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의 '99만원 선거운동' ...정치판 뒤집을까?

“돈 없으면 정치하지 마라'

2026-01-15     김선래 기자

[최보식의언론=곽대중 개혁신당 당대표실 팀장] 

국회방송 캡처

“돈 없으면 정치하지 마라.”

정치권에 들어와 흔히 듣는 말 가운데 하나다.

물론 특별한 능력도 없고, 인품도 훌륭하지 않을뿐더러, 그저 망상에 빠져, 세상 사람은 모두 바보천치에 나쁜 놈들 뿐이고, 내가 나서면 세상이 천지개벽이라도 할 것처럼 여의도 바닥을 기웃거리는 이른바 ‘정치 낭인’들을 설득(?)하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말일 테다.

그렇더라도, 나는 “돈 없으면 정치하지 마라”는 정치보다, “돈 없어도 용기를 가지고 도전하라”는 정치를 만들고 싶다.

필자가 속한 개혁신당이 “99만원 선거운동”을 내세운 배경에도 그러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99만원 선거운동이 어떻게 가능하느냐'고 묻는 분들이 계신다. 국회의원 선거나 광역단체장 선거라면 몰라도, 나는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목표라고 본다.

또한 기초의원선거는, 그 취지에 비추어볼 때, “반드시 돈 안 드는 선거"여야 한다고 믿는다.

장사를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장사에서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부분은 1) 매입비, 그리고 2) 인건비다. 여기에 3) 점포 임대료 정도가 추가되겠다. 나머지 전기요금이나 각종 공과금 같은 것들은, 1~3에 비추어보면, ‘기타 잡비’에 해당한다.

선거 역시 그렇다. 1) 홍보비, 2) 인건비가 주축을 이룬다. 선거운동 비용의 거의 모든 부분을 이 둘이 차지한다. 기초의원 선거에서 4천만 원을 썼다고 하면, 그중 2천 만 원은 홍보비, 나머지 2천만 원은 인건비에 썼겠다고 말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먼저 홍보비.

이게 대부분 1) 벽보, 2) 현수막, 3) 공보물이다.

공보물부터 말하자면, 개인적으로 요즘 같은 세상에 종이 공보물이 왜 필요한가 싶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기초의원 선거부터 대통령 선거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선거에서 종이 공보물은 완전히 없애겠다”는 정치권의 공동 선언 같은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한다. (물론 인쇄업자들이 들고 일어나 아우성을 치겠지만.)

특히 지방선거에 대해 말하자면, 구의원, 구청장, 시의원, 시장, 교육감, 거기에 비례대표까지 합쳐 투표용지만 예닐곱 장을 받아드는 선거가 지방선거다. 유권자들은 대체로 공보물을 살펴보지도 않는다. 후보자가 서른 명 가까이 되니까, 선거 벽보조차 쳐다보지 않는 사람이 태반이다.

구청장 선거도 후보 이름이 누구인지조차 가물가물한 마당에, ‘기초의원 후보’ 공보물까지 일일이 찾아 챙기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야말로 극소수일 것이다. 그저 선거 당일에, “우리 동네 구의원은 누가 나왔나?” 하면서 네이버에 검색 한번 해보고 투표장으로 향하는 것이 범부들의 일상이다.

이걸 ‘통합 디지털 공보물’로 엮어서 아예 “종이 없는 선거”로 만드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인데, 대한민국이 말로는 “IT 최강국”을 자랑하면서, 이런 분야에서는 개혁이 늦다. 역시 정치권이 반성할 문제다.

둘째, 현수막.

현수막은 ‘찍는’ 비용보다 ‘거는’ 비용이 훨씬 많이 드는 매체다.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치 현수막이 가로 5~6미터 정도 되는데, 광고○○ 같은 대형업체에 맡기면 장당 15,000원 정도밖에 안 한다. 그런데 이걸 ‘거는데’ 드는 비용은 장당 10만 원이 넘는다.

기초의원 선거에서 후보자가 걸 수 있는 현수막은 행정동마다 2개씩이다(국회의원 선거, 대통령 선거도 마찬가지). 보통 기초의원 선거구가 4~5개 정도 행정동을 포함하고 있으니 많아야 10개 정도 현수막을 달면 된다.

제작 비용으로 따지면 15만원, 아주 많이 들어도 30만원 정도면 충분하다.

