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더 종교적...하지만 젊은 여성은 반대라는데, 왜? 

[박정원의 실버벨] 20대는 비종교, 70대는 신앙… 누가 종교를 지키나

2025-12-04     박정원

[최보식의언론=박정원 객원논설위원(더시그넘하우스 연구소장)]

cpbc 캡처

남성보다 여성이, 젊은층보다 고령층이 더 종교적이라고 널리 알려져 있다. 한국리서치 가 2025년 12월 3일 발표한 ‘2025년 종교 인식 조사: 종교 인구 현황과 종교 활동’ 보고서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종교 인구 비율은 53%이고, 남성의 45%보다 8%나 높았다. 이를 세대별로 나눠 70대 이후에는 여성이 무려 79%에 달하는 반면, 남성은 61%에 불과했다. 무려 18%나 여성이 높다. 나이가 들수록 여성 비율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젊은층에서는 세태를 반영하듯 오히려 여성 종교 인구가 남성보다 적게 나타났다. 20대는 남성이 30%인 반면 여성이 이보다 4%p나 적은 26%에 불과하다. 30대에서는 그 격차가 더 벌어진다. 남성 39% vs 여성 32%. 40대부터는 다시 역전되기 시작해 여성이 많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남성보다 여성이, 젊은층보다 고령층이 종교를 가지고 있는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이와 함께 종교 인구의 고령화도 같이 진행되고 있다. 전체 인구의 33%를 차지하는 만 60세 이상 인구 중 종교를 가진 사람은 거의 50%에 육박한다. 천주교 신자 50%, 개신교 44%, 불교는 43%이다. 전체 인구에서 10명 중 3명 남짓이 만 60세 이상인 데 반해 종교 인구는 거의 절반에 가깝게 증가한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20대에서는 33%가 종교를 믿는 반면, 60세 이상에서는 61%가 종교를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두 배나 차이 난다. 

이 같은 현상은 한국만의 현실이 아니다. 세계적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의 192개국 종교 인구조사에서도 61개국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종교를 가질 확률이 최소 2%p 더 높게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81개국 중 30개국에서 여성이 더 높은 주간 출석률을 보고했다. 일반적으로 매일 기도하는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많게 나타났다. 무려 84개국에서 8% 이상 높았다. 

그렇다면 왜 여성이 남성보다 더 종교적일까? 학계에서는 이를 몇 가지 이론으로 설명한다. 첫째 사회화와 성 역할이론이다. 어릴 때부터 받는 교육과 기대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종교적 성향도 다르게 나타난다는 내용이다. 

많은 문화에서 여성은 배려‧순응‧돌봄‧도덕성‧공동체성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길러진다. 이는 종교적 성향과 잘 맞아떨어진다. 종교는 기본적으로 도덕적 규범과 가족‧공동체 돌봄, 주변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다룬다. 또한 남성에게는 ‘강해야 한다, 의존하면 안 된다’는 메시지가 주어지는 반면, 여성에게는 ‘도움 요청, 관계 맺기, 슬픔‧불안 표현’이 상대적으로 더 자주 허용되는 것과도 관련 있다. 

두 번째로 위험회피(리스크 선호) 이론이 있다. 종교를 가지지 않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영적‧도덕적 위험을 감수하는 선택으로 볼 수 있는데, 여성은 평균적으로 위험회피적이라서 종교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여기서 가설이 나온다. ‘신이 없는데 있다고 믿는 것’보다 ‘신이 있는데 없다고 믿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느끼면, 위험회피적인 사람은 믿는 쪽을 선택하기 쉽다는 설명이다. 

이 이론에서는 남성의 유전자 또는 생물학적 소인과 같은 생리적 특징, 즉 일반적으로 높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종교의 성별 차이를 설명한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 텍사스 최초의 대학인 베일러 대학교 사회학자 로드니 스타크는 “테스토스테론이 남성의 위험 감수 성향과 관련이 있다는 증거가 증가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남성이 여성보다 덜 종교적인 이유”라고 주장한다. 

세 번째로 사회적 지위‧취약성(상대적 박탈) 이론이다. 이는 평균적으로 여성이 경제‧정치‧사회적 자원이 적을수록 종교는 위로‧지지‧연대를 제공하는 통로가 되기 쉽다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여성은 노동시장, 의사결정 권력, 재산권에서 차별 받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종교 공동체는 ‘나는 소중한 존재’라는 정체성을 심어주고,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들과의 연대감을 형성할 수 있고, ‘돌봄이나 정보, 물질적 지원’과 같은 실질적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이 된다. 특히 사회 안전망이 약한 나라나 빈곤층, 고령층 여성에게 종교 공동체는 중요한 사회복지나 심리복지의 공간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특히 기독교권에서 역사‧문화적 관성으로 해석한다. 기독교 신앙과 실천이 여성적인 것으로 문화적으로 표상된 시기가 있었다. 교회=여성의 세계이고, 남성은 다소 거리감을 두는 공간이라는 이미지가 강화되었다는 분석도 있다. 

더욱이 산업화 이후에는 남성은 직장‧공적 영역이고, 여성은 가정‧교회‧지역공동체에 더 남게 되는 패턴을 보여왔다. 따라서 종교 활동이 도덕적, 감성적, 돌봄 지향적 이미지와 연결되면서 남성에게는 남성성과 어울리지 않는 것으로 여겨지는 문화 등이 은연중에 남게 됐다. 

하지만 이 같은 현상도 절대적이지는 않다. 무슬림 국가를 대상으로 조사하면 남성이 더 높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무슬림에서는 남성에게 집단예배 참여 의무가 강하게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 한국에서도 젊은층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낮은 종교성을 보이는 결과가 나온다. 이는 현대 사회의 성역할 변화, 즉 여성들의 높은 취업률, 남성 전업주부의 증가 등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비종교 인구가 크게 늘고 있다. 한국에서도 51%가 비종교인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절반 이상이 무종교이다. 하지만 고령으로 갈수록 종교를 가진 인구는 크게 증가한다. 이들을 위한 종교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종교 인구의 고령화는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이들에 대한 실태조사를 보면, 취미‧여가 활동이 37.7%, 경제활동 25.4%, 사회활동 19.3%, 이어서 종교 활동 14.1%로 나온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고령층의 종교 참여는 삶의 만족도와 성공적 노화에 매우 긍정적 결과를 가져온다는 보고도 있다. 종교가 노년기의 사회적 관계 형성과 유지에 중요한 출발점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고령층의 우울, 외로움, 신체적 부자유 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종교가 국가를 대신해서 역할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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