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과연 이혜훈 임명할까...여의도 도박사들의 내기
내게 100원이 있다면 95원 정도는 “임명한다”에 걸겠다
[최보식의언론=곽대중 개혁신당 당대표실 팀장]
이재명 대통령은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지명자를 끝내 임명할까?
요즘 여의도 도박사(?)들 사이에 그걸 가지고 내기를 거는 것이 유행이던데, 내게 100원이 있다면 95원 정도는 “임명한다”에 걸겠다.
이미 나올 건 다 나온 것 같고, 인사청문회에서 특별히 새로운 이슈가 등장하지 않는 한 결국 임명을 강행하리라고 본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 먼저, 이혜훈 지명이 이재명 대통령으로서는 일종의 작은 승부처에 해당하고, 다음으로, ‘기획예산처 장관’이라는 자리의 특수성 때문이다.
후자를 먼저 설명하자면, 기획재정부를 둘로 쪼개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분리하면서 과거로 회귀한 셈인데, 기획예산처의 핵심 기능은 사실은 기획보다 예산에 있다.
재정 정책을 펼치자면 예산을 완전히 틀어쥐고 있어야 하고, 거칠게 표현하자면 예산 담당 장관은 “대통령이 까라면 까라는 대로” 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이게 단순히 충성심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해당 분야에 대한 경험이나 식견은 물론 정무적 감각까지 지녀야 하는데, 민주당 라인에는 그러한 인재풀이 희박하다.
공무원 출신에게 그러한 능력을 기대하긴 어렵고, 전현직 국회의원 가운데 그런 사람을 찾아야 하는데, 민주당 내부에서 꾸역꾸역 찾아내 가당찮은 ‘재정 실권자’로 만들어주기보다는 외부에서 끌어와 ‘차도살인’ 하는 편이 낫다는 계산이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재명의 이혜훈 지명은, 이재명 대통령 입장에서만 보자면, 탁월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화제를 좀 돌려보자.
언론에 흔히 ‘친명계’라고, 그것을 마치 계파의 명칭처럼 부르고 있지만, 친명은 허수다.
우리나라 정치에 동교동계, 상도동계 같은 계파가 있었고, 친노/친문/친이/친박 같은 계파도 있었지만, 정치적 계파가 명실상부 ‘파벌’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 3가지 조건이 있어야 한다.
첫째, 특정한 정치 지도자를 중심으로 오랫동안 동고동락한 ‘역사’가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친명은 ‘동락(同樂)’을 했던 경험은 있을지 모르겠지만 ‘동고(同苦)’를 했던 역사는 짧다. 아니, 친명은 그 무슨 ‘고통의 시간’을 함께 견딘 경험이 거의 없다. 이재명의 사법리스크 때문에 윤석열 정권 시절에 “교도소 담벼락 위를 걷는 것 같은” 아슬아슬한 시기를 거치기는 했으나, 그것을 ‘함께 고난받았다’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성남시장 시절로부터 이재명 대통령은 ‘야인의 공백기’를 가졌던 적이 거의 없다. 시장-도지사-당대표-국회의원-대통령 등을 연달아 맡으며 한 번도 직(職)을 잃었던 적이 없다. 그러니 친명은 속된 말로 “꿀 빠는” 시절을 함께 했던 계파일 따름이고, 그러한 계파의 결속력이나 지속성은 굉장히 약할 수밖에 없다. ‘꿀’이 떨어지면, 각자 또 다른 이익 찾아 흩어지기 마련이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딱 한 번 ‘야인시절’ 경험이 있기는 한데, 그때 ‘동고’ 했던 자들이 어쩌면 친명의 모든 것이라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대통령이 그들을 그리도 각별히 아끼는 것이고.)
정치적 계파가 명실상부 ‘파벌’이 되기 위해서는 둘째, 계파의 정치적 리더가 공천권을 지속적으로 행사해 의회에서의 지분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2024년 총선(22대 국회) 때 상당한 공천 영향력을 행사하긴 했지만 ‘충분하다’ 싶을 정도의 압도적 지분을 확보했던 것은 아니다. 공천 지분을 확보했다 하더라도 그 기간이 고작 2년에 불과하다.
앞으로 23대, 24대 국회 때 이재명 대통령이 어떠한 위치에 있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정치의 변화 양태로 볼 때, 과거와 같이 “공천권을 틀어쥐고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정치적 리더의 탄생은 앞으로 우리 정치에 쉽지 않은 일이다. 이재명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셋째. 정치적 계파가 강고한 파벌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계파의 정치적 리더가 ‘존경할 만한 인물’이어야” 한다.
이 셋째 조건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하지 않겠다. 이재명 대통령은 백년 천년이 지나도 지닐 수 없는 조건이다.
크게 보아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5년 이내에 막강한 계파적 영향력을 구축하려고 노력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것이 ‘친명’이란 이름으로 쉬이 정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결코 이념적 인간형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자신이 살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뭐든 다하는” 인간형이다. 그러한 독심(毒心)으로 지금껏 살아남았다.
지금 이재명 대통령 주위에 모여 있는 사람들이 대체로 그러한 인간형이고, 그러한 집단의 응집력이란 “이해관계가 희미해지면” 유약해지기 마련이다. 이 대통령 스스로 그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계파의 응집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재명 대통령은 나름대로 발버둥을 칠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 나름대로 발버둥을 칠 것이라고 본다. 이 둘 사이의 상승 효과가 얼마나 발휘될지는 모르겠고, 그런 의미에서 ‘친명’은 완성된 계파라기보다는 “부단히 만들어지고 있는” 계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재명 대통령의 갸륵한 노력을 그리 낙관하지는 않는다. 모든 사람을 잠시 속일 수는 있어도, 그리고 일부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도 있어도,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시 화제를 돌려보자. 이야기의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전혀 이념적이지 않은, 정확히 말하자면 “이념이나 일관성 따위는 애초에 관심조차 없는” 이재명 대통령의 특성상 주위에는 그러한 사람들만 계속 몰려들 것이고, 어쩌면 그것은 국민의힘 정치인들과 맞아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민주당에 비해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은 이념성(혹은 일관성)의 색채가 아주 옅은 정당이다. 오직 “배지 한 번 더 달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인 정당이 예로부터 보수정당이었다.
따라서 이재명 대통령 입장에서 ‘이혜훈 류’의 인물들을 긁어모으기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고, 이번에 이혜훈 임명을 하나의 ‘관문’으로 여길 것이다. 쉬이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혜훈 임명을 기어이 강행하리라고 본다. 김병기, 강선우쯤 잃어도 좋을 것이다.
#이혜훈임명수순 #친명계의실체 #권력과계파의역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