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잠수함 수주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스웨덴에 패한 까닭?

K-방산 수출의 성공을 좌우하는 숨은 요인

2025-12-24     최보식

[최보식의언론=김건 국민의힘 의원]

MBC 뉴스 캡처

우리나라는 현재 세계적인 방산 수출 경쟁력을 보유한 국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가격 경쟁력과 신속한 납기 능력을 바탕으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즉각적인 전력 증강이 필요했던 동유럽 나토 회원국들의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왔습니다. 

특히 폴란드에 2022년부터 올해 중순까지 전차, 자주포, 전투기, 다연장로켓 등에서 누적 약 34조 원 규모의 수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수출 성공에는 K-방산의 기술적인 측면 만이 아닌 다른 중요한 요인이 있습니다.  

방산은 일반적인 수출 품목과 달리, 수입국의 안보체계 전반에 장기간 영향을 미치는 전략 자산입니다. 무기체계는 도입 이후 최소 15년 이상 유지·보수·개량을 수출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정치·군사적 신뢰가 전제되지 않으면 수주 자체가 어려운 분야입니다. 

나토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대서양 안보와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가 상호 연계되어 있다는 인식 아래,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을 포함한 일본·호주·뉴질랜드와의 안보 협력을 강화해 왔습니다. 우리나라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연속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며 안보 협력을 강화해 왔습니다. 

그러나 올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국제 안보 환경에는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은 나토 회원국들에 GDP 대비 국방비를 5%까지 증액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최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에서도 유럽이 스스로의 안보 책임을 보다 적극적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EU는 미국 안보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올해 3월 유럽 내 자체 방위력 강화를 목표로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였습니다. 

앞으로 유럽 국가들은 무기 도입 과정에서 경제성뿐 아니라, 장기적인 안보 협력 체계와 전략적 신뢰를 더욱 중시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역시 '미국의 동맹국'이라는 지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대중·대러 관계를 포함한 우리만의 대외관계가 종합적으로 평가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미 이러한 신호는 현실에서 감지되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약 8조 원 규모의 폴란드 잠수함 수주 경쟁에서 우리나라는 스웨덴에 밀려 최종 선정되지 못했습니다. 

발트해 연안이라는 작전 환경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스웨덴 잠수함이 운용 측면에서 더 적합하다는 기술적 평가도 있었지만, 동시에 역내 국가와의 장기적 방산 협력 체계를 중시한 결정이라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가 올해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본과 호주가 트럼프 대통령과 인도태평양 4개국(IP4) 간 정상회담이 불발되어 참석하지 않았다고 해도 나토 국가를 방산시장으로 하는 우리는 참석하는 것이 필요했다고 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약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을 두고 독일과 경쟁하고 있습니다. 이제 K-방산 수출은 가격과 성능 경쟁을 넘어, 외교 전략 전반과 어떻게 결합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요구되는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유럽, 캐나다, 호주 등 대중·대러 안보 이슈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신뢰를 축적하는 한편, 대중·대러 외교는 어떻게 관리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종합적 전략 위에서 방산 수출 전략을 재정립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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