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실장, 김어준 유튜브서 '용산집무실 내부 사진' 공개...왜 문제?

특정 언론에만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런 사진을 공개했다는 점이 문제

2026-01-02     최보식

[최보식의언론=박성우 강호논객(음성노동인권센터 근무)]

김어준 유튜브 캡처

작년 12월 30일 KBS는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안 쪽에 당시 대통령 경호처가 윤석열을 위해 만든 사우나실의 모습을 찍은 영상을 공개했다.

작년 7월 한겨레신문이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 사우나실이 있다는 보도를 했는데 그 실물이 드디어 공개된 것이다.

편백나무로 만든 2평짜리 건식 사우나는 이재명 대통령이 용산에서 청와대로 이전했음에도 여전히 정상 작동이 가능한 상태였다.

그런데 해당 영상은 KBS 누리집과 유튜브 채널에서 네 시간만에 사라졌다. 이후 31일 KBS는 내렸던 영상을 재공개하며 삭제와 재공개 이유를 밝혔다.

영상 공개 한 시간 후, 청와대 측에서 해당 공간이 보안시설임을 문제삼으며 영상을 내려달라는 요청해 내렸으나 기자의 양심과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내부 법적 자문을 구한 후 다시 재공개한다고 밝혔다.

KBS에 따르면 청와대는 용산 전 대통령실 건물은 여전히 보안구역이고 애초에 국방부 영내 자체가 군사보안구역이라며, 전 대통령실 건물 곳곳에 직원외 출입금지가 적힌 종이 표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KBS는 청와대 주장과는 달리 건물 출입문이 아예 활짝 열려있었고, 진입 및 촬영 과정에서 출입금지 표지를 전혀 보지 못했으며 건물 내 인원도 취재진을 막지 않아 촬영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이런 와중에 강훈식 비서실장이 2일 사우나실뿐만 아니라 용산 전 대통령실 건물의 다른 내부 사진들도 전격 공개했다. 바로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말이다.

강 비서실장은 집무실의 사우나실은 물론, 그 옆에 조성된 침실과 응접실 사진, 그리고 외부에서 대통령실 본관까지 가림막을 설치해 바깥의 시선을 피해 들어갈 수 있는 비밀통로 사진을 공개했다.

강 비서실장이 이렇게 직접 내부 사진까지 공개한 까닭은, 물론 청와대 이전 시기에 맞춘 정치적 판단도 있었겠지만, 사우나실을 공개한 KBS의 보도가 결정적으로 보인다. 국민의 알 권리는 존중하되 보안상의 우려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아예 청와대가 내부 모습을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걸 김어준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했는데 나는 이게 잘못됐다고 본다. 단순히 김어준 채널이어서나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기에 문제가 아니다. 유튜브가 아닌 레거시 미디어이더라도 특정 언론에만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런 사진을 공개했다는 점이 문제란 거다.

국민 알 권리를 위해 대통령실 내부 모습을 공개하겠다는 판단이 섰으면 그걸 모든 언론이 공평하게 인용할 수 있도록 청와대가 보도자료를 내거나 브리핑을 할 일이다.

이번 사진 공개는 정부가 공적인 사안을 국민에 공개하는 루트가 특정 언론에 국한되었다는 점에서 강 비서실장이 같은 채널에서 한미정상회담 후일담을 얘기한 것이나 김정관 산업부장관이 삼프로티비 유튜브 채널에 나와 대미협정 후일담을 공개한 것과는 차원이 다른 사안이다.

한편 오늘 김어준 씨는 최근 논란이 된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이혜훈 지명하면 안 되는 이유, 해도 되는 이유 100가지씩은 들 수 있다. 결정이 있기까지는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다. 헌데 나는 결정이 나오는 순간부터는 그 결정이 옳은 결정이 되게끔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비판적 지지 같은 건 없다. 비가 오면 비를 같이 맞아주면 된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때마다 나는 그래왔고 이번에도 그렇게 할 것이다."

대통령이 결정을 내렸다면 그것이 뭐가 됐든 비판 대신 옳은 일로 만드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는 김 씨의 발언이다. 이런 김 씨의 유튜브 채널에 청와대 핵심참모가 공적 사안을 단독으로 공개하고, 그게 무엇이 잘못인지도 모른 채 이대로 어영부영 넘어간다면 이 정부의 말로도 좋진 못할 것이다.

다행히 이 대통령 본인은 적어도 대통령이 되고 나선 이런 문제에 꽤나 신중해 보인다. 기자회견을 자주 열고 국무회의를 공개할지언정 외신을 제하면 특정 언론과의 인터뷰 자체를 아예 안 하고 있을 정도다.

허나 이 대통령이 그렇게 행동할지라도 핵심참모가 하나 둘씩 이런 식의 행태를 보인다면, 그렇게 언로가 이 대통령도 모르게 좁혀진다면 그 또한 심각한 문제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오늘 윤석열의 용산 비밀통로 사진을 공개하면서 해당 통로가 완공된 날이 윤석열이 언론과의 출근길 약식기자회견을 종료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본인 또한 고민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용산집무실 사우나, #용산집무실 비밀통로, #강훈식김어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