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인의 호소... “공무원 해석 하나로 35년 기업이 멈출 수 있습니다”
한 회사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사업을 하는 수많은 기업이 겪을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
[최보식의언론=김선래 기자]
"어느 날, 종로구청의 한 공무원이 온라인 매칭을 이용했던 고객으로부터 결혼중개업이 아닌 전자상거래법에 따른 약정서를 받았다는 이유로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한 기업인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기업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규제를 걷어내 달라"고 호소하는 편지를 본지에 보내왔다.
이 편지를 쓴 기업인은 결혼정보회사 선우의 이웅진 대표.
이 대표는 "영업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은 기업에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이라며 "관할 구청이 온라인 매칭 서비스는 결혼중개업법이 아닌 전자상거래법 적용을 받아왔는데 이를 결혼중개업법으로 해석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종로구청은 회원에게 안내 문자 발송을 금지하라, 홈페이지도 폐쇄하라, 결제 시스템을 차단하라, 또 환불 조치를 하고, 그 리스트까지 만들어서 구청에 보고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어 "잘못된 규제는 좋은 사람도 잘못된 일을 하게 만든다'며 "이건 한 회사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사업을 하는 수많은 기업이 겪을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님. 이 작은 결혼정보회사 사례를 통해 대한민국 규제 현실을 들여다봐달라"며 "임기 중에 규제 개혁만큼은 반드시 이루어 주시고 설령 기업이 세금을 많이 내더라도 불만 없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지난 1991년 자본금 1만 원으로 한국 최초의 결혼정보회사 선우를 창업했다. 그 뒤 국내 업계에서 가장 먼저 첨단정보기술로 온라인 매칭 플랫폼(커플닷넷)을 개발했고 해외로까지 진출했다. 결혼을 1:1로 직접 중개하는 ‘커플 매칭’과는 별개의 서비스다.
수백만원~1천만원 상당하는 고액의 회원비를 내지 않고, 미혼 남녀들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해줄 수 있는 것이다. 요즘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데이팅 앱'과 비슷하다.
온라인 매칭서비스의 경우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전자상거래법을 적용받는다.
그런데 서울 종로구청이 매칭 서비스를 하는 커플닷넷이 이용 고객에게 '결혼중개업 요건의 약정서'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2월 2일부터 28일까지 영업처분영업정지 처분을 때린 것이다. 커플닷넷이 진출한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중국 일본 등에서는 전혀 이런 규제를 안 받았는데 국내에서 발목을 잡은 것이다.
선우 측은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고 법원은 일단 '2월 2일부터 24일까지 집행정지'를 인용했다(법원은 이날 나머지 24일~28일까지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당장은 서비스 운영이 가능하게 되었지만, 선우 측은 종로구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 다음은 이웅진 대표의 편지글 전문이다.
이재명 대통령님.
저는 평생 정치와는 무관하게 35년 동안 결혼사업 한 분야만 해온 사람입니다.
대통령님께서 발상의 전환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 수 있는 분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이 말씀 만큼은 꼭 드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국정을 운영하시려면 재정, 즉 세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기업들에게 세금을 많이 거두셔도 됩니다.
대신, 기업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규제는 걷어내 주십시오. 그러면 기업은 고마운 마음으로, 기꺼이 세금을 낼 것입니다.
저는 해외 여러 나라에서도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외국도 기업에 세금을 적게 걷지 않습니다.
그러나 기업 활동 자체를 위축시키지는 않습니다. 기업이 살아야 경제도 산다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1991년, 자본금 1만 원으로 한국 최초의 결혼정보회사 선우를 창업했습니다.
저출산 시대에 접어들면서 미혼 남녀들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통로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결혼정보회사를 이용하려면 회비가 300만 원, 500만 원, 많게는 1천만 원 이상 들어 대중적으로 이용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그래서 저는 25년 동안 150억 원 이상을 투자해 결혼중개업에서 정한 커플매니저가 주선하는 방식이 아닌 싱글들이 온라인에서 스스로 만나도록 하는 시스템을 현실화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특허도 7개를 받았고, 20년 넘게 온라인 매칭 서비스를 운영해 왔습니다. 관할 구청의 실사를 매년 받아왔지만 단 한 번도 문제가 된 적이 없었고, 벌금 한 번 낸 적도 없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종로구청의 한 공무원이 온라인 매칭을 이용했던 고객으로부터 결혼중개업이 아닌 전자상거래법에 따른 약정서를 받았다는 이유로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온라인 매칭 서비스는 결혼중개업법이 아닌 전자상거래법 적용을 받아왔는데, 관할구청은 이를 결혼중개업법으로 해석한 것입니다.
영업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은 기업에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입니다.
종로구청은 회원에게 안내 문자 발송을 금지하라, 홈페이지도 폐쇄하라, 결제 시스템을 차단하라, 또 환불 조치를 하고, 그 리스트까지 만들어서 구청에 보고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구청 요구대로 하면 회사는 곧바로 문을 닫아야 하고 수십억 원을 환불해야 합니다.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고, 다행히 법원은 이틀 만에 이를 인용해서 당장은 서비스 운영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종로구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대통령님, 결혼중개업은 과거 허가제였다가 자유업이 되었고 국제결혼 문제로 업계 실태 정도만 파악하자는 취지로 신고제가 생겼습니다.
그런데 20년이 지난 지금은 과거 허가제보다 더 많은 규제가 생겼고 공무원의 자의적인 해석 하나로 35년 된 기업도 갑자기 멈출 수 있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저는 특정 공무원 개인을 비난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들이 대부분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잘못된 규제는, 좋은 사람도 잘못된 일을 하게 만듭니다. 이건 한 회사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사업을 하는 수많은 기업이 겪을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님. 이 작은 결정사 사례를 통해 대한민국 규제 현실을 들여다봐 주십시오. 임기 중에 규제 개혁만큼은 반드시 이루어 주십시오.
기업이 세금을 많이 내더라도 불만 없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십시오.
한 작은 기업인의 절박한 호소를 부디 국정에 참고해 주시길 간청드립니다.
#규제개혁 #기업의현실 #일할자유 #커플닷넷 #결혼정보회사선우 #이웅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