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비봉 19禁풍자] 머리에 사각팬티를 뒤집어쓰고 다니는 남자들

걸리버 여행기 후속편 에피소드

2024-06-26     검비봉 논설위원

[최보식의언론=검비봉 논설위원]

걸리버는 또 한 번 낯선 땅에 도착한다. 이곳에 와서 처음 본 것은 남자들이 머리에 사각팬티를 뒤집어 쓰고 다니는 모습이었다.

걸리버도 황급히 입던 팬티를 벗어서 머리에 쓰고서 행인에게 말을 걸어 "왜 팬티를 뒤집어 쓰고 다니나요?"라고 물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외치던 사건을 아시나요? 그 사건 이후로 모두들 귀를 가리고 다닙니다. 잠자리에서 여인과 사랑를 나눌 때만 이것을 벗습니다."

별 희한한 풍습이 다 있구나. 그런데 때마침 큰 풍파를 일으킨 사건이 벌어졌다. 임금님은 아니지만 상당히 고위직에 있는 자에게서 스캔들이 발생한 것이다.

어떤 여배우가 폭로하기를 저 남자가 나한테 뻔질나게 와서 잠자리를 하고 갔는데 '공짜 연애'를 했다는 것이다. 이 나라에는 남자가 여자의 집에 자러갈 때는 난방용 기름이나 19공탄 두어 장을 가지고 가는 것이 법도인데, 나중에 차떼기로 들여놓아 준다고 하면서 공짜로 다녔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남자는 오리발을 내밀면서 "저 근본도 없는 뻥쟁이 여자가 하는 말을 믿지 말라"고 항변을 한다. 여배우가 말하기를 "저 남자 귀에는 나만 아는 부위에 점이 있어요. 한번 벗겨보세요"라면서 심도깊은 폭로를 해댄다.

귀에 점이 있는 것이 온나라가 다 시끄러운 화제거리라니 참 희한한 나라이다. 남자는 공신력있는 의사들에게만 귀마개를 올리고 보여주겠다고 한다. 그를 지지하는 다른 여자들이 "오빠 오빠, 저 나쁜 여자를 당장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세요" 성화가 불 같은데, 남자는 "사내대장부가 할 일이 아니다"라고 고소는 하지 않는다.

이 나라에서는 걸리버가 종전에 거쳐 온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더 황당무계(荒唐無稽)한 일들이 매일 벌어진다. '킬러'들이 수능시험문제 출제에 참여하는 바람에 학생들이 그 문제만 만나면 공포에 떠는가하면, 수박만 보면 바로 깨버리는 암캐들도 성화다.

아무튼 문제의 그 남자의 귀는 전세계 어린이들이 다 아는 <임금님의 귀> 동화를 제끼고 새로운 이야기거리가 될 전망이다. 전에 어떤 장소에서는 웬 가수가 갑자기 탁자 위로 뛰어 올라가 “내가 바지를 내리고 5분간 보여드리면 믿겠습니까?” 선언을 하는가 하면, 이 남자는 점 문제로 자꾸 괴롭히면 대중들 앞에서 이것을 위로 올리고 보여 줄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는 중이다.

숲속의 공주는 오늘도 숲속에서 홀로 울며 지낸다.

“그 남자 귀에는 점이 있단 말이에요.”

 

#걸리버여행기, #점명, #공짜연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