술에 키스를 한 적도 있었다.

이는 포퓰리스트에게도, 하물며 전직 패션 모델에게는 더욱더 높은 기준이다. 그러나 전통적인 대통령들의 아내들이 남편의 이미지를 부드럽게 만들거나 정책 우선순위를 뒷받침하기 위해 어디까지 해왔는지를 떠올려 보라. 예컨대 교육 문제에 나섰던 로라 부시나, 보건의료 개혁에 매달렸던 힐러리 클린턴이 있다. 멜라니아 여사가 정책에 관심을 보인 경우, 그 우선순위는 남편의 것과는 동떨어져 있거나 심지어 충돌했다. 그녀는 2024년 회고록에서 “도널드의 소셜미디어 행태를 고려할 때 어느 정도의 비판은 예상하고 있었다”고 인정하면서, 사이버 불링(온라인 괴롭힘) 문제—그것에 반대하는 입장—를 자신의 의제로 삼았다고 썼다. 그 회고록은 집요할 정도로 《멜라니아》라는 제목을 달고 출간됐다.

그 책에서 멜라니아 여사는 낙태할 권리를 지지한다고 분명히 밝힌다. 이 문제 역시 그녀가 남편에게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거나, 혹은 자신이 가진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기로 선택했음을 보여준다. 2021년 1월 6일, 남편의 지지자들이 미 국회의사당을 공격한 사건에 대해 그녀는 이렇게 쓴다. “우리가 목격한 폭력은 단호히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다.” (폭력이 벌어지는 와중에 이를 규탄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사태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설명한다.) 멜라니아 여사는 귀화 시민으로서 퍼스트레이디를 지낸 최초의 인물이기도 한데, 이 점 역시 깊은—그리고 그렇다면 또한 애달프게도 무의미한—정책적 이견의 토대가 될 수 있다. 그녀는 다큐멘터리 속 여러 상투적인 말 중 하나로 “우리가 어디에서 왔든, 우리는 같은 인간성으로 묶여 있다”고 말한다. 대통령이 일부 이민자들을 “쓰레기”라고 부른 적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말은 그 자체로 묵직한 울림을 갖는다.

그녀와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첫 임기 전후로 자신들이 받은 대우에 대한 공동의 피해의식에서는 분명히 일치한다. 멜라니아 여사는 회고록에서 자신의 은행 계좌가 해지되고, 정체불명의 “미디어 프로젝트”를 포함한 여러 사업이 취소되었다고 쓴다. 그녀는 그 이유가 자신의 성(姓)과 정치적 성향에 대한 편견 때문이라고 의심한다. 오늘날 거대 기업들이 트럼프 일가 앞에서 비굴하게 구는 모습을 즐기지 않을 만큼 의로운 트럼프가 과연 있을까. 그런 트럼프는 없는 듯하다. 1월 31일자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는 아부다비 왕실 인사로부터 가족의 암호화폐 사업에 대해 5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했다. 그 직후 아랍에미리트는 미국의 최첨단 인공지능 칩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

트럼프식 이해충돌

그러나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식 자기 거래의 영역에서 더 큰 업적을 이뤘다. 어떤 보안 기술도 오갈 필요가 없었다. 실제로, 지난해 취임식을 앞둔 며칠 동안 한 영화 제작자에게 접근을 허용함으로써, 그녀는 거의 아무런 흥미로운 내용도 제공하지 않는 데 성공했다. 그럼에도 이 다큐멘터리는 아마존으로부터 호화롭게 자금을 지원받았다. 역시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멜라니아 여사가 제프 베이조스와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이 아이디어를 제안한 뒤, 아마존은 다른 어떤 경쟁자보다 거의 세 배 많은 4천만 달러를 제시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편집권과 함께 최소 2천8백만 달러를 출연료로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이제 멜라니아 여사가 자기 자신에 대해 만든 이 ‘광고’를 홍보하는 데 3천5백만 달러를 쓰고 있다. 트럼프 스테이크를 팔던 장본인조차도 이렇게 매끈한 거래를 성사시키지는 못했다. (사실, 대통령이 자신이 운영하는 정부를 상대로 유출된 세금 자료를 이유로 제기한 100억 달러 규모의 소송이, 뒤틀린 가족 내 경쟁에서 다시 선두를 되찾기 위한 시도는 아닌지 궁금해질 정도다.)

55세로 남편보다 24살 어린 멜라니아 여사는, 정치적이라기보다는 개인적 독립성을 주장하는 데 있어 이전의 퍼스트레이디들보다 더 많은 일을 해왔다. 마사 워싱턴이 자신을 “국가의 죄수”에 비유한 이후, 퍼스트레이디들은 갇혀 있다는 감각과 싸워왔다. 그러나 멜라니아 여사는 백악관 밖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았고, 긴 기간 동안 공개 석상에서 사라지기도 했다. 남편이 아무리 부자라 해도, 그녀에게는 재정적 독립 역시 중요하다. 그녀는 회고록에서 이를 “핵심 가치”라고 부른다. 적어도 그녀의 이런 ‘그리프트(grift, 사익 추구)’는 남편의 브랜드가 아니라 자신의 브랜드를 키우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그 기반이 되는 기만은 비교적 무해하다. 즉, 그녀가 미국에 대한 비전을 갖고 있다는 착각이 아니라, 탁월한 취향을 지녔다는 이미지를 파는 것이다. 팻 닉슨은 퍼스트레이디를 “세상에서 가장 힘든 무급 직업”이라고 불렀다. 그 두 가지 측면에서만큼은, 멜라니아 트럼프는 자신이 그 역할을 재창조하고 있다는 이 허영심 가득한 영화의 주장에 부응하고 있다.