그런데 문제는, 1만 5천원짜리 플래카드를 거는데 드는 ‘게첩 비용’이 10만 원이 넘으니, 도합 15만 원어치 현수막을 달려고 부착 비용만 200만 원에 이르는, 그야말로 “배보다 배꼽이 큰” 경우가 벌어지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선거 때는 물론이고 평시에도 정치 현수막 자체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현수막이 가장 가시적인 홍보 수단이라서 유지해야 한다면, ‘게첩 비용’을 줄이면 된다.

어떻게 그렇게 하느냐고? 스스로 걸면 된다.

내가 대학 때 숱한 현수막을 걸어봐서 아는데, 매듭짓는 법만 제대로 배우면 누구나 걸 수 있다. (개혁신당 유튜브 영상 중에는 이 게첩 방법을 가르쳐주는 교육 영상도 있다.)

물론 높은 곳에 올라가서 거는 것이 좀 위험해 보이겠지만, 정 어려우면 가로수 하단에 낮게 달면 되고, 작은 트럭 하나 빌려서 그 위에 올라가 걸면 된다.

참고로 개혁신당은 ‘바구니차’라고 부르는 전문 크레인 차량을 아예 매입해버렸고, 그걸 당협위원장이나 출마 예정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자, 이렇게 공보물 제작 비용 줄이고(공보물은 선거법상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 아예 제작하지 않아도 된다), 현수막 게첩 비용까지 줄이면, 기존에 정치권 사람들이 “선거운동 비용의 절반”이라 부르던 것들이 많이 줄어든다.

이제 남은 것은 ‘인건비’.

선거에 무슨 인건비가 드느냐고 의아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선거운동 기간이 되면 거리에 나와서 명함 뿌리고 피켓 흔드는 사람들, 전부 ‘유급’ 사무원들이다.

자원봉사자로 꾸리면 되는 것 아냐고 순박하게 말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선거운동 자원봉사자에게 가해지는 법적인 제한 요소가 워낙 까다롭기 때문에(국밥 한 그릇 함부로 사줘도 안 된다), 자칫 선거법을 위반해서 5~10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할 각오가 아니라면, 그냥 ‘유급’으로 고용(?)하는 편이 마음 편하다.

유급 선거운동원(법적인 용어로는 ‘선거사무원’) 고용에도 기준은 있다.

행정동마다 2~3명 선거운동원을 둘 수 있다. 따라서 기초의원 선거에는 후보마다 6~10명 정도씩, 선거운동원을 “유급으로” “동원”하게 된다.

이들 일당을 15만 원으로 본다면, 매일 지출되는 인건비만 90~150만 원 정도가 되고. 선거운동 기간이 보통 보름이니, “선거운동원 인건비”만 1,500~2,000만원 정도가 지출되는 것이다.

기초의원 선거는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이지 ‘바람몰이’ 선거가 아니다. 그렇게 많은 선거운동원이 사실상 필요 없고, 1인 캠프로도 충분하다. 꼭 필요하다면 선거사무장, 회계책임자 정도만 있으면 된다.

그런데도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으로 너도나도 유급 선거운동원을 고용한다.

각설하고, 지금껏 나열했던 홍보비 절감하고, 인건비 절감하고, 실제로 후보자가 “발로 뛰는” 선거를 하면, 99만 원이 아니라 9만 원 선거도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꿈이 아니라 사실이 그렇다.

몇 개월 전에 이준석 대표가 불러 의원실에 갔던 적이 있다. 언제나 그렇긴 하지만 거긴 의원실이 아니라 ‘개발실’이 되어 있었다. 무언가 전투 준비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준석 대표는 칠판에 분필로 뭔가를 잔뜩 그려놓고, 이른바 플로우 차트(flowchart)라고 부르는, 컴퓨터 프로그램의 알고리즘을 보여주는 지도를 펼쳐 보이며 그 내용을 보좌진들에게 설명하고 있었다. 그의 지시에 따라 수많은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이른바 “개혁신당 선거 자동화 시스템”이 만들어지는 과정이었다.

정당의 공천 절차를 자동화해서 공천에 드는 비용을 0으로 만들고, 선거 공보물/현수막 편집 프로그램을 만들어 편집 비용도 0으로 만들고(인쇄 비용은 어쩔 수 없겠지), 인쇄비용조차 최저가 업체에 일괄적으로 맡겨서 그야말로 “극단적으로 돈 안 드는” 선거를 만들겠다는 것이 이준석 대표의 포부였다.

