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비봉 시절풍자] 눈 내리는 밤 숙소에서 남녀의 낭만적 대화

"자네, 혹시 별의 순간이라고 들어 봤나?"

2025-02-07     검비봉 논설위원

[최보식의언론=검비봉 논설위원]

영화 '러브스토리'

눈이 많이 오는 밤에는 소설 같은 일들도 가끔 일어나지요. 밖에는 문을 열 수도 없게 눈이 쌓이고 있었고, '이걸 어쩌나' 하는 그를 윗층 숙소로 이끌고 갔어요.

삼라만상 중에 수백 갑자를 윤회하다가 만나는 극적인 일치의 순간까지는 아니지만, 그는 내가 막연하게 그리던 타입의 손님이었고, 그에게는 내가 그림속의 술집, 오뎅. 그리고 여주인이었던 모양이어요. 

상호신뢰의 계약, 비슷한 약속은 필요 없었어요. 그에 대한 경계심은 전혀 없이 소파에 따뜻한 잠자리를 만들어 주었지요. 

그는 감사하고 흡족한 표정으로 자리에 누우면서 내게 물었어요.

"자네, 혹시 '별의 순간'이라고 들어 봤나?"

순간, 저는 오래 동안 잊고 살았던, 그러나 여자라면 죽기 전까지 잊을 수 없는 황홀한 순간, 그 느낌에 나도 몰래 몸서리를 쳤어요. 

"아니 우리 선배 김 모라는 작자가 아직도 '별의 순간'을 팔아먹고 있잖아. 죽일 넘!"

그 김 선배라는 사람도 별을 참 좋아하나보다. 사실 나는 그의 청에 따라 잠시 블루스를 추는 동안 아득히 먼 별에 가 있었어요. 

엘비스 프레슬리의 '러브 미 텐더'가 그의 입에서 흘러나올 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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