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6시반 남한산 전망대에서 벌어진 사건
쓰러진 어르신은 의식도 없고 호흡도 없는 듯 보였다
[최보식의언론=윤평중 한신대 명예교수]
새벽 전망대, 항상 그런 것처럼 멀리 시내를 내려다보며 벤치에 앉아 있었다.
앞에는 몇몇 어르신들이 운동을 하고 계셨다. 그런데 그중 한 분이 돌연 쿵하고 뒤로 넘어지는 것이다. 갑자기 심정지가 온 것이다.
쓰러진 어르신은 의식도 없고 호흡도 없는 듯 보였다. 그러자 전망대옆 체력단련장에서 운동을 하고 있던 다른 사람이 뛰어오더니 바로 응급조치를 시행하는 것이었다. 심장 마사지를 하고, 호흡과 심장박동 등을 체크하고, 다른 분들은 119를 부르고 팔다릴 주무르고 등등.
응급조치를 주도한 분은 군대에서 의무병이었다고 한다. 이 분들의 필사의 노력끝에 어르신은 점차 호흡과 심장박동이 돌아오면서 의식을 되찾았다. 산행 친구분들 이야기로는 연세가 81세이고 심장병 이력이 있다고 한다. 오늘 전망대를 같이 올라올 땐 자기들보다 걸음이 빨랐다는 등, 요새 건강을 되찾는 것 같았다는 이야기였다.
생과 사가 갈리는 순간이었다. 불과 몇분 사이 의무병 출신 그 분이 가까이 없었더라면 119도 소용없었을 수 있다.
모든 일이 정리된 후, 나보다 젊고 운동으로 다져져 강인해보이는 그분께 진심을 담아 인사를 드렸다.
“생명의 은인이십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이 분의 멘트는 담백하다.
“쓰러진 어르신이 더 사셔야 할 운명이었던 겁니다.”
이게 오늘 아침 6시 반경 전망대에서 일어난 일이다. 한 사람의 생과 사가 갈리는 순간이었다.
남한산성 등산로에서 물 흐르는 소릴 들으며 이 글을 쓴다. 큰 비 다음 날, 계곡 곳곳에 작은 물줄기가 흐르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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