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에서 책 훔친 고교생 ...15년 지나 '분실물' 맡겼는데 그 속엔
두 아이를 낳고 살다가 문득 뒤돌아 보니, 마지막 도둑질을 걸리기 전까지 훔쳤던 책들과
[최보식의언론=윤우열 기자]
옛말에 책도둑은 도둑이 아니란 말은 진짜 옛말이 되었다. 요즘은 책도둑은 물론이거니와 지식과 지혜도 표절 대상이 된다.
15년 전, 고등학생 시절에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책을 훔쳤던 두 아이의 아빠가 사과의 편지와 함께 두둑한 외상값(?)을 갚았다는 일화가 화제다.
네티즌 A씨는 24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교보문고 외상값 상환’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3개월 전 A씨는 사과 편지와 외상값이 든 봉투를 분실물인 것처럼 교보문고에 맡겼다. 분실물이 3개월째 방치되자, 교보문고 담당자는 봉투를 열었고, 그 속에 든 편지와 현금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수백 만원이 되고도 남을 거금이었다.
편지는 “교보문고에 오면 늘 책향기가 나 기분이 좋다”라며 “그런데 오늘은 책향기가 마음을 가라 앉히기는 커녕 오히려 마음을 두근거리게 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서 “사실 저는 살면서 많은 잘못을 저질러 왔다”며 “모든 잘못을 바로 잡을 수는 없겠지만 가능하다면 진정으로 잘못을 인정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고등학생이던 15년 전쯤 책을 읽기 위해 교보문고(광화문)에 꽤나 자주 왔었는데, 이내 책과 각종 학용품류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고 한다. 상품을 슬쩍 훔치기를 몇 번 반복하고 반복하던 중 직원에게 딱 걸렸고, 마지막으로 훔치려던 책들의 값을 아버지가 지불했던 기억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세월이 흘러 두 아이를 낳고 살다가 문득 뒤돌아 보니, 마지막 도둑질을 걸리기 전까지 훔쳤던 책들과 학용품들이 기억났다”며 “가족과 아이들에게 삶을 숨김없이 이야기하고 싶은데 잘못은 이해해줄지 언정 그 과오를 바로 잡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말하고자 하면 한없이 부끄러울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어 “너무 늦은감이 없잖아 있지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책값을 받아주시면 감사하겠다”면서 “저도 교보문고에 신세졌던 만큼 돕고 베풀며 용서하며 살겠다”고 덧붙였다.
이 게시글에 감동받은 네티즌들은 ' '밀양' 가해자들이 이런 사과를 했다면 최근 발생한 난리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거나, '진정한 속죄, 그리고 반성', 또는 '멋진 아버지' 등의 댓글을 달았다.
댓글 가운데는 '교보문고는 저 돈을 좋은 곳에 기부했다고 들었다. 역시 교보문고'라는 메시지도 있었다.
다음은 사과 편지의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교보문고에 오면 늘 책 향기가 나 기분이 좋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책향기가 마음을 가라앉히기는 커녕 오히려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네요.
사실 저는 살면서 많은 잘못을 저질러 왔습니다.
모든 잘못을 바로잡을 수는 없겠지만 가능하다면 진정으로 잘못을 인정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15년여 전 고등학생 시절, 저는 이곳에 교보문고(광화문)에 꽤나 자주 왔었습니다.
처음에는 책을 읽으려는 의도로 왔지만 이내 내것이 아닌 책과 각종 학용품류에 손을 댔습니다.
몇번이나 반복하고 반복하던 중 직원에게 딱 걸려 마지막 훔치려던 책들을 아버지께서 지불하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세월이 흘러 두 아이를 낳고 살다가 문득 뒤돌아보니, 마지막 도둑질을 걸리기 전까지 훔쳤던 책들과 학용품. 그것이 기억났습니다.
가족과 아이들에게 삶을 숨김없이 이야기하고 싶은데 잘못은 이해해줄지언정 그 과오를 바로 잡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말하고자 하면 한없이 부끄러울 것 같습니다.
너무 늦은 감이 없잖아 있지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책값을 받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도 교보문고에 신세졌던 만큼 돕고 베풀며 용서하며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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