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의 참으로 유니크한 ‘인질 통치학’...무엇?

네 약점은 내가 덮어줄 테니, 너는 나를 위해 더 맹렬히 짖어라

2026-01-19     박주현 객원논설위원

[최보식의언론=박주현 재담 엔터테인먼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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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예정됐던 이혜훈 청문회가 난항이라는 얘기를 듣고 곰곰히 생각해본다.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철학은 ‘적재적소’가 아니라 ‘인질 관리’에 가까운 거 아닌가?.

이 대통령의 인사 파일을 열어보면 기묘한 공통점이 발견된다. 결점 없이 유능한 인재보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거나 흠결을 가진 인물들이 핵심 보직을 꿰차고 있다는 점이다.

자신의 사건 관련 변호사들이었던 '사병(私兵)들'을 공무원화하는 데는 물리적 한계가 있으니, 아예 갈 곳 없는 ‘하자 있는 물건’들을 주워다가 생존형 충성파로 개조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깨끗하고 실력 있는 사람은 리더에게 뇌없이 충성할 이유가 없다. 불의한 명령을 내릴 때 브레이크를 걸거나, 수틀리면 사표를 던질 ‘퇴로’가 있다.

하지만 비리 의혹에 옭아매인 자들은 다르다. 이 정권이라는 울타리 밖으로 나가는 순간, 그들을 기다리는 건 최대 차가운 감방이거나 최소 사회적 매장뿐. 즉, 보스의 권력이 유지되어야만 내 목숨도 붙어있는 ‘운명 공동체’가 강제로 결성되는 셈이다.

김병기 전 원내대표라는 인물의 궤적이 그 완벽한 증거다. 문재인 정부가 발탁한 성골 친문이었던 그가, 정권이 바뀌자 누구보다 앞장서서 친문을 도륙 내는 행동대장이 되었다. 상식의 눈으로 보면 변절자지만, 이재명의 알고리즘에서는 ‘가장 통제하기 쉬운 도구’로 분류된다. 공천 헌금 의혹이 담긴 탄원서가 감찰 기구가 아니라 당사자인 김병기의 손에 들어갔다는 사실은 이 카르텔의 작동 원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네 약점은 내가 덮어줄 테니, 너는 나를 위해 더 맹렬히 짖어라”는 무언의 계약이다.

이혜훈의 발탁 또한 정확히 같은 맥락이다. 보수 진영에서 '배신자' 낙인이 찍히고 막말 녹취록으로 갈 곳을 잃은 그를 장관 후보로 고집하는 이유가 뭐겠나. 능력이 탁월해서가 아니다. 이 정권이 아니면 정치 생명이 물리적으로 끝장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고립된 자일수록 보스에게 매달리는 악력은 필사적일 수밖에 없다. 이 고비를 넘기다면? 이혜훈은 이재명을 주군으로 모시며 충성을 다하게 될 거다.

'내가 으이~ 당신 지킨다고 마 한겨레한테도 욕묵고, 김어준이한테도 욕먹고, 경향한테도 욕묵고 마 내가 다했어~'

코인 남국이도 또 사고 치고 내려왔지만, 정권이 다 지나기 전에 다시 불러들일 걸? 워낙 인재풀도 좁아 터진 데다, 이재명 주변에는 정상적인 상식을 가진 참모가 남아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정상적인 인사 시스템은 붕괴하고, 그 자리를 약점 잡힌 '인질'들이 채운다. 이들은 국민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오로지 내 목줄을 쥐고 있는 주군의 심기만 살핀다. 탄원서가 찢겨 나가듯, 국가의 공적 시스템도 그들의 생존 본능 아래서 갈기갈기 찢겨 나가고 있다.

약점을 담보로 충성을 구매하는 리더는, 결국 조직 전체를 자신의 사유물로 전락시킨다.

가장 위험한 건 이들이 무능해서가 아니다. 살기 위해서라면 법과 절차쯤은 가볍게 무시할 준비가 되어 있는 ‘벼랑 끝의 기술자’들이기 때문이다. 참으로 유니크한 ‘약점의 통치학’이다.

 


#이혜훈청문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