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의 12·12 증시부양, 그 불길한 데자뷔?
급등이 되었든 급락이 되었든 경제에 있어서 '급(急)'은 안 좋다
[최보식의언론=곽대중 개혁신당 당대표 비서실 팀장]
급등이 되었든 급락이 되었든 경제에 있어서 '급(急)'은 안 좋다. 솟은 만큼 꺼질 거품이거나, 누른 만큼 튀어 오를 스프링이기 때문이다.
주위에 “간만에 국장으로 돈 벌었네” 하면서 좋아하는 분들이 계신다.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그러면서, 마냥 축복할 일인가 싶기도 하다.
부동산을 막아 놓으니, 오갈 데 없는 돈이 주식으로 쏠린다. 과거에 흙수저는 ‘빚투’라도 했다지만, 지금은 신용대출도 막아 놓으니, 이른바 돈 있는 사람들만 투자를 하고(‘영끌’도 믿는 구석이 있어야 하는 것이지!), 결국엔 ‘돈이 돈을 버는’ 자산 격차만 커질 뿐이다. 없는 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갈수록 심화될 것이다.
이른바 보수 진영의 일부 사람들은 이 버블이 3~4개월 지나면 끝날 것이라고 보더라. 그래서 경제가 엉망이 되고, 올 지방선거 즈음엔 자신들에게 유리한 국면이 펼쳐지리라고 보더라.
아서라,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누군가. 어떻게든 ‘급락’은 막을 것이다.
급락을 막으려면? 결국 연기금을 동원하는 수밖에 없다. 국민의 노후생활 안정을 위해 모아 놓은 종잣돈이 ‘무너지는 주식시장’ 방어하느라 쏟아 부어질 것이다. 그 도박이 잘되면 좋을 텐데, 잘 못 되면? 나라 전체가 무너지는 것이다.
비슷한 사례가 과거에도 몇 번 있었다.
역사로 보아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노태우 정부 시절 12.12 증시부양 조치였다. 그때 무너지는 주식시장을 떠받치겠다고 ▲한은 금고를 열어서 주식매입자금을 지원하고, ▲시가발행할인율을 30%까지 자율조정하고, ▲고객예탁금 이용률을 1%에서 5%로 인상하고, ▲기관투자를 확대하고, 별의별 생쇼를 다했다. 이른바 ‘메가톤급 부양조치’였다.
결과는 어땠나.
그때 약 4조에서 10조 정도를 주가 올린다고 쏟아부었는데, 그러다 어느 순간 부양이 되는 듯도 했지만, 결국엔 주가가 반 토막이 나면서 끝났다. 나랏돈 수조 원이, 당시 표현으로 “주식쟁이들” 살린다고 쏟아붓다가, 하늘에 증발해버린 것이다.
혈세를, 찍어낸 돈을, 말 그대로 ‘훨훨 태워버린’ 것이다.
괜한 공포감을 조성하려고 하는 말이 아니다. 연기금이 수익성이 좋니 어쩌니 하는데, 국민의 노후 안정을 위한 기금을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에 정책자금처럼 투입하는 그런 짓을 애당초 하면 안 되는 것이다.
뭐가 되었든 정부가 시장의 ‘가격형성’에 개입하는 일은 해서는 안 된다. 부동산이 그렇고. 주식시장이 그렇고, 환율도 그렇다.
환율을 안정시키라니까 “어쩌라고?” 했던 대통령은 주식과 부동산도 그런 자세로 대하면 된다. 지금 잠깐 주식시장이 활황을 이루니까 마치 그것을 자신의 업적이라도 되는 듯 우쭐거리며 이 상황이 지속성을 가질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은데, 심각한 오산이다. 그러니 설탕세니 뭐니 ‘아무말 대잔치’를 며칠째 이어가는 중인데, 누가 대통령 좀 말려주시라.
대통령은 보통 취임 6개월쯤 되면 “구름 위를 걷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힌다고 한다. 자기가 말을 하면 뭐든 되는 것 같으니까. 속된 말로, 그러다 ‘골’로 가는 것도 한 방이다.
'주가'에 지나치게 관심 갖는 대통령 치고 잘된 대통령 하나도 없었다.
#증시개입경고 #연기금리스크 #자산버블 #주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