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비봉 시절풍자] 한동훈의 'Only a business'!

20년 넘게 같은 공간에서 호흡하면서 형제애를 다져오던 두 사내가 권력의 소용돌이에서 원수처럼 갈라지는 모습

2025-12-24     검비봉 논설위원

[최보식의언론=검비봉 논설위원]

영화에서 마피아 요원이 다른 파벌의 마피아를 죽일 때, "This is only a job!" 말하면서 양해(?)를 구하는 장면을 본다.

자신의 직업이 이런 것이고, 당신의 직업도 비슷하니,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지 말라는 뜻이다.

장동혁 대표가 국회에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강력한 반대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24시간의 필리버스터로 기록을 갱신했다.

뉴스를 같이 보던 선술집 할머니 말씀이, “ 저렇게 하면 법을 만드는 것을 취소시킬 수 있나? ” 라고 묻는다. 법안의 통과 여부와는 관련이 없다고 했더니, 그러면 비싼 밥 먹고 저런 짓을 뭐하러 하냐고 혀를 찬다.

덧붙이는 말이,“ 24시간을 가지고 뭘 대단하다고 그래? 1.4후퇴때 먹지도 싸지도 못하면서 화물차 지붕에 간신히 매달려서 부산까지 피난갈때 그보다 더 오랜시간 고생했어. 국회의원이라는 인간들 필리버스터인지 뭔지, 국회의원 한 번 더 시켜준다면, 이박삼일을 하겠다는 사람도 많을 걸..."

요즘 여당 야당 모두가 당내 계파싸움으로 신경줄이 팽팽해진 사람들이 꽤 많다. 여당은 굿판에서 나온 김이 펄펄나는 시루떡과 돼지머리를 어떻게 나누어 먹느냐를 놓고 대가리싸움을 하는 형세이고, 야당은 한동훈과 그의 일파에 대한 처리문제 때문에 공방이 치열하다. 인품이 꽤나 준수하다고 좋은 평을 듣던 사람도 여의도판에만 들어오면, 으르렁거리고 물어뜯고 싸우는 개들의 형상으로 변해가니 기이한 일이다.

꿈에서 깨어나 자신이 거대한 벌레로 변했다는 이야기로 전개되는 카프카의 '변신'은 1915년 경에 발표되었는데, 그가 만일 요즘 시대를 살았다면 한국의 국회의원들을 보면서 더 강렬한 영감을 얻었을 것이다.

20년 넘게 같은 공간에서 호흡하면서 형제애를 다져오던 두 사내가 권력의 소용돌이에서 원수처럼 갈라지는 모습은, 모르긴 해도 많은 작가들이 소설이나 시나리오로 지금 열심히 집필중일지도 모른다.

“업어서 키웠다고? 개똥같은 소리”를 들으면서, 손자를 줄창 안아서 업어서 어린이집에 데리고 다녔던 할배에게, 말조심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동생뻘 되는 자는 "개똥같은 소리 작작해라"고 언성을 높이는데, 형뻘 되는 사람은 일언반구 대꾸가 없는 걸 보니, “형 만한 동생은 없다.”라는 우리나라 속담말이 맞나보다.

정치판의 치열한 권력다툼도 일종의 사업으로 볼 때, 이윤보다 의리를 취하기가 그렇게나 어려운가 씁쓸한 생각이 든다. 크게 성공한 사업가들의 일생을 돌아보면, 목전의 이익으로 사람을 배신하는 얄팍한 행동으로는 큰 성공의 반열에 오르지 못 함을 보여준다. 여러 차례의 실패를 이겨내고, 끝까지 신의를 지키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산 사람이 성공한다는 교과서적 교훈은 절대적이다.

정치적인 역학관계와 계파간의 갈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잘 모르되, 사람들의 머리 속에 오래도록 유지되고 있는 인식, 특히 정많은 우리나라 서민들의 공감 기재 중에 윗 줄을 차지하는 덕목에는 '사내들간의 의리'라는 게 있다.

우리네 젊은 청년들의 술자리 대화에서 자주 떠오르는 화두 '신의' '우정' '의리' 등등은 갈수록 밀려나는 조짐이다. 잘 아는 사람도 '생면부지'라고 말하고, 같은 솥밥을 먹던 사람도 '개똥'으로 취급하는 사람들이 이 사회의 셀렙이 되어서 환호를 받고 있으니 말이다.

영화가 아닌, 실제로 누군가가 친구나 선후배를 향해서 소음기 달린 총의 방아쇠를 당기면서, “This is only a business! " 라고 말하는 시대에 이미 와있는지도 모른다. 영화보다 더 침착하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Only a business!

 

#대부, #비즈니스, #개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