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부동산 정책'은 왜 실패할 수밖에 없나... 이병태 교수의 예언
부동산 다세대 소유를 죄악시 하는 한국의 부동산 신화는 성경의 그것보다 더 신화적이고 종교적
[최보식의언론=이병태 카이스트 명예교수]
의지와 수련이 거듭되면 중력을 거슬러 공중에 자신의 몸을 띄우는 공중부양이 가능하다는 도사들이 많다.
하지만 중력을 거슬러 공중에 떠 있는 인간은 지금까지 없다.
부활해서 승천했다는 예수는 바울에 의하면 우리와 다른 신의 신체를 가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부동산 다세대 소유를 죄악시 하는 한국의 부동산 신화는 성경의 그것보다 더 신화적이고 종교적이다.
하지만 다세대 소유를 때려잡아서 해결될 수 있는 부동산 문제는 없다. 다세대 보유가 부도덕하고 젊은이의 꿈을 빼앗고 눈물을 짓게 만드는 부도덕한 일이라는 주장도 대한민국에서나 가능한 이야기다.
현대 사회에서 모든 사람들이 자가에서 살 수 없다. 아직 저축이나 소득 수준이 낮은 청년 세대는 물론, 소득이 낮은 경제적 약자들, 외국인 체류자들, 잠시 집을 떠나서 살아야 하는 임시적인 거주를 하는 사람들이 모두 임대 주택에서 살아야 한다.
이러한 임대차 시장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주택을 소유하고 이를 타인에게 빌려주어야 하며, 이 역할을 다주택자(개인 또는 법인)가 수행하는 것은 시장경제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들이 있기에 임대 주택 공급이 있고 자가 보유보다 경제적인 선택이 있어서 집값 상승을 그나마 낮추는 것이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한국은 다주택자를 '공급자'가 아닌 '투기꾼'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이 잘못된 전제가 진보 정권들의 반복적인 주택 정책 실패를 가져왔다.
내가 이재명 정부가 거래를 막는 주택 정책에 대해 방송에서 그 효과 2-4개월도 못 간다고 장담했었다. 역사적으로 과거 정권들의 "초강력" 규제들의 시효가 6개월 이상 간 적이 없기 때문이다.
주요 선진국들은 다주택 소유 자체를 원천 봉쇄하기보다는 임대 사업을 하나의 공식적인 산업으로 인정하고 장려한다. 이는 주택 정책을 넘어 자영업 비중이 높은 우리의 경제 구조 하에서 퇴직 후 연금을 제대로 받을 수 없는 중산 층이 열심히 일해서 임대료로 은퇴 후를 살아가야 하는 수요도 다른 나라보다 많다는 현실도 부정하는 것이다. 정부 복지 수혜자보다 내가 열심히 일해서 작은 집 하나 더 마련해서 세를 받고 은퇴 후에 자력으로 살아가는 것이 어떻게 지탄받고 욕먹을 짓인가?
독일(임대 중심 국가)은 자가 점유율이 약 45%로 매우 낮다. 집을 사는 것이 재산 형성에 도움이 안되기 때문이다. 이는 국민의 절반 이상이 임대 주택에 거주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다주택자(민간 임대인 및 기업)는 주택 시장의 필수적인 공급원으로 대우받받기 때문이다. 물론 도시에 따라서는 임대료 인상 폭을 제한하는 강력한 세입자 보호법이 존재한다.
싱가포르가 다세대 소유자의 등록세를 중과세 한다. Additional Buyer’s Stamp Duty (ABSD)라는 제도를 통해 다주택자나 외국인이 추가로 집을 살 때 막대한 취득세(최대 60%)를 부과한다. 하지만 이는 공공주택(HDB) 위주의 정책과 결합된 특수 사례이며, 민간 시장에서의 임대 공급 역할은 여전히 인정된다.
싱가포르가 이런 정책을 쓸 수 있는 것은 전체 주택의 약 80% 이상이 주택개발청(HDB)이 공급한 공공주택이기 때문이다. 우리도 정부가 공공주택 공급을 전체 수요의 대부분을 책임지면 다주택자들에게 세금 폭탄을 때려도 된다.
