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법정에서 떠든 국무위원들의 '정무감각'과 본인의 '우세'?

더 이상 윤에 대한 언급은 안 하려고 했는데, 이 뉴스를 보니 입이 근지러워 못 참겠다

2026-01-08     박묘숙 기자

[최보식의언론=오진영 작가]

KBS 화면 캡처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5일 재판에서 국무위원들 가운데 계엄이 가져올 정치적 역풍을 경고하며 말리는 인사가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마치 정무감각이 없는 국무위원들이 자신을 말리지 않아 계엄을 했다는 취지의 증언이었다. 윤의 결심공판은 9일로 잡혔다. (편집자)

7일 뉴스에서 본,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전날 재판정에서 한 이 발언,

"총리하고 국무위원들이 와 가지고 얘기를 하는데, 좀 최소한의 정무 감각이라도 갖추고 있는 사람들이었으면, 오히려 대통령한테 무슨 뭐 외교 관계가 어쩌니 뭐 민생이 어쩌니 얘기할 게 아니라, '아니 대통령님, 이거 계엄 선포해 봐야 이거 하루 이틀이면 저 사람들이 달려들어갖고 계엄 해제 할 텐데, 그러면 대통령님만 그야말로 저 좀 우세 떠는 게 되고 좀 창피스러울 수 있고, 오히려 야당한테 막 역공당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어 이런 얘기를 사실은 좀 나도 기대하고 그럴 수 있는 상황인데 그런 얘기하는 사람 하나도 없단 말이야. 증인(김용현)은 나하고 그런 얘기를 했잖아요, 관저에서? 근데 그 옆에 총리나 뭐 장관들 그런 얘기를 안 꺼내는 거 보고 좀 답답해하지 않았어요?"

윤석열의 이 발언을 보고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왔다.

이미 감옥에 갇힌 사람이고 거기서 남은 평생을 보낼 사람이라 더 이상 비난하는 에너지도 아까워서 더 이상 윤에 대한 언급은 안 하려고 했는데, 이 뉴스를 보니 입이 근지러워 못 참겠다.

그러니까 윤의 이 말 뜻은 "민생이 어떻고 외교가 어떠니 하는 그따위 하찮고 따분한 소리 말고, 내 체면이 왕창 구겨질 거라는 말을 해줬어야지! 그랬으면 내가 안 했지" 라는 소리다.

국가와 국민의 운명이 걸린 비상계엄이라는 중차대한 결정을 내리면서, 이 사람의 머릿속에는 '국익'이나 '헌법' 같은 가치는 애초에 없었다는 고백이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자가 국무위원들에게 기대한 '정무 감각'이라는 것이 고작 '내가 창피해질 수 있으니 하지 마라'는 조언이었다니, 참으로 수준 낮고 천박한 인식이다.

이건 뭐 철없는 중딩이 대형 사고를 쳐놓고는, "그거 하면 엄마한테 혼나"라고 옆에서 말려주지 않은 친구들 탓을 하는 꼴이다.

'민생과 외교가 위험해진다'며 계엄선포를 말렸던 국무위원들을 향해 오히려 '답답하다'고 치부하는 그 오만함의 밑바닥에는, 오직 '나'라는 존재의 안위와 체면만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지독한 나르시시즘이 깔려 있다.

그에게 국민은 안중에도 없었고, 오직 자신의 '우세'와 '체면'만이 유일한 통치 철학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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