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과 이재명 합의하면, 윤 대통령은 '베이징 덕'이 될지도!
반면에 글에는 한동훈이 되면 안 되는 이유를 꽤 소상히 적었다
[최보식의언론=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
좋은 얘기 많다. 그런데 한마디로 '사돈 남말'이다.
출마선언문만 보면 지난 총선 기간 중에 한동훈은 국내에 없었던 것 같다. 선거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어디 남극 여행이나 아프리카 오지 여행 중이었던 것 같다.
내가 가장 관심있게 찾아본 것은 왜 당대표는 (윤상현, 나경원, 원희룡이 아니라) 한동훈이어야 하는지 였다.
꽤 긴 글을 2번을 읽고 마침내 찾아냈다. 맨 끝에 있었다.
한마디로 "워밍업"이 필요없다는 것이다.
"저는 가장 절실할 때 가장 어려울 때 가장 가까운 곳에서 몸으로 체감했기에 당이 무엇을 바꿔야 할지를 잘 압니다. 그러니 저는 '워밍업'이 필요 없습니다"
해 봤으니까, (다른 사람과 달리) 한 번 말아먹어 봤으니 잘 할 거라는 얘기다. 한마디로 '구관이 명관'이라는 얘긴데, 어림 반푼 어치도 없는 명분이다.
참모들과 머리를 쥐어 짜내어 봤을 텐데, 도대체 명분이 없으니, 이런 '명분 같지 않은 명분'을 내세운 것이다. 혹시 젊고 박력 있고 지지율 높고 운운하는 얘기가 들어가나 싶었는데 없었다.
반면에 글에는 '한동훈이 되면 안 되는 이유'를 꽤 소상히 적었다. 물론 한동훈 본인은 모를 것이다.
첫째, "지난 두 달은 반성과 혁신의 몸부림을 보여드렸어야 할 골든타임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국민의 요구에 묵묵부답, 오히려 퇴보하는 모습만을 보여드렸습니다."
이건 반성과 혁신 방안을 찾아서 10차례의 보수혁신 대장정 세미나 행보를 한 윤상현과 한동훈의 행보를 비교하면 선명하게 드러난다.
4.10 총선 이후 국힘당은 조용했던 것이 아니다. 엉뚱한 것으로 시끄러웠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책임(비중) 논란으로 시끄러웠고, 한동훈의 전당대회 출마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전당대회 시기와 당원투표 100% 룰 개정 문제를 둘러싸고 또 시끄러웠다.
이 논란의 중심에 '한동훈'이 있었다. 한동훈은 정작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함구하다가 '해외 직구 문제'와 '원외 당협위원장 지원' 문제에 대해 입을 뗐을 뿐이다. 이러니 사돈남말 한다는 얘기를 듣는 것이다.
둘째, "지금처럼 선거철만 되면 벼락치기식으로 청년 인재를 영입하여 험지로 보내고, 그 귀한 인재들을 일회용으로 사라지게 두실 겁니까?"
지난 총선 시기에 텃밭 공천과 비례 공천을 전횡한 사람이 누구였나? 한동훈은 청년 인재를 영입하여 얼마든지 기회를 줄 수 있었던 사람 아니었나? 한동훈이 한 것이 시스템 공천이었나? 이러니 사돈남말 한다는 얘기를 듣는 것이다.
셋째, "우리당의 정책역량을 대폭 강화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 여의도연구원을 명실상부한 싱크탱크로 재탄생시키겠습니다."
비대위원장 등극 이후 여의도연구원장을 (여론조사전문가가 아니라) 여론조사 전문기자를 여연 원장에 앉힌 사람은 누구였나? 총선 시기에 여연이 한 일이 무엇이었는지는 입이 아파 말을 안 하겠다.
넷째,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배제하고 낙인 찍고 공격하거나 심지어 발 붙일 공간을 허용하지 않는 뺄셈의 정치를 해오지는 않았는지 돌이켜봐야 합니다."
공천 취소된 도태우와 장예찬은 어디 민주당 사람이었나? 조선로동당 비밀 당적자였나? '뺄셈정치'로 말하면 한동훈 만큼 심하게 한 사람은 별로 없다.
한동훈은 윤대통령 부부와만 불화한 것이 아니라, 열성/강성 지지층과도 불화했다. (곁가지 잡고 삐약거리는 정책으로, 너무 우려 먹어서 국물도 안나오는 정책으로) 시대의 아우성 내지 국민의 가려운 지점의 정곡을 찌르는 변화와 개혁을 갈망하는 사람들과 불화했다.
다섯째, "정권교체를 위해 뭉쳤던, 다양한 생각과 철학을 가진 유권자들의 연합이었습니다. 이 유권자 연합을 복원해야 합니다."
민주당과 조국당은 '제2 촛불혁명을 일으키겠다'는 반역적 포부를 공유하는 좌파 정치조직의 연합체로 자리매김하고, 텃밭공천과 비례공천 등을 통해 좌파 전사들을 대거 등용했다. 후보 선정 및 순번 결정 과정에서 정치조직들의 협의도 거치고, 열성 지지층의 참여를 보장했다.
하지만 국민의힘(국민의미래)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철저한 밀실 공천이었다. 이를 '시스템 공천'이라고 둘러댔다. 국힘당 당헌•당규에서 규정하고 있던 호남권 배려를 완전히 무시했다. 한동훈이 임명한 유일준 공관위원장은 "국민의미래 당헌•당규에는 호남권 배려 조항이 없었다"라는 궁색한 변명을 내놓았다.
