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 현상'에 대한 인류학적 보고...왜 사람들은 스스로 복종하는가
인간의 뇌는 집단 속에 있을 때 가장 편안하다
[최보식의언론=박주현 재담엔터테인먼트 대표]
필자는 이른바 ‘개딸’이라 불리는 민주당 강성 지지층을 이해한다. 비꼬는 게 아니다. 인류학적, 심리학적 관점에서 그들의 행동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인간의 본성에 가깝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인간이 자유를 갈망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존재라고 믿는다. 착각이다. 인류 역사 30만 년 중 인간이 ‘개인’으로서 자유롭게 사고한 시간은 불과 100년도 되지 않는다. 나머지 99.9%의 시간 동안 인간은 집단에 속해야만 생존할 수 있었고, 리더의 명령에 복종해야만 안도감을 느꼈다. 인간의 뇌는 ‘자유 모드’보다 ‘집단 모드’가 기본값이다.
중국 문화대혁명 때 스승과 형제, 나아가 부모까지 때려죽인 홍위병들, 나치 독일의 유겐트, 그리고 90년대 아이돌 팬덤까지. 양식은 다르지만 작동 원리는 같다. 집단의 목표(혁명, 민족, 오빠)가 주어지는 순간, 개인의 도덕적 판단 회로는 꺼진다. “이건 내 책임이 아니라 대의를 위한 것”이라는 면죄부가 주어지면, 평범한 이웃도 잔혹한 홍위병이 될 수 있다.
‘개딸’ 현상도 이 연장선에 있다. 그들은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을 지키는 게 아니다. 그를 공격하는 적이라 상정된 집단 - 검찰, 보수, 언론 - 으로부터 ‘우리 집단’을 지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재명의 흠결은 중요하지 않다. 그가 정의라고 하면 정의가 되고, 그가 적이라 하면 적이 된다. 이것은 팬심이 아니라, 집단주의 회로가 작동한 상태다.
그들에게 “당신들은 선동당했다”고 말하면 펄쩍 뛸 것이다. 스스로 깨어있는 시민이라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를 놓고 보자.
2023년 공개된 민노총 간첩 사건 공소장에는 북한의 지령이 적혀 있었다.
“검찰을 무력화하라”, “보수 정당을 궤멸시켜라”, “국가보안법을 철폐하라”, “한미 동맹을 깨라”. 놀랍게도 지난 몇 년간 개딸들이 여의도와 서초동 거리에서 목이 터져라 외쳤던 구호들과 정확히 일치한다.
그들이 간첩이라는 말이 아니다. 다만, 그들의 맹목적인 에너지가 결과적으로 누구의 이익을 위해 복무했는지 냉정하게 돌아보라는 것이다. 자신들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다고 믿었겠지만, 그 열정의 결과물은 평양이 원하던 ‘대한민국 시스템 붕괴’였다. 나중에 이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홍위병이 뒤늦게 느꼈을지 모를 그 허무함을 마주할지도 모른다.
한국 사회는 지금 기로에 서 있다. 중국을 비판하면 처벌하겠다는 법안이 발의되고, 국보법 폐지도 상정됐다. 국가가 진실을 규정하고 사상의 자유를 통제하려 한다. 이것은 이념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의 ‘자유 모드’ 스위치를 내리고 다시 ‘집단 모드’를 켜려는 전체주의적 시도다.
인간의 뇌는 집단 속에 있을 때 가장 편안하다. 생각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편안함의 대가는 가혹하다.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춘 개인들이 모인 집단은, 결국 누군가의 도구가 되어 파국으로 질주한다.
필자는 개딸을 미워하지 않는다.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가장 낡고 위험한 ‘집단주의 회로’에 갇혀버린 그들의 자발적 복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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