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은 대통령 권한, 뭐가 문제?'에 대한 몹시 친절한 답변

[오진영 유쾌통쾌] 대통령이 총선을 개떡같이 망쳐서 여소야대가 된 다음에

2024-12-26     최보식

[최보식의언론=오진영 작가]

SBS 뉴스 캡처

오늘도 어떤 페친이 댓글로, "비상 계엄은 헌법에 있는 대통령의 권한이라서 행사한 것이고, 의회가 해제 결의하자 바로 해제했으니 윤이 한 계엄은 정당한 통치 행위 아닌가" 라고 쓰고 갔다.

5년 전 조국 사태 때, "조국, 정경심이 한 스펙 부풀리기는 그 당시 강남에서는 누구나 다 하던 일상적인 입시 준비였다. 조국만 탈탈 터는 건 부당하지 않은가"라던 댓글들이 생각난다.

또 어떤 지인은 카톡으로, "윤통이 계엄의 이유로 부정선거 의혹과 반국가세력 척결을 말했다. 일반인은 알 수 없는 고급 정보를 받아보는 대통령이 내린 진단이니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글을 보냈다.

역시 조국 사태 때, "조국 입시 비리 수사는 핑계일 뿐이고 검찰이 조국을 수사하는 진짜 이유는 검찰 개혁을 막기 위해서다"라던 사람들 생각난다.

이건 무슨 데자뷰인가.

댓글 쓰고 카톡 보내신 분들께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

첫째, 비상 계엄은 헌법에 있으니까 대통령이 행사해도 되는 게 아니다.

"전시 ·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으로써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선포하는 명령"이다.

대통령이 총선을 개떡같이 망쳐서 여소야대가 된 다음에 야당이 사사건건 탄핵하고 특검하는 행패를 부린다고 열받아서 '이건 비상사태야! 비상사태니까 나 계엄할 거야'라고 선언할 수 있는 게 아니란 말씀이다.

특히 나한테 카톡 보내신 분은 들어보시라.

계엄은 부정선거 의혹이 있으니 그 증거를 찾겠다는 이유로 선포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계엄은 "전시 ·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 시 사회질서가 교란되어 일반 행정기관만으로는 치안을 확보할 수 없는 때에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선포"하는 것이다.

둘째,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거나 변경하고자 할 때에는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이번에 윤석열이 국무위원들 불러서 "나 못 참겠어서 계엄할래" 일방적으로 통보한 건 국무회의 심의가 아니다. 그래서 윤의 계엄 선포는 불법이고 위헌이다.

셋째, 비상 계엄이라는 이유로 의회의 정치 활동을 막아선 안 된다. 헌법에 따라 대통령에게는 계엄 선포권이 있고 국회는 재적의원 과반 찬성으로 계엄 해제를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국회의 권한, 국회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건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하는 것이다.

이번에 비상 계엄 포고령 1호에서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고 한 것이 위헌이고 총 든 군인들이 국회 문을 막고 국회 안에 유리창 깨고 들어간 거 다 불법이다.

노상원 전정보사령관의 수첩이 어떻고 체포 리스트가 어떻고, 그런 확인되지 않은 뉴스까지 끌어올 필요도 없다. 

헌법 전문만 봐도 이번 비상계엄의 위헌성, 불법성이 일목요연하게 드러난다. 이 가장 기본적이고 당연한 설명을 "계엄은 대통령의 권한이라서 한 건데 뭐가 문제요?"라는 꺼벙한 댓글 질문이 들어올 때마다 답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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