<기사 원문>

The museum in Buenos Aires telling the story of Eva Perón, the former first lady of Argentina, is festooned with banners supplying the year of her birth, 1919, but not of her death. In case the visitor misses the point, the word "immortal" appears in Spanish beneath her smiling face. Inside, exhibits recount Perón's role in fortifying the populist politics of her husband, Juan Perón, enabling his authoritarianism, disdain for judicial and journalistic independence and yen for state capitalism. She formed a bond so strong with Argentina's common folk that when she died at just 33-for die she did, of cancer, in 1952-millions thronged to glimpse her corpse. Flowers sold out, one plaque says, not just in Argentina but in neighbouring countries.

An American visitor to the Museo Evita might emerge with competing emotions: astonishment at Eva Perón's enduring effect on Argentina, and gratitude for Melania Trump. Who knows how far Donald Trump might have gone with an Evita by his side? Steely, guarded and extravagantly ornamented, Mrs Trump has always seemed more naturally at home in a Trump tower than at a Trump rally-a better fit, in other words, for his aspirational commercial brand than his relatable political one. She has seldom even appeared at rallies.

The closest the new documentary "Melania" comes to a revelation is a scene in which, worried about safety, Mrs Trump repeatedly objects to the traditional First Couple routine of stepping out of the presidential limousine to walk a bit during the inaugural parade (in the end, citing the cold, Mr Trump moved the celebration inside). By contrast, Evita once brushed aside an associate trying to block a supplicant with a syphilitic sore on her mouth, then kissed the poor woman on the lips.

That is a high bar even for a populist, let alone a former fashion model. But consider the lengths wives of more conventional presidents have gone not just to soften their husbands' images but to support their priorities-think Laura Bush on education or Hillary Clinton on health care. When Mrs Trump has shown interest in policy, her priorities have been at a remove from those of her husband, if not at odds with them. "I had anticipated some criticism in light of Donald's social media behaviour," she acknowledged in 2024 in a memoir, insistently branded "Melania", as she described taking up the cause of cyberbullying (opposing it, that is).

Mrs Trump makes clear in the book that she supports a right to abortion, another matter on which she must either have had little influence or chosen not to exercise what influence she had. Of the attack on the Capitol by her husband's supporters on January 6th 2021 she writes: "The violence we witnessed was unequivocally unacceptable." (She failed to denounce the violence as it was raging, she explains, because "I wasn't aware of the events.") Mrs Trump is the first naturalised immigrant to serve as First Lady, which may also create ground for profound-and if so also poignantly irrelevant-policy disagreement. "No matter where we come from, we are bound by the same humanity," she says in one of the documentary's many platitudes, albeit one that packs a punch, since the president has called some immigrants "garbage".

She and Mr Trump clearly align in shared grievance over how they were treated during and after his first term. In her memoir Mrs Trump writes about having her bank account terminated and various business ventures cancelled, including an unspecified "media initiative", because, she suspects, of "biases related to my last name and political affiliation". It would take a righteous Trump indeed not to relish how titans of business now grovel before the family, and it seems there are no such Trumps. Eric Trump, the president's second son, took a half-billion dollar investment in the family's cryptocurrency venture from an Abu Dhabi royal, the Wall Street Journal reported on January 31st.쟕he United Arab Emirates was subsequently granted access to America's most advanced artificial-intelligence chips.

Trump stakes

Mrs Trump has accomplished a greater feat of Trumpian self-dealing. No secure technology had to change hands. Indeed, in allowing a filmmaker access in the days leading up to the inauguration last year, Mrs Trump succeeded in providing almost nothing of any interest whatsoever. Yet the documentary was (s)lavishly financed by Amazon, which, again according to the Journal, offered close to three times more than any other bidder, $40m, after she pitched the idea to Jeff Bezos over dinner. Mrs Trump reportedly kept at least $28m as a fee, along with editorial control. Amazon is now spending $35m to promote the advertisement it paid Mrs Trump to make about herself. Even the purveyor of Trump Steaks himself never managed a deal so slick. (One wonders, in fact, if the president's new $10bn lawsuit against the government he runs, over his leaked tax return, is meant to regain the lead in some twisted family contest.)

Mrs Trump, who at 55 is 24 years younger than her husband, has done more than her predecessors as First Lady to assert personal if not political independence. Since Martha Washington compared herself to a state prisoner, First Ladies have struggled with feeling trapped. But Mrs Trump has lived away from the White House much of the time and vanished from public view for long stretches. Despite her husband's riches, financial independence matters to her, too; she calls it "a core value" in her memoir. At least, with her grift, she is building her own brand more than his, and building it around a deception that is relatively harmless: that she has exceptional taste, not a vision for America. Pat Nixon called being First Lady "the hardest unpaid job in the world". In those two respects, if only those, Melania Trump is living up to her vainglorious film's claim that she is reinventing the ro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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