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범죄자들이 당선됐을까?... 아무도 말하지 않는 이유

법 잘 지키는 깔끔한 '모범생 스타일'이 어필하지 못하는 상황

2024-04-14     최보식

[최보식의언론=주동식 전 제3의길 편집인]

왜 범죄자들이 당선됐을까? 간단하다. 1987년 체제(직선제 개헌)가 헌정적으로는 유지되고 있지만, 정치적으로는 이미 끝장났기 때문이다.

원래 정치는 법치가 작동하지 않는 영역을 메꾸는 역할을 한다.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법치의 영역을 교체하거나 수정하거나 메꾸는 역할을 한다는 얘기이다. 국회에서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 법률을 제·개정하는 일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쉽다.

그런 점에서 1987년 체제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유효하지 않기 때문에 그 법률에 의해 범죄자고 규정된 자들의 행위에 대해 대중들이 별로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가장 유력한 주자였던 윤석열 홍준표 이재명이 모두 '건달 과'라고 내가 여러 번 지적한 것도 마찬가지 현상이다. 법 잘 지키는 깔끔한 '모범생 스타일'이 어필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얘기이다. 기존의 법치 질서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기 때문에 그 낡은 프레임을 싹 청소하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줄 캐릭터를 대중들이 원한다는 얘기이다.

'포스트 1987년' 체제를 건설할 대안을 하루빨리 제시해야 한다. 그나마 좌파들은 허접한 '문재인 개헌안'이라도 들고 나왔는데, 우파는 그런 것도 없다.

개헌의 핵심은 결코 권력 구조 개편이 아니다. 그건 권력을 어떻게 나눠먹을 것인가에 대한 정치꾼들의 담합일 수밖에 없다. 이런 내용으로는 아무 영향력도 가질 수 없다.

개헌은 결국 1987년 체제의 한계를 극복하는 내용이어야 한다. 그것은 바로 1987년 체제가 좌파 패권이 확대되는 시스템이라는 점이다. 즉, 개헌은 1987년 체제의 오너인 좌파 패권을 극복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얘기이다.

그렇다면 좌파 패권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 바로 경제 분야의 경제민주화(경제의 정치화), 외교안보 분야의 평화통일(사실상 무장해제론) 조항이다. 그래서 개헌은 바로 경제민주화를 경제자유화로 바꾸고, 평화통일 조항을 자유민주주의 체제로의 통일로 바꾸는 것이어야 한다.

국민의힘이 패배한 것은 대중들이 관심을 잃은 '범죄자'라는 공격만 되풀이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은 '포스트1987년' 체제의 건설을 위한 선두주자로 대중이 뽑아준 일꾼이다. 그런데 그 일꾼이 제대로 일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윤석열을 향한 대중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고 그 심리를 사람들은 '심판'이라고 불렀다. 김건희니 뭐니 하는 문제들은 그 분노가 폭발할 계기였을뿐 분노의 내용 자체가 아니다.

왜 좌파가 정치적으로 주도권을 쥐는가? 역시 간단하다. 정치는 모든 사회적 이슈의 종합이다. 그래서 정치적인 승리자는 다른 모든 분야에서도 정당성의 근거를 장악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좌파들이 훨씬 막장 개판 짓을 해도 대중들의 반응이 미지근한 이유가 그것이다. 우파들이 사소한 실수만 해도 여론에서 작살이 나는 이유도 그것이다. 좌파들이 무작정 지들이 옳다고 확신하는 것도 똥고집이 아니다. 지들이 이미 정치적 승리자라는 현실을 깨닫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정치적 승리자의 위상은 당연히 좌파들이 중대한 정치 투쟁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그게 바로 1980년대의 대통령 직선제 개헌 투쟁이다. 이 투쟁의 결과 '1987년 체제'가 성립됐다. 좌파들의 요구 사항이 헌정에 반영된 것이다. 그러니 좌파들이 1987년 체제의 오너가 된 것이 당연한 결과이다.

대통령 직선제 개헌 투쟁의 주역이 누구였나? 바로 주사파와 호남이었다. 그래서 1987년 체제의 진짜 오너는 좌파 중에서도 호남-주사파 연합인 것이다.

대통령 직선제 개헌 투쟁을 한마디로 '민주화 투쟁'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민주화 투쟁은 단순하게 권력구조만이 아니다. 개방화 유연화 합리화 다양화라는 거대한 시대적 요구가 집약된 것이다. 엄밀하게 따지자면, 개화기 이후 면면히 이어져온 흐름이다.

실은 이 흐름이 현실화될 수 있는 탄탄한 기초를 쌓은 시기가 바로 일제시대이다. 그래서 일제시대를 제대로 포지셔닝하지 못하면 한국의 근대화도, 민주화 흐름도 무의미해진다. 일제시대의 복권이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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