한동훈이 데뷔시킨 인물들은 하나같이 안정되고 평화로운 시대라면 보수 비례대표로 괜찮을 것 같은, 얌전한 전문가 일색이었다. 시대정신이나 위중한 국면을 의식한 흔적이 없었다.
결과적으로 한 전 위원장이 공언한 시스템 공천은 허언이었다. 선뜻 납득이 잘 안 되는 인물, 스토리가 잘 안 나오는 인물을 공천했다면, 이들은 엄청난 은혜를 베풀어주신 한동훈에 감읍하면서 한동훈의 친위대나 홍위병이 되게 되어 있다. 바로 이런 것을 사천이요, 사당화 작업이라고 한다. 총선 참패 책임자가 자중은커녕 곧바로 당권을 노리는 것은 사천과 사당화 작업을 빼놓고는 설명이 잘 되지 않는다.
여섯째, "2024년의 대한민국은 안으로는 인구 구조의 변화, 그리고 그로 인한 의료건보재정, 국민연금, 지방소멸, 국방 등 사회 각 분야 시스템의 지속가능성 문제에 직면하고.."
이 문제가 4.10 총선 이후 등장한 문제인가? 고질 중의 고질, 숙원 중의 숙원이었다. 한동훈은 4.10 총선에서 여기에 어떻게 반응했나? 국회의 세종시 완전 이전, 서울-경기 리노베이션(경기도 일부시 서울 통합)이었다. 선대위에서, 정책본부는 없애 버렸지만, 격차해소 특위를 만들어 놓고, 그 어떤 정책도 제시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출마선언문에서는 격차 해소 문제가 사라졌다. 저출산 대책은 어떤가? 올해 1월 18일 국힘당은 육아휴직 급여 상한 210만으로 상향과 출산휴가 중 아빠 휴가 유급 1개월 연장 등을 내놨다. 같은 날 내놓은 민주당 공약과 비교를 한 번 해보시라. 국힘당은 언발에 오줌누기 수준이다.
일곱째, (헬무트 콜 독일 총리는 17세부터,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대학시절 지방선거 자원봉사자로, 조르주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10대부터 정치를 했는데) "저는 그런 길을 가지 못했지만 우리 당은 이제 콜을, 마크롱을, 멜라니를 키워내야 합니다."
정치경험과 정치짬밥이 중요하다는 것을 뒤늦게라도 인식했으니 다행이다.
그런데 현실 정치 경력이 2년이 안 된 0선 당 대표(비상대책위원장), 0.5선(2022년 6월 보궐선거로 당선된) 사무총장, 직업관료•대학교수 출신 0선 공관위원장, 여론조사 전문가 출신 씽크탱크 수장(여의도연구원장), 현실 정치 경험이 일천한 대다수 비대위원은 도대체 누구 작품인가?
여덟째, "당정관계를 수평적으로 재정립하고, 실용적으로 쇄신하겠다"
아마 이 말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당정관계는 수평적 재정립? 이미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10총선 이후 윤대통령은 레임덕 정도가 아니라 '데드덕(dead duck)' 수준이다. 한동훈과 이재명이 합의만 하면, '중국요리 베이징 덕'이 될 지도 모른다.
지금은 수직 수평이 문제가 아니라, 당은 윤 정부를 뒷받침하고, 방어도 하고, 때론 보완, 선도, 견인도 해야 한다. 이는 윤통과 당대표의 굳건한 신뢰가 전제되어야 한다. 이게 없으면 아무것도 안되다. 신뢰 기반 생산적 긴장이 아니라, 불신 기반 파괴적 긴장관계가 형성된다.
한동훈과 그 주변 사람들은 윤통에 이를 가는 사람이 많다. 아마 한동훈의 지지율이 높은 것은 바로 윤통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느끼는 층이 두텁기 때문이다.
한동훈의 수평적 당정 관계는 한동훈이 윤통의 멱살을 잡고 끌고 가는 관계일 것이다. 이재명도 도와준다. 둘이서 합심하면 목 졸라 죽일 수도 있으니 윤통은 끌려가지 않을 수가 없다. 이게 한동훈식 수평적 당정관계의 실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지층과 당원들은 윤 정부가 또 다시 박근혜 정부 같은 꼴을 당하면 안 된다는 컨센서스가 확고하니, (당대표가 되고 싶어하는 한동훈으로서는) 노골적인 '반윤'은 표방 못한다. 그러니 스텝이 꼬이고 말이 꼬일 수밖에 없다.
한동훈 출마선언문은 한동훈이 출마하면 안 되는 이유를 길게 쓴, '사돈남말 선언문'이다. 자신이 불과 몇 개월 전에 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오른 손으로 한 일을 왼 손이 모른다. 손발이 한 일을 머리가 모른다.
내가 한동훈을 반대하는 이유를 짧게 말하면 이렇다.
기본적으로 좌파 우파 이전에 '정치 도의'를 모르는 인간이고(그러니 당정관계가 좋을 수가 없다), 성찰 반성을 모르고, 배우는 능력은 저열하고, 정치 콘텐츠는 깡통 수준이고, (옷 맵시 말 뽄새는 좀 있지만) 소년 등과한 인생의 정치적 매력이 없고, 한동훈과 같이하는 사람들도 오십보백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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