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정치의 거리, 헌법이 정한 이유
정교분리는 도인의 본분이자 원칙이다
[최보식의언론=김주우 대순진리회 본부도장 교무부 연구위원]
현재 대한민국 사회는 종교와 정치의 크고 작은 유착 문제로 어느 때보다도 소란스럽다.
우리나라는 헌법으로 규정한 정교분리의 원칙에 따라 종교와 정치의 관계가 설정되고 국가의 종교에 대한 종무행정도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서 정교분리의 원칙은 충실하게 지켜지고 있는 것일까?
사실 정치와 종교는 언제나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다. 종교는 교세를 키우고 재정적 지원을 얻기 위해 정치의 힘을 빌리고 싶어 하고, 정치는 정권을 유지하고 표심을 얻기 위해 종교의 영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체로 한국에서 정치와 종교의 관계는 헌법에 따라 정교분리의 원칙을 표방하고 있지만, 서로의 이해(利害)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관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정교유착(또는 종교결탁)의 문제는 과거 국가의 특정 종교 편향정책과 종교의 정치참여라는 사실에서 확인된다.
대순진리회를 창설한 박우당 도전(1917~1996)은 종단 설립 초기인 1983년에 이미 종교와 정치의 분리를 준수하라는 지침을 다음과 같이 천명하였다.
“종교와 정치는 분리되어 있으므로 시국을 논하여 민심을 혼란케 한다면 도인의 본분을 상실하는 것이다.”(‘대순지침’, 대순진리회 출판부, 1984)
종교와 정치가 분리되어 있다는 박우당 도전의 가르침은 헌법 제20조 2항의 규정과도 일치한다. 종교의 자유는 대체로 해당 종교가 국가의 다른 구성원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주장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박우당 도전은 “국법에 순응하고서야 신앙의 자유가 보장된다”(‘대순지침’)라고 하여 수도에서 국법의 준수가 무엇보다도 우선된다는 것을 분명히 하였다.
따라서 대순진리회의 도인은 헌법을 존중함으로써 개인의 기본적인 권리와 신앙의 자유를 보호받을 수 있고, 나아가 대순진리가 추구하는 사회의 화합과 세계의 평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도인이 정교분리의 원칙을 실천한다는 것은 곧 수도의 지침을 준수하는 것이고 헌법을 준수하는 것이다.
최근에 우리 사회에서 일부 종교단체나 종교인들이 정치 현안이나 정치 체제와 관련된 시위에 참여하고 성명을 발표하는 등의 정치적 행위를 일삼고 있다. 이는 집단행동과 정당 활동으로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종교계의 정치참여 경향과 달리 대순진리회에서는 시국을 논하여 민심(民心)을 혼란하게 하면 국법인 정교분리의 원칙을 위반함은 물론 도인의 본분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라 이해할 수 있다.
시국은 현재 당면한 국내 및 국제 정세나 대세를 말한다. 그중에서 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한 사건이나 상황은 특정 종교의 이념과도 관계가 있을 수 있고, 어떤 경우에는 논쟁과 갈등을 일으킬 위험성이 있다.
무엇보다도 문제가 되는 것은 종교의 교리(敎理)와 시국을 교묘하게 엮어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다. 왜곡된 정보는 대중들에게 특정 사안에 대해 잘못된 인식이나 편견을 갖게 되고, 민심을 혼란에 빠트린다. 거짓된 정보는 광범위하게 퍼져나가면 그 사회는 무질서한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대순진리회 도인들이 지켜야 할 최상위 규범인 ‘도헌’에는 “본회는 대순진리를 종지로 하고 포덕천하·구제창생·보국안민·인간개조·지상천국건설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하였고, “본회의 종지와 도헌을 찬동하고 소정의 입회 절차를 이수한 자를 도인으로 한다”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도인이 종단의 제반 규칙을 준수하는 것은 도인의 본분이자 원칙이다.
도인은 수도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종단의 기본사업인 ‘포덕·교화·수도 공부’를 실천한다. 도인이 시국을 논하는 경우는 대인 접촉으로 포덕과 교화를 진행할 때 종단의 교리와 시국의 현안을 연관시켜서 발언하는 경우이다.
교화의 책무는 다른 사람에게 대순진리(大巡眞理)를 바르게 전하는 일이다. 하지만 교화의 본질과 달리 시국을 조작하여 사람들을 현혹한다면 유언비어로 혹세무민(惑世誣民)의 우를 범하게 된다. 시국과 교리를 엮어 만든 유언비어로 민심을 혼란하게 하는 행위는 정교분리의 원칙을 위배하는 것이다.
선거 때 종교단체는 유권자의 선택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고, 정치권은 이러한 영향력을 이용해 세력을 확장하려는 유혹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현행 공직선거법은 종교기관이나 단체 등의 조직에서 직무상 행위를 이용해 구성원에게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공직선거법 제85조 제3항). 그러므로 도인들은 정교분리의 원칙에 따라 종단 또는 도인을 대표하여 특정 정당이나 공직선거 후보자를 지지하거나 반대해서는 안 된다.
대순진리회의 수도(修道)는 ‘남을 잘되게 하는 공부’이다. 도인은 자신의 본분에 알맞은 참된 언행으로 진리만을 전하고 유언비어로 혹세무민할 소지를 삼가야 한다.
정교분리는 정치와 종교가 서로 떨어져서 각자의 업무에 충실하고 서로에게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이다. 따라서 대순진리회 도인들은 종교 본연의 역할인 “가정화목·사회화합·인류화평으로 세계평화를 이룩하는 것이 대순진리”라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종교의 도덕성을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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