선거를 하다 보면 자꾸 선관위에 전화해 “이거 선거법에 맞아요?”라고 물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에 대해서도 AI 선거법 자동 응답기를 만들고, 선거 전략과 맞춤형 공약, 슬로건, 메시지를 생성해주는 AI 시스템까지 구축하는 방향으로 이준석의 개발은 이어졌다. (더이상은 ‘영업비밀’이라 말하지 않겠다.)

이게 만들어지면 정말 AI 시대에 부합하는 저비용 정치 혁명이 가능하겠구나 싶었다.

그동안의 과정을 쭉 지켜봤던 내 소감을 말하자면, “이준석은 효율성과 비용 절감, 시스템 혁신에 미친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현실적으로 200만원 선거운동이 가능하겠느냐”, “그래도 500만원은 들지 않겠냐”는 주위의 조언에도 “99만원 선거운동”을 주창한 사람이 바로 이준석 대표였고,

“우리 당의 재정 상태가 그리 좋은 편도 아니니, 그래도 10만원 정도는 공천 비용을 받자”는 주장에도 “공천비 없음”을 강조했던 사람 역시 이준석이었다.

모두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참고로 덧붙이자면, 선거운동 가운데 또 많이 드는 비용이 ‘선거사무실 임대료’와 ‘외벽 현수막 제작/설치 비용’이다.

무엇보다 나는 기초의원 선거에 왜  ‘사무실’이 필요한지 모르겠다. 기초의원은 ‘자기 집’이 사무실이어야 정상이고, 그러라고 뽑는 일꾼이다.

그럼에도 선거철만 되면 사거리 목 좋은 곳에 너도나도 선거사무소를 두고, 건물 외관을 뒤덮는 ‘외벽 현수막’을 설치하는데, 그 사무실 비용만 이른바 ‘깔세’로 월 100만원 내외다. 목이 아주 좋은 곳은 월 400~500만원을 부르기도 한다. 예비후보 시절부터 3~4개월 임대료만 적게는 500만원, 많게는 2천만원을 쏟아붓는 것이다.

거기에 붙이는 외벽 현수막은 또 어떤가. 현수막을 여러 장 이어붙이는 방식이다 보니 제작비가 몇십만 원, 많게는 100~200만 원에 이르고, 건물 외벽을 통째 둘러치는 위험한 방식이다 보니 설치 비용만 물경 몇백만 원에 이르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을 “법정 선거비용 한도 내에서” 치렀다는 말은 사실 거짓말에 가깝다. 상당수 후보들이 이런저런 꼼수로 법에서 정한 비용을 훌쩍 넘겨 선거를 치른다.

“불법의 일상화”가 대한민국 정치의 속살이 된 지 오래고, 그 돈 ‘회수’하려고 온갖 나쁜 짓을 다 하는 것이 여의도 정치의 오랜 전통이 되었다.

뿌리부터 썩었다. 누군가는 바꿔야 한다.

정말 능력 있고 인품이 좋아서 “정치를 해보세요”라고 권하면 “제 주제에 뭘……”하면서 완곡히 거절하는 분들이 계신다. 나는 그런 분들일수록 꼭 정치를 하시라고 권하고 또 권한다.

한편으로, 정치를 해보라고 권하면 “저는 돈이 없어서요”라고 완곡히 거절하는 분들도 계신다. 현실을 알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

정치권에 들어와 ‘이런 친구가 뱃지를 달았으면 좋겠는데’라고 생각하는 후배가 있었다. 나이는 나보다 어려도 정말 능력 있고, 정무적인 감각과 판단력도 좋았다.

그가 잠시 정치권을 떠나면서 “형, 돈 좀 벌어서 올게요”라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이던 날이 잊혀지지 않는다. 술 취해 집에 들어와 아내를 보듬고 얼마나 펑펑 울었는지 모른다. 아내가 고맙고, 또 미안하고, 어쩌면 막막했다.

‘가진 자들의 정치’가 아니라 ‘능력 있는 사람들의 정치’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 ‘능력’이 비단 “돈 잘 버는 능력”은 아니었으면 좋겠고, “줄 잘 서는 능력”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뒤통수치고, 거짓말하고, 짓밟고 올라가는 능력”은 더욱 아니었으면 좋겠다.

“임기응변 잘하고, 공금 빼돌리고, 뒷돈 받고, 보좌진에게 갑질하고, 이미지만 번드르르하게 포장하는” 여느 정치인과 같은 능력도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런 모든 의미에서 “99만원 선거운동”이라는 우리 개혁신당의 실험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의 실험이 아니라 모두의 승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저비용정치 #정치진입장벽 #능력있는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