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비봉 시절풍자] 당신, 제8요일에 쉬시면 안되겠습니까?

남은 시간을 세지 않고 살아가는 법

2025-12-15     검비봉 논설위원

[최보식의언론=검비봉 논설위원]

챗GPT가 생성한 삽화

일요일을 쉬면서 '나에게 남은 일요일은 몇 날인가' 세어보는 사람은 없다.

병사들은 아침 6시에 기상한다. 일요일에는 7시까지 자게 해준다.

5시 55분에 저절로 눈이 떠진 병사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면서 다시 잠든다.

한 시간이면 어딘데. 한 시간 동안 꿀잠에 들면 고향에 돌아가 어머니가 만들어준 된장찌개에 갈치구이로 밥 든든히 먹고 돌아오고도 남는 시간이다.

일요일 아침에 눈을 뜬 회사원은 밤새 서류 더미의 악몽에 시달리다가 눈을 뜨면서 '오늘은 회사를 안 가는 날이구나,  승냥이 박 과장을 안 봐도 되는 날이구나' 느긋한 마음으로 다시 이불 속에 머리를 감춘다.

그러나 내일은 또 어김없이 월요일. 엄정한 월요일은 동편 산마루에 검은 구름처럼 꾸물꾸물 머리를 내밀고 있다.

일요일이면 세상을 만드신 이를 만나러 가는 날. 어제까지의 수고를 잊고, 오늘은 마치 부모를 만나러 가듯 다른 날의 기상과는 천양지차로 밝고 희망차다.

새상의 모든 것을 다 만드신 이가 만들어야 할 것을 다 만들었으나 깜박하고 놓치신 것이 있으니 사람들 간의 평화와 빈곤으로부터의 해방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주일마다 가서 애원을 한다. 하루를 더 수고하셔서 평화와 풍요를 만들어 주시고 당신께서는 제8요일에 쉬시면 안되겠습니까?

일요일을 쉬면서 나에게 남은 일요일이 여러 개 밖에 안 남았음을 세고 있을 환자들에게 마음의 평화와 안식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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