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80원이 경고하는 '국가안보'! ...예비역 장군의 시각

환율은 안보의 또다른 전선

2025-12-23     최보식

[최보식의언론=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예비역 육군준장)]

jtbc 뉴스

과거 대학교 정치대학원에서 국가전략을 강의할 때 다른 전략보다 가장 정확하게 수치로 드러나는 분야는 경제전략이었다. 경제전략은 통계조작을 하지 않는 이상 가장 정확한 지표로 표시되고 속일 수 없는 분야였다. 그런데 해외에서 우리 경제를 바라보는 지표는 바로 환율이었다.  

한국 사회는 아직도 환율을 '경제 변수' 정도로 취급한다. 그러나 환율은 오래전부터 안보 지표였다. 

더 정확히 말하면, 환율은 국가전략의 신뢰도를 측정하는 가장 즉각적인 센서다. 총성이 울리기 전에 먼저 움직이는 것이 자본이고, 자본이 가장 먼저 반응하는 숫자가 환율이기 때문이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480원을 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의 최고치였던 연중 최고치(1484.1원)에 근접하고 있다

미국에서 전쟁이 일어날지를 가장 먼저 아는 회사가 '기저귀 회사'라는 말이 있다. 해외 파병을 하는 미군들이 전투차량에서 생리적 현상을 해결할 수가 없어서 응급처치용으로 성인용 기저귀를 준비물로 사는데 전쟁 직전에 동원령이 선포되면 기저귀 품귀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 나라의 경제지표를 해외에서 어떻게 평가하는가를 알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환율을 보라고 했다. 지금 원달러 환율은 분명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한국의 국가전략에 균열이 생겼다."

역사를 보면 금융·통화 불안은 언제나 안보 위기의 전조였다. 국가가 내부적으로 분열되고, 정책의 방향성이 흔들리며, 장기 전략이 부재할 때 자본은 가장 먼저 이탈한다. 군대가 무너지기 전에 통화가 먼저 약해진다. 

환율 상승은 단순히 수입 물가를 올리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국가의 통제력과 예측 가능성에 대한 의심이 커졌다는 뜻이다. 경상수지 흑자에도 환율이 오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지금 한국은 수출로 달러를 벌고 있다. 숫자만 보면 건실하다.

반도체 호황으로 역대 최대의 수출실적이라고 하는데도 환율이 오르는 이유는 벌어들이는 달러보다 빠져나가는 달러가 더 많다는 뜻이다. 이는 무역의 문제가 아니라 전략 환경의 문제다. 

자본은 묻고 있다. 이 나라는 장기적으로 안전한가? 정책은 일관적인가? 안보 리스크를 관리할 능력이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불확실할수록, 자본은 달러를 선택한다. 

제조업 약화는 곧 전략 산업 기반의 붕괴다. 국가안보는 군사력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제조업·산업 기반·기술력이 동시에 유지되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은 지금, 반시장적 규제로 기업 활동을 제약하고 노사 갈등을 방치하며 전략 산업을 장기 비전 없이 관리하고 있다. 기업은 더 이상 '국가전략의 동반자'가 아니라 '정책 관리 대상'으로 취급된다. 

이 결과는 명확하다. 공장은 해외로 가고, 기술은 분산되며, 고급 인력은 빠져나간다. 그리고 그 모든 흐름이 환율로 압축되어 나타난다. 재정과 통화의 불균형은 안보 여력을 잠식한다.  

확장 재정은 위기 대응 수단일 수 있다. 그러나 상시적 적자 재정은 다르다. 국채가 늘어나고, 미래 부담이 커질수록 국가는 외부 충격에 취약해진다.

안보위기가 닥쳤을 때, 재정 여력이 없고 통화 신뢰가 약하며 외환 방어 능력이 제한적이면 그 국가는 전략적 선택권을 잃는다. 환율은 이 위험을 미리 반영한다. 지금의 원화 약세는 단순한 경기 신호가 아니라 국가 대응 능력에 대한 시장의 의문이다.  

외교·안보·경제 정책이 따로 놀면 환율은 반드시 흔들린다. 외교 메시지가 바뀌고 동맹 관리가 불안해지고 안보 전략이 정권마다 달라지면 시장은 이렇게 판단한다. "이 국가는 위기 시 일관되게 행동하지 못할 것이다." 이 인식은 즉각 환율에 반영된다. 

환율은 국가 신뢰의 실시간 평가표다. 고환율은 내부 결속을 약화시키는 안보 리스크다.

고환율은 물가를 자극하고, 물가는 계층 갈등을 키운다. 저소득층이 먼저 무너지고, 중산층이 불안해지며, 사회적 결속이 약해진다. 외부 위협보다 더 위험한 것은 내부의 분열이다. 환율 불안은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라 사회 안정과 국가 결속을 와해시키는 안보 변수다.

지금의 원화 약세는 시장의 경고다. "한국은 경제·안보·국가전략을 하나로 묶지 못하고 있다." 

환율 방어는 금리나 개입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일관된 국가전략, 예측 가능한 정책, 기업을 동반자로 보는 시각과 반기업 정서 해소,재정·산업·안보를 연결하는 통합적 사고이 모든 것이 복원되지 않는 한, 환율은 계속해서 불안을 말해줄 것이다. 환율은 안보다. 그리고 지금 그 안보는 조용히 흔들리고 있다. 

결정적 요인은 재정운영에 있다. 내년 예산 727조 9,000억 원 중에서 232조 원에 달하는 국채발행 적자예산이다. 긴축재정에서 벗어나 확장 재정으로 전환, 적극적인 재정운용을 통한 성장 도모 정책으로 통화량이 증대, 팽창예산에 대해 미래를 밝게 보지 않으며 미국과의 투자펀드에 우리의 능력을 초과한 약속을 곱게 바라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내년도 GDP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51.6%에 달할 전망이다. 

공적 권한을 사적인 리스크 해소에 과도하게 사용하는 정치형태와 더불어 한국의 경제에 대한 전망은 환율이 지표로 먼저 알려주고 있고 해외가 한국 국내보다 사업하기에 더 낫다는 뜻을 FDI(foreign Direct Investment 해외직접투자/외국인 직접투자:투자금액 1억원 이상, 외국인 투자비율 10% 이상 시 분류)가 넌지시 비추고 있다.


 

 

#환율은안보다 #원화약세경고 #국가전략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