싱가포르 국민의 약 80% 이상이 주택개발청(HDB)이 관리하는 공공주택에 거주한다. 공공주택이라 하더라도, 단순히 렌트하는 것이 아니라 99년 임대(Leasehold)를 통해 구매하여 자가로 점유하는 형태가 90% 이상이다. 민간 주택은 전체 주택 시장의 약 10~20% 수준에 불과하다.
이 사례들은 사실 임대주택이 많아지면 주택 투기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정부가 하든 독일처럼 다세대 임대업자를 장려하는 게 답이다.
우리처럼 정부가 공급은 못하면서 임대 주택 공급자들을 없애겠다는 발상은 수요 공급의 기본 상식을 벗어난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억지인 것이다. 모든 국민이 자가를 소유하는 것은 불가능한데 어쩌자는 것인가?
미국 및 영국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다주택 소유에 대한 특별한 금지 규정은 없다. 다만, 임대 소득에 대한 과세와 보유세를 통해 조절하며, '기업형 임대주택(Multifamily Housing)' 투자가 매우 활성화되어 있어 개인이 아닌 법인이 수백~수만 채를 소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국에서 다주택자가 비난하는 이유는 한 사람이 여러 채를 독점해서 살 집이 부족해진다"는 철저하게 잘못된 고정관념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학적 관점에서 이는 몇 가지 오류를 포함하고 있다.
(1) 임대 공급자로서의 역할 간과
주택 시장은 매매 시장과 임대 시장으로 나누어진다. 모든 국민이 집을 살 형편이 되는 것은 아니므로, 누군가는 전세나 월세로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 다주택자를 규제하여 집을 팔게 하면 매매가는 일시적으로 하락할 수 있지만, 임대 물량이 줄어들어 전·월세 가격은 폭등하게 된다. 전월세가 폭등하면 매매가가 다시 오른다. 두 시장은 연결되어 있다.
(2) 가격 결정 요인의 단순화
집값 상승의 근본 원인은 주로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 과잉, 선호 지역의 신규 공급 부족, 가구 수 분화(1인 가구 증가) 등 거시적 요인에 있다. 다주택자는 이러한 가격 상승기에 투자 수요를 늘리는 '가속 페달' 역할은 할 수 있으나, 엔진 자체가 될 수는 없다.
(3) '적폐' 프레임의 정치적 활용
나는 이러한 상식이 정부 관료들이나 정책 기관들에 의해 권력자들에게 전달되지 않는 것인지 다른 정치적 의도가 내포된 것인지 정말 헷갈린다.
정치권에서 정책 실패(공급 부족 등)를 가리기 위해 특정 집단을 공공의 적(Enemy)으로 설정하는 경우가 많다.
"다주택자가 집을 팔면 무주택자가 그 집을 살 것"이라는 논리는 막연한 환상을 심어서 매표에 유리해서 하는 부동산 포퓰리즘인지는 몰라도 매수 능력이 부족한 저소득층에게는 희망 고문에 불과한 공허한 구호다.
만약 다세대 소유자들의 매물이 집 값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주택 공사가 집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가 집 값 뛸 때마다 매물로 내어 놓으면 된다. 그런데 이 쉬운 정책을 왜 안 쓰고 집 가진 자들을 악마화하는가? 그 방법으로 집 값이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자유시장 경제를 하는 나라에서 대통령이 개인들에게 '집을 사라 팔아라' 거의 협박조로 말하는 것 자체가 정도를 한참 벗어난 비정상이다. 우리의 권력자들을 늘 이렇게 국민들 위에 군림하려고 든다.
의지와 수련으로 공중부양이 가능하지 않다.
주택 다보유자들 때려잡아서 주택 문제 해결하겠다는 것은 권력자들의 권력 과신이 부르는 공중 부양의 시도다.
결과는 시장에 지는 정부를 만든다. 단언컨대 예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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