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시위'와 완전히 달라진 '이란 담뱃불 시위'....향후 결말은?
놀랍게도 이란 시위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곳은 북한일 것
[최보식의언론=박선영 전 진실화해위원장][
연말부터 테헤란 그랜드 바자르에서 시작된 이란 시위는 과거와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3년 전인 2022년 소위 '히잡 시위'때는 주로 여성과 MZ세대가 주축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이번 시위가 촉발된 그랜드 바자르는 우리의 남대문이나 동대문에 비견하는 것도 부족할 만큼 세계적으로 크고 유명한 곳이다.
그런 테헤란의 그랜드 바자르 상인들이 인플레이션과 화폐가치 폭락으로 '빵값도 못 버는' 상황에 저항하며 거리로 나서자, 이슬람 특유의 가족주의가 남녀노소 모두를 거리로 나서게 만들었다.
노인에서 어린 청소년들까지, 그들이 외치는 말은 '독재자에게 죽음을!' '이슬람 공화국에 죽음을' 이라는, 그동안 터부시되던 구호로 바뀌었다.
사망자 수는 이미 천 명을 넘어선 것 같고, 체포자가 만 명 이상이라면, 어떤 정권도 견뎌 내기 어렵다.
한마디로 이란의 시위는 '생존 모드(survival mode)'에서 '레짐 체인지 (regime change)'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이 기댈 곳은 없다.
이란의 혁명수비대는 들불처럼 번지는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이라크에 주둔하던 민병대 800명을 본국으로 불러들여 실탄을 발사하고 있다. '침략자의 손을 잘라버리겠다'고 위협하며 총을 쏘고 있지만 그런 위협은 지금 항아리 속 외침일 뿐이다.
게다가 이란은 사면초가다. 이란은 근 50년 동안, 연간 10억 달러 이상을 세상의 모든 테러 조직에 지원해왔다.
예컨대 이란은 레바논의 헤즈볼라에 연간 10억 달러, 가자지구의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에 약 1억 달러씩, 그리고 예멘의 후티 반군에게는 매주 항공편으로 무기와 자금을 지원해왔다.
그러나 그들은 지금 눈알만 돌리고 있을 뿐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 유탄을 맞을까봐.
한마디로 시리아, 헤즈볼라, 하마스 등 '악의 축'이 힘을 못 쓰고 있다. 아니, 그 악의 축,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 북한 을 의미하는 CRINK(China, Rusia, North Korea) 네트워크도 마찬가지로 붕괴 상태다.
어쩌면 이번의 이란 시위는 중동을 넘어 '악의 축'을 무너뜨리며 '격변의 축( Axis of Upheaval)'을 새로 창설할지도 모른다.
적당히 거리를 두고 있던 중국은 조금 다를지 몰라도 이란과 아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러시아와 북한은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 파급 효과가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는 더 이상 이란에 대가를 지불할 필요도 없어졌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도 버거운 상황이지만, 진즉에 등을 돌리려 노력해왔다. 그동안 이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샤헤드 드론과 탄도미사일을 공급해 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서 회수된 최신 모델에는 이란 엔진 대신 중국 엔진이 장착되어 있었다. 게다가 러시아는 탄약과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주요 공급처를 이란에서 북한으로 전환했다.
달리 말해 러시아는 이미 북한을 주요 탄약 및 미사일 공급처로 전환했고, 자체 드론 생산라인을 구축하면서 이란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손절은 이미 오래 전에 시작된 것.
따라서 놀랍게도 이란 시위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곳은 북한일 것이다. 북한은 1980년대부터 이란과 미사일을 거래해 왔다. 공동의 적인 미국에 대한 반감이 이들의 연대감을 높여 왔던 것.
그러나 이란이 수십 년간 투자한 핵과 미사일 역량이 이란 시위에는 무용지물이라는 것이 지금, 여실히 드러났다. 한마디로 핵 개발이 체제 안전을 보장하지 못 한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결국 이란 시위는 그동안 이란의 신정정치를 지지해 왔던 미국에 대한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이 지금은 그 신정정치에 저항하는 축이 됐다는 사실을 즉시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이란의 시위대는 빵만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체제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자유를 원하고 있다.
트럼프는 '장전 완료, 언제든 출동 준비 완료( locked and loaded and ready to go)'라며 경고하고 있다. 트럼프가 '이란이 평화로운 시위대를 폭력적으로 살해한다면, 미국이 그들을 구하러 갈 것'이라고 밝히자 테헤란의 시위대들은 '도널드 J. 트럼프 거리'라는 팻말을 붙이기도 했다.
트럼프의 말이 실현되든 아니든, 다음 차례는 북한이 될 것이다. 아무리 남향민들이 '북향민' 운운하며 굴종적 태도를 강화해도 북한은 머지않아 사상누각 같은 권위주의 체제, 전체주위가 와르르 무너지는 것을 그들 스스로 목도하게 될 것이이다.
그때를 위해 남향민들은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진지하게, 책임감 있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란시위 #레짐체인지 #악의축붕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