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뉴진스'의 각성...비즈니스에서 ‘내 새끼들’ 꺼내면 안되는 이유

계약서에 도장 찍은 사이에서는 엄마나 형님을 찾는 게 아니다

2025-12-30     최보식

[최보식의언론=박주현 재담엔터테인먼트 대표]

jtbc 캡처

지난 4월 하이브와 어도어 민희진 전 대표의 갈등이 불거졌을 때, 민 전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뉴진스에 대해 “내 새끼들”, “내가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당시 뉴진스 멤버 전원과 부모들도 민 전 대표 편에 섰었다.

이 갈등은 법적 분쟁으로 이어졌고, 뉴진스 멤버들이 해임된 민 전 대표의 복귀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2024년 11월에는 계약이 해지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어도어는 '뉴진스와 계약이 효력이 있다'며 그해 12월 전속계약 유효확인 소송을 냈고, 본안 소송 결론 전까지 멤버들의 독자 활동을 금하는 가처분 신청도 냈다. 가처분 사건과 1심에서 모두 어도어가 이겼다. 막말 기자회견 등으로 한때 여론의 인기가 놓았던 민희진이 패소한 것이다. 

이에 뉴진스의 해린과 혜인이 지난 11월 어도어 복귀 의사를 밝힌 데 이어 하니와 민지, 다니엘도 소속사로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소속사 어도어는 29일 "하나와 민지는 받아줄 수 있지만 다니엘에 대해서는 뉴진스 멤버이자 어도어 소속 아티스트로 함께 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금일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멤버 이탈에 따른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편집자)

뉴진스의 다니엘이 결국 계약해지와 손해배상 엔딩을 맞았다.

솔직히 말해서, 필자는 뉴진스 사태 초반부터 말을 아꼈다. 나 역시 프로듀서 출신이라, 이 바닥의 계약 논리와 제작자의 에고를 너무 잘 알기에 객관적이기 힘들어서였다.

하지만 대중들이 민희진 전 대표의 기자회견을 보고 "엄마의 마음이다", "진정성 있다"며 환호할 때, 필자는 본능적으로 위험 신호를 감지했다.

비즈니스 판에서 ‘내 새끼들’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오는 순간, 그건 감동 실화가 아니라 대게는 '가스라이팅'의 서막이기 때문이다.

결국 오늘(29일) 뉴스를 봐라. 다니엘은 계약 해지로 팀을 나갔다. '엄마'라던 사람은 아직도 어도어 탓만 하고, 딸들은 결국 완전체 복귀가 물 건너가 법정에 서게 생겼다. 가족이라던 그들의 엔딩 크레딧에는 삭막한 내용증명만 올라가고 있다.

여기서 뉴진스 얘기는 접어두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친구들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꼰대질 하나만 하겠다.

면접을 보거나 상사를 만났는데, 그 입에서 우리는 '가족' 같은 회사나 관계라는 멘트가 나온다? 뒤도 돌아보지 말고 튀어라. 신발 한 짝이 벗겨져도 주우러 가지 말고 전력 질주해라.

왜냐고? 그들이 말하는 '가족 같음'의 정의는 이거다. 가족처럼 편하게, 죄책감 없이, 주말 밤낮 가리지 않고 너를 부려 먹겠다. 하지만 정작 월급이 밀리거나 네가 아플 때, 그들이 가족으로서 느껴야 할 책임감을 보여줄까? 천만에. 그때는 칼같이 계약 관계만 남은 남남이 된다.

가족에서 집을 뜻하는 '가(家)' 자를 빼버리면 족()만 남는다. 그래서 가족 같다던 인연은 필연적으로 '족 같음'으로 끝날 확률이, 정확히 54,839%다.

계약서에 도장 찍은 사이에서는 엄마나 형님을 찾는 게 아니다. 오직 정확한 업무 분장과 제때 들어오는 입금만이 너를 지켜준다.

‘내 새끼’라는 말에 속아 너의 권리를 '효도'로 바치지 마라. 나중에 남는 건, 이불킥과 상처뿐일 테니까.

 


#뉴진스사태 #계약의현실 #가족이라는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