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성산 촌부생각] 부자를 향해 증오의 언어 쏟아내는 대통령

자기들이 손가락질을 한 자본가들, 부자들을 등처먹고 사는 것이 진보주의자들이고 정치인들

2026-02-06     최보식

[최보식의언론=박혜범 강호논객]

MBC 뉴스 캡처

입춘이 지났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날이다.

계절은 얼어붙은 것을 녹이고, 죽은 것을 살리며, 다시 숨 쉬게 하는 방향으로 흐른다.

그런데 정치는 거꾸로 간다. 특히 대통령 이재명을 보면, 연일 부자를 향한 증오의 언어를 쏟아내고 있다.

관세전쟁, 글로벌 경기 둔화, 안팎으로 닥친 경제 위기 앞에서 이 나라를 살릴 해법이 증오와 징벌이어야 하는지, 솔직히 안타깝기만 하다.

정치가 진정 봄을 맞으려면 사람을 살리고, 기업을 살리고, 경제를 살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러나 지금 한국의 세금 구조는 살리는 구조가 아니다. 죽이는 구조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상속세'다. 한국의 상속세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최고세율 50%, 여기에 최대주주 할증까지 붙으면 실질 세율은 60%를 훌쩍 넘는다.이 정도면 세금이 아니라 벌금이고, 조세가 아니라 형벌이다.

선진국들은 다르다. 미국·독일·프랑스·일본을 보더라도 명목상 상속세는 존재하지만, 기업 승계에 대해서는 장기 분할 납부, 대폭 공제, 고용 유지 조건 감면 등 각종 안전장치를 두고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기업이 죽으면 노동자가 먼저 죽고, 산업이 무너지고, 국가 경쟁력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한국만 거꾸로다. 기업을 물려주면 죄인이 된다. 부자가 되면 비난과 저주의 대상이 된다. 이 비정상적인 구조에서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을 리 없다.

문제의 뿌리는 세율이 아니다. 사상이다. 한국 정치에는 오랫동안 하나의 위험한 관념이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다.

“부자는 본질적으로 나쁘다.”

“자본은 더럽다.”

“기업가는 착취자다.”

이 인식을 체계적으로 퍼뜨려 온 세력이 있다. 소위 진보를 자처해 온 정치·지식 권력이다. 이들은 자본주의를 관리하지 않았다. 자본주의를 개선하지도 않았다. 대신 자본주의를 도덕의 문제로 만들어버렸다. 그 결과 등장한 괴물이 ‘천민자본’이라는 단어다.

그러나 냉정하게 말하면, 천민자본이 문제가 아니다. 천민적으로 자본을 바라보는 정치와 이념이 문제다. 돈이 더럽다는 인식, 기업이 악이라는 인식, 부자는 응징해야 한다는 인식이 정책을 지배하면, 세금은 설계가 아니라 보복이 되고, 제도는 유도가 아니라 징벌이 된다.

지금 한국의 상속세와 반기업 정책은 바로 이 증오의 정치가 만들어낸 결과다. 재밌는 것은 자기들이 손가락질을 한 자본가들, 부자들을 등처먹고 사는 것이 진보주의자들이고 정치인들이다.

부자를 굳이 존경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증오할 대상은 결코 아니다. 부자가 부자답게 살 때 투자가 일어나고, 공장이 세워지고,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사회 자본은 물 흐르듯 흐르고, 그 물의 혜택을 가장 먼저 받는 사람은 서민과 노동자다.

반대로, 부자를 증오하는 나라에서는 자본이 숨고, 기업이 떠나고, 일자리가 사라진다. 그리고 그 피해는 항상 노동자에게 먼저 떨어진다. 형벌보다 가혹한 호구지책의 연명으로 전락한다. 부자를 때리면 노동자가 산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부자를 때리면 노동자가 먼저 죽는다. 

또 하나의 착각이 있다. “노동자가 주인인 나라가 천국이다”라는 환상이다. 노동자가 주인인 기업이 지구촌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그 성공 사례가 무엇인지 단 하나라도 제시해 보라. 없다. 망할 뿐이다.

노동자가 존중받는 나라는 있어도, 노동자가 기업을 운영하는 나라는 성공한 적이 없다. 기업은 감정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투자 판단, 위험 감수, 기술 축적, 시장 경쟁은 전문성과 책임의 영역이다.

이 현실을 외면한 채 “노동자가 주인”이라는 구호만 외치는 정치는 노동자를 위하는 정치가 아니다. 노동자를 실업자로 만드는 정치다. 노동자를 살리는 길은 기업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더 많이 생기게 만드는 것이다. 공장이 늘어나고, 투자가 늘어나고, 일자리가 늘어나야 노동자의 협상력이 커진다. 

이 기본을 부정하는 순간, 노동자는 보호 대상이 아니라 정치 구호의 소모품이 된다. 지금 한국은 정확히 이 길을 가고 있다. 부자는 한국이 아니어도 갈 곳이 있다. 미국도 있고, 싱가포르도 있고, 두바이도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노동자들은 갈 곳이 없다. 이 구조가 계속되면 부자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먼저 망한다.

이재명이 진정으로 경제를 살리고, 나라를 살리고, 노동자를 살리고 싶다면,그리고 성남시장 시절처럼 “일하는 행정가”로 기억되고 싶다면, 가장 먼저 손봐야 할 것은 상속세다.

특히 기업 상속에 대해서는 재투자와 고용 유지 조건을 전제로 법이 허용하는 최소 수준까지 낮춰야 한다. 가능하다면 선진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까지도 검토해야 한다. 선진국 기업들이 찾아오는 나라를 만들라는 것이다.

이것은 특혜가 아니다. 국가 생존 전략이다. 기업이 살아야 노동자가 살고, 노동자가 살아야 소비가 돌고, 소비가 돌아야 세금이 걷힌다. 세금이 걷혀야 복지가 가능하다. 이 순서를 거꾸로 하면 아무 것도 되지 않는다.

성남시장 시절 이재명은 이념보다 현실을 봤고, 구호보다 구조를 봤고, 증오보다 작동 방식을 봤다. 그래서 성남을 바꿨다.

지금 대통령 이재명 앞에는 성남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더 큰 무대가 있다. 대한민국이다. 성남을 바꿨던 방식 그대로 대한민국을 바꿀 기회가 지금 있다.

이재명에게 필요한 것은 부자를 때리는 용기가 아니다. 구조를 바꾸는 용기다. 증오를 동력으로 삼는 정치에서 성장을 동력으로 삼는 정치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그것이 성남시장 이재명이 보여줬던 정치다.

그런데 지금의 대통령 이재명에게서는 그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부자를 적으로 삼는 정치는 쉽다. 박수도 받는다. 그러나 나라는 망한다.

부자를 관리하는 정치는 어렵다. 욕도 먹는다. 그러나 나라가 산다. 이재명은 이제 선택해야 한다.

부자를 증오하는 정치의 계승자가 될 것인가, 성남을 바꾼 방식으로 대한민국을 바꾸는 지도자가 될 것인가. 역사는 말이 아니라 결과로만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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