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당직자들 머리채 잡고 싸우던 장면의 충격?

대통령 권력 vs 여권 주류, 한국 정치의 오래된 내전

2026-02-06     최보식

[최보식의언론=이동훈 개혁신당 수석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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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기자로 첫 출입처가 2003년 민주당이었다.

대선 승리 직후였다. 노무현 대통령을 만들어낸 여권은 잔치 분위기여야 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새 대통령 노무현 세력과 기존 민주당 주류 동교동계 사이 갈등이 빠르게 폭발했다.

여성 당직자들이 머리채를 잡고 싸우는 장면을 바로 눈앞에서 지켜봤다. 그때 처음 실감했다. 진짜 권력 싸움은 여야 사이가 아니라 내부에서 벌어진다는 사실을. 결국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열린우리당이 탄생했다.

2004년 총선에서 86세대 신주류가 대거 국회에 입성하며 판이 뒤집혔다. 노무현은 비주류 대통령에서 세력 기반을 가진 대통령으로 변했다. 그러나 그것이 곧 정치적 안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호남 지지층의 이탈 등 여권 주류와의 긴장 속에서 노무현은 임기 내내 고단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돌이켜보면 이후 대통령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당내 영남 주류, 친박 세력을 제압하려다 정권 초반부터 강한 저항에 부딪혔다. 결국 임기 후반 총선 공천권을 박근혜 측에 넘기며 정치적 타협을 해야 했다. 대통령 권력이 모든 것을 압도하지는 못한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보수 주류의 적통이었던 박근혜 대통령조차 순탄하지 않았다. 여권 내부의 견제는 끊이지 않았다. 다만 대통령 권력과 주류 대표성을 동시에 갖고 있었기에 큰 실수만 없었다면 안정적 임기도 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결정적 실수로 정권은 무너졌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겉으로는 안정된 권력을 가진 듯 보였지만 이해찬 등 당내 주류 정치인들과의 긴장 속에서 국정을 운영해야 했다. 권력은 단일하지 않다. 여권 내부 권력 구조는 언제나 복층적이다.

가장 극적인 사례는 윤석열 대통령이다.

정치권 외부에서, 게다가 좌파에서 넘어온 ‘용병 대통령’이었다. 당내 기반이 미약했던 그는 대통령 권력 하나로 기존 주류를 밀어내려 했다. 그 과정은 거칠었다. 결국 광란의 정치 행보는 계엄 사태와 탄핵이라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지금 이재명 대통령 상황도 흥미롭다. 대통령 권력은 손에 쥐었지만 당내 기반이 안정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취임한 지 7개월 된 대통령을 두고 차기 대권 구도가 거론되고 ‘명청 전쟁’ 표현까지 등장하는 이유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과 유사한 구조라는 평가도 나온다.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당내 주류와의 관계를 정리할지 지켜보는 일이 요즘 말로 '꿀잼각'이다.

결국 한국 정치에서 대통령 권력은 절대권력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대통령이 되는 순간 권력의 정점에 서는 동시에 새로운 내부 전쟁이 시작된다.

어쩌면 한국 정치의 본질은 야당과의 싸움보다, 대통령과 여권 주류 사이의 긴장과 재편 과정인지도 모른다.

 


#명청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