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만기친람'에 언론의 습관적 경배...'대노' '불호령' '일침'

대통령 본인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맞춤법부터 역사학까지 강의하는 장면에 지지자들은 열광

2025-12-14     최보식

[최보식의언론=진명행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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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은 무지랭이였지만, 주변에 똑똑하고 유능한 사람들이 많아서, 마침내 중원의 패자가 되었다. 황제가 된 그는 거만해졌다. 이 모든 게 자신이 잘 나서 이룬 성과로 착각했던 것이다.

과거 자신을 도왔던 유능한 사람들은 이제 불편하고 성가신 존재가 되었다. 공신들을 변방의 제후로 보내거나, 누명을 씌워 골로 보내버리는 일이 많아졌다.

.여기에 불만을 품은 자들이 반란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하늘이 내려준 사람을 어찌하진 못했다. 유방의 주변에는 이제 "혀가 참 기네요" 싶은 사람들, 딸랑이들만 남게 되었다. 한나라는 건국 이후 흉노의 내침과 반란에 시달리며 내내 내리막길을 걷다가 불과 200여년만에 또라이 왕망에게 정권을 내주고 말았다.

.이 나라는 아직도 한사람이 만기친람하는 것을 "유능"의 지표로 삼는다. 그러다보니 국민들이 인물따라 부화뇌동하는 습성을 좀처럼 버리지 못하고 있다.

국무회의 시간에 사사로운 질문을 기관장에게 던져보고, 스무고개 하는 식의 "쪽" 주는 광경은 실소마저 나온다. 대통령 본인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맞춤법부터 역사학까지 강의하는 장면에 지지자들은 열광한다.

전임 정권에서 임명된 기관장들을 대놓고 모욕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언론에서는 "대노", "불호령", "일침" 이딴 식으로 기사를 쓴다.

나는 이 나라가 전문가다운 전문가를 배출하지 못하는 이유를 알겠다. 국민들부터가 전문가보다 더 많이 아는 척을 한다. 한의원 가면 비싼 첩약을 군말없이 척척 지어 받아오면서, 의사 처방이나 검사에는 시시콜콜한 것까지 시비를 걸어대는 것은 이제 일상화되었다.

이런 나라가 앞으로 얼마나 명줄을 이어갈지 궁금하다. 한나라는 200년이라도 해먹었지만, 언제고 바람이 불면 휘떡 넘어가고 말 나라가 여기다.

#이재명이학재, #인천공항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