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하는 '중국 반점'에 줄 서있는 눈치없는 사장님
세계가 한국을 불렀으나, 한국은 중국의 그림자 속에 숨어 스스로 왕관을 벗어 던졌다
[최보식의언론=박주현 재담 엔터테인먼트 대표]
아래 글은 본지의 입장이 아닙니다.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기 위해 게재합니다. (편집자)
엊그제 나름 예의 있는(?) 한 민주당 지지자가 메신저로 말을 걸어왔다.
초반 대화는 대충 이랬다. 왜 이렇게 대통령을 혐오하는가? 나는 우선 그의 도덕적 기준이 지도자의 자격에 못 미친다는 얘기를 했다. 뭐 이건 다들 아는 얘기니 그 사람도 수긍하고 넘어가더라.
그가 하고 싶은 얘기는 이거였다. '그래도 정권을 잡았으면 발목만 잡지 말고 응원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흔한 레퍼토리.
나도 뻔한 대답을 이어갔다. '진짜 문제는 지금 아무도 이 정권의 발목을 잡을 수 없다'는 현실. 그리고 응원을 이어갈 '방향'과 '가치'를 못 찾겠다는 지점을 얘기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시대착오적 정권이라는 점을 설명할 때쯤, 더 대화가 안 된다며 그 사람은 날 차단했지만, 그 대화 이후 내 생각이 더 명확하게 정리되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사실 감정적으로도 민주당 정권을 혐오하는 거 부정하지 않지만, 이성적으로도 충분히 지금 이 시대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정권이라는 걸 그때 정리한 생각으로 한 번쯤은 밝히는 게 좋은 거 같아 정리해 본다.
세계 경제의 판이 뒤집혔다. 월가(Wall Street)의 비즈니스맨들, 대중국 수출로 호황을 누리던 독일을 포함한 유럽 기업들이 머리가 깨지고 나서야 깨달은 진실은 단순하다.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만들어 꿀을 빨던 시대는 끝났다는 것이다.
이제 미국과 서방은 '경제 블록화'를 선언했고, 핵심 제조업을 자기네 앞마당이나 믿을 수 있는 동맹국으로 옮기는 '차이나 엑시트(China Exit)'를 감행 중이다. 거대한 썰물이 중국을 빠져나오고 있다.
이 역사적 변곡점은 한국에게 그야말로 천운(天運)이다. 과거 중국이 성장할 때 우리가 공장을 지어주고 기술을 전수하며 재미를 봤다면, 이제는 중국이 퇴출당한 그 빈자리를 우리가 꿰찰 차례다.
미국이 등한시했던 제조업을 다시 하려는데, 그 까다로운 기술적 눈높이를 맞춰줄 수 있는 나라는 아무리 둘러봐도 전 세계에 한국뿐이다. 반도체, 배터리, 조선까지. 끊임없이 기술을 갈고 닦아 온 덕분에, 미국이라는 거대한 수요처와 한국이라는 공급처의 퍼즐 조각이 기적처럼 딱 맞아떨어지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그런데 이 기막힌 '매수 타이밍'에, 대한민국 조종석에 앉은 대통령은 백미러만 쳐다보고 있다. 전 세계가 중국이라는 배에서 탈출하느라 아우성인데, 혼자 "중국은 여전히 기회의 땅"이라며 침몰하는 배에 밧줄을 걸고 있다. 이건 외교적 신념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이념적 난독증'이다. 굴러들어 온 호박을 발로 차다 못해, 그 호박을 깨서 중국 형님들 밥상에 올려주려는 꼴이다.
트럼프가 그래 지랄 맞을 수 있다. 허나 우리가 바꿀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맘에 안 든다고 욕만 할 게 아니다. 그는 철저한 장사꾼이다. 그의 심리를 잘만 이용하면, 중국을 배제하고 아시아의 공급망 패권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빅 딜'이 충분히 가능했다.
트럼프가 원하는 건 어찌 보면 너무나도 심플하다. '미국 내 일자리'와 '중국 견제'다. 이 두 가지만 충족시켜주면 그는 우리의 가장 강력한 보디가드이자 영업사원이 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정부는 그를 다룰 지능도, 배짱도 없다. 그저 중국 눈치 보느라 우물쭈물하다가, 트럼프에게는 관세 폭탄이나 맞고 이젠 중국은 커녕 캄보디아에게조차 무시당하는 '동네북' 신세로 전락했다.
역사는 반복되지만 기회는 반복되지 않는다. 지금은 한국이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가 아니라, '고래 등에 올라 타는 영리한 돌고래'가 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분노할지 몰라도, 불행하게도 우리의 선장은 새 시대를 항해할 나침반을 잃어버린 채, 낡은 이념 지도만 만지작거리는 '폐급'이다.
훗날 역사책은 이 시기를 이렇게 기록할 것이다. "세계가 한국을 불렀으나, 한국은 중국의 그림자 속에 숨어 스스로 왕관을 벗어 던졌다"라고. 황금 티켓을 손에 쥐고도 쓰레기통에 처박는 이 답답한 현실이, 2월의 추위보다 더 시리다.
#시대착오정권 #차이나엑시트 #기회의상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