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하루 전 '尹 복귀' 장담했던 홍준표의 다음날 이상 행동?

준표 아저씨 어쩜 좋아요. 보는 내가 다 민망합니다.

2025-04-05     김선래 기자

[최보식의언론=오진영 작가]

홍준표 SNS

위 사진에서 보듯이 홍준표는 헌재 선고 전날에도 탄핵 기각을 예측했다.

"윤통의 획기적인 스테이트 크래프트(통치역량-편집자)를 기대한다"는 말도 했다.

준표 아저씨 어쩜 좋아요. 보는 내가 다 민망합니다.

홍준표는 오래 전이지만 검사를 했던 율사 출신이다. 거기다 정치를 30년 가까이 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왜! 법전이나 법대 근처에 가본 적도 없는 에세이 작가인 내 눈에도 뻔히 보였던 탄핵 인용과 파면을 예상 못 했을까.

(이런 홍준표는 탄핵 기각될 거라고 장담했던 헌재 선고에서 윤대통령이  전원일치 탄핵 인용되자, 다음날 기다렸다는 듯이 SNS에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흥미로운 캐릭터인 것은 틀림없다-편집자) 

홍준표만이 아니다. 전원책 변호사는 김광일TV에 나와서 탄핵 기각 장담하며 자신이 ‘전스트라다무스’라고 했다. 탄핵 기각 선고 나오는 날 치맥을 쏘겠다고 했었다.

홍준표나 전원책 같은 셀럽 말고도 탄핵 기각을 예상한 법 전문가, 법대 교수, 변호사, 율사 출신 정치인 등이 필자의 페북 타임라인에 차고 넘친다.

황교안 전 총리가 그 대표 선수다. 이들이 그동안 탄핵 기각될 거라며 써 올린 포스팅들을 나는 차곡차곡 스크린샷으로 모아 놓았다.

탄핵 인용이 나오는 날 치맥에 곁들여서 그 사진들을 넘겨 보면서 "변호사면 뭐해. 이렇게 명약관화한 판결 하나를 정반대로 거꾸로 예상하는 실력하고는. 끌끌끌"이라고 혀를 차며 우월감을 느끼고 싶어서 그랬다.

유치합니까? 네, 필자는 유치합니다.

어제(4일)부터 탄핵 인용에 분을 못 참고서, "그래! 윤석열 쫓아낸 너희들이 무슨 짓을 한 줄 알기는 하냐?"라며 "이제 곧 이재명이 다스리는 공산주의 사회에서 땅을 치고 후회하며 피눈물 흘릴 날 오리라!"라고 페북에서 저주를 거듭 퍼붓고 있는 사람들 만큼이나 필자가 유치하다는 걸 인정합니다.

유치한 건 유치한 거고, 평소에 스스로를 '인간사 통찰에 기반한 정치 평론을 쓰는 작가'라고 소개하고 다니는 사람으로서 필자가 정말 궁금한 건 이런 거다.

저 법 전문가, 정치 전문가들의 머릿속에는 대체 어떤 논리가 진행되었기에, 아닌 밤 중에 홍두깨로 다짜고짜 군대와 헬기를 국회에 보내 의정 활동을 못하게 막고 자기 마음대로 계엄 통치를 하려 했던 막가파 대통령이 복귀하여 '위대한 스테이트 크래프트'인지 뭔지를 이끌 것이라고 믿는단 말인가.

그 믿음은 대체 어떤 사고 회로에 근거하여 발생하고 강해지는가?

필자가 보기엔 '윤석열이 돌아와야 해!' 라는 그들의 신념이 근거한 사고 회로는 전근대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영웅 사관이고 엘리트 주의 역사관이다.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의 영웅적 정치력이 세상을 지배한다는 생각이다.

일찍이 2백년 전 영국 자유주의 철학의 아버지들인 존 로크, 아담 스미스, 존 스튜어트 밀 등이 이런 엘리트 사관을 깨부수고 개인의 자율성과 만인에게 동등한 권리에 기반한 법치라는, 근대 자유 민주주의 사회가 운영되는 원리를 제시했건만 2025년 대한민국에 아직도 떠돌고 있는 '강력한 대통령이여 우리를 이끌어주소서'라는 영웅 사관의 망령이다.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어 친북, 친중 공산주의 세상을 만들 것이라는 공포도 마찬가지다. 대통령 한 명이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근대적 영웅사관이다. (그리고 말이죠. 이재명과 그를 떠받드는 민주당 세력은 공산주의 세상이 아니라 자본주의 세상의 단꿀을 빨아 기득권을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마음 간절한, 즉 우리랑 똑같은 사람들입니다.)

어리석기 짝이 없는 망상 속에 사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은 후과로 나라가 지난 몇 달 동안 볼 꼴 못 볼 꼴 다 보는 시련을 겪기는 했다. 하지만 '법치에 따라 사회적 갈등을 해결한다'는 민주주의 근본 원칙에 따라 다행히 혼란은 마무리되었다.

이제 '모든 개인은 정치에 참여할 동등한 권리를 갖는다'는 또 다른 민주주의 원칙인 선거를 통해 새 정부를 선출할 시간이 다가온다.

혹여 이재명과 민주당 세력이 집권하는 불행한 일이 있다 해도, 권위주의를 거부하는 민주 시민들의 역량으로, 헌법의 틀 안에서 권력을 운영할 것을 요구하는 합리적 개인들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지킬 것이라는 믿음으로 나는 이 시간을 기다린다.

 

ohnong@gmail.com

#윤석열탄핵, #윤석열파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