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행사 기준...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가이드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닌 헌법 수호의 차원에서 결정해야 할 문제
[최보식의언론=김병태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 행사'는 어디까지 할 수 있고 어디에서 멈춰야 하는 걸까.
헌법과 법률에는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행사 범위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명시해놓지 않았기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다.
판사 출신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17일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의 임명, 법률안 재의요구권 등을 두고 각 정치세력들이 과거의 자신들의 발언에 대한 고려나 논리적 일관성 없이 당장의 이해관계에 따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며 “그 권한행사 범위에 관하여 헌법과 법률은 아무런 제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무제한적 대행이 가능하다는 견해부터 현상 관리의 최소한 권한 행사만 가능하다는 견해까지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 행사 범위는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닌 헌법 수호의 차원에서 결정해야 할 문제”라며 “국가안보는 권한대행의 가장 중요한 책무이며, (공백상태인) 군 주요 지휘부에 대한 인사를 하루 빨리 단행하여 안보의 공백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였던 양곡법을 비롯한 농정관련 4법과, 현재도 입법 폭주로 나라를 어지럽히고 있는 국회 다수당의 권한을 거의 무제한으로 확장하려는 (야당이 소수당이었다면 목숨을 걸고 저지하려고 했을) 국회증언감정법, 국회법 등과 같은 반헌법적 법률안에 대한 재의요구권도 헌법 수호의 차원에서 당당하게 행사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공석이 된 헌법재판관 3명 임명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는 9명으로 구성하여 기능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헌법 기관이 그 기능을 상실하지 않고 헌법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게 함으로써 헌법을 수호한다는 차원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은 결원이 된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게시글 전문이다.
정권을 차지하려고, 정권을 유지하려고, 원칙 없이 싸우는 정치는 이제 그쳐야 합니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의 임명, 법률안 재의요구권 등을 두고 각 정치세력들이 과거의 자신들의 발언에 대한 고려나 논리적 일관성 없이 당장의 이해관계에 따라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행사 범위에 관하여 헌법과 법률은 아무런 제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무제한적 대행이 가능하다는 견해부터 현상 관리의 최소한 권한 행사만 가능하다는 견해까지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닌 헌법 수호의 차원에서 결정해야 할 문제입니다.
권한대행의 최소한의 임무가 영토를 보전하고 헌법을 수호하는 것이라는 점에는 큰 이의가 없을 것입니다.
권한대행의 권한 범위도 이와 같은 권한대행의 책무와 연관하여 정해져야 합니다.
국가안보는 권한대행의 가장 중요한 책무입니다.
비상계엄으로 인한 내란혐의 수사 과정에서 육군총장을 비롯한 군 주요 지휘관들이 구속되거나 직무가 정지되었습니다. 안보의 큰 공백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루빨리 군 주요 지휘부에 대한 인사를 단행하여 안보의 공백을 막아야 합니다.
여기에 권한대행이 대통령의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가지고 시간을 보낼 여유는 없습니다.
헌법 수호 역시 권한대행의 책무입니다.
이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였던 양곡법을 비롯한 농정관련 4법과, 현재도 입법 폭주로 나라를 어지럽히고 있는 국회 다수당의 권한을 거의 무제한으로 확장하려는 (야당이 소수당이었다면 목숨을 걸고 저지하려고 했을) 국회증언감정법, 국회법 등과 같은 반헌법적 법률안에 대한 재의요구권도 헌법 수호의 차원에서 당당하게 행사하여야 합니다.
헌법재판관 임명은 단순히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라는 면만 볼 것이 아니라 헌법기관 기능의 정상화라는 헌법 수호의 차원에서 보아야 합니다.
헌법 제111조 제2항은 "헌법재판소는 9명의 재판관으로 구성"한다고 규정합니다.
헌법재판소 스스로 위 헌법 규정과 달리 9명 이하의 재판관으로서도 헌법재판을 하고 있지만 헌법재판소는 9명으로 구성하여 기능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헌법 기관이 그 기능을 상실하지 않고 헌법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게 함으로써 헌법을 수호한다는 차원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은 결원이 된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여야 합니다.
만일 탄핵 심판 심리 중 헌법재판관의 임기 만료로 헌법재판관이 5명 이하가 되는 경우를 상정해 본다면 탄핵 심판 청구에 대한 인용도 기각도 불가능한 상태가 됩니다. 위헌법률심판이나 헌법소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럴 경우에도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권이 있느냐를 가지고 싸울 일을 아닐 것입니다.
만일 내년 4월까지 탄핵심판 심리가 계속되어 내년 4월에 임기가 만료되는 헌법재판관도 권한대행이 임명해야 할 상황이 된다면 아마도 각 정치세력은 지금과는 정반대의 목소리를 내며 싸울 것입니다. 지금 8년 전과는 전혀 다른 주장을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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