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인류와 개 인류의 승부....청년 스타트업 대표의 콕

원숭이가 정말 특이한 점이 많았지만 내가 느꼈던 가장 강렬한 인상은 질투가 엄청나게 많다는 점

2024-02-26     최보식

[최보식의언론=박태영 홀릭스 창업자]

인도에 한 달 머문 적이 있었다. 그때 원숭이와 조우할 일이 많았다. 이렇게 얘기하면 사람들이 잘 안 믿는데 원숭이들은 호텔 문을 따고 들어가 도둑질하기도 하고, 사람들 물건을 뺏어가 음식 협상을 벌이기도 한다.

원숭이가 정말 특이한 점이 많았지만 내가 느꼈던 가장 강렬한 인상은 질투가 엄청나게 많다는 것이다. 남이 자기보다 더 많이 받는 것을 보면 분노를 삭이지 못하고 난리를 친다. 한참 뒤 알게 되었는데 이는 실험으로도 증명이 되었더라. 원숭이는 옆에 있는 원숭이가 더 좋은 먹이를 받은 것을 보면 분노에 차 같은 것을 내놓으라며 자기가 받은 먹이조차 집어던져 버린다.

인간에게도 그런 흔적이 남아있다. A에게 10만 원을 주며 B에게 일정 금액을 나눠주라 한다. B가 그 액수에 동의하면 둘 다 돈을 가질 수 있다. B가 거절하면 둘 다 한 푼도 못 받는다. 이때 A가 B에게 적은 금액을 주면 B가 부당하다며 거부하고 안 받는 일이 생긴다. 이성적으로는 어떤 액수라도 받는 것이 이득이지만 원숭이와 똑같은 행동을 하는 것이다.

재밌게도 원숭이는 모두가 그렇게 행동하지만, 사람은 모두가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다. 1만 원이라도 받아 가는 사람도 많다. 뇌 검사를 해보면 1만 원이라도 받아 가는 사람들은 그 순간 이성적인 사고를 통해 결정하고 기분 나쁘다고 안 받아 가는 사람은 감정적 결정을 한다고 한다.

일본 도쿄 시부야역에 가면 하치 상이 있다. 강아지상이다. 하치는 매일 주인이 귀가할 때 기차역으로 마중을 나갔다. 그런데 어느날 주인이 돌연사했다. 하치는 그것도 모르고 혹시 주인이 돌아올까 죽을 때까지 매일 때가 되면 기차역에 나가 주인을 기다렸다.

원숭이와 완전히 반대되는 성향을 가진 동물이 개다. 개들도 물론 현실적인 욕구 앞에 무릎을 꿇는 경우가 많지만, 동물 중에서는 추상적인 가치를 가장 잘 이해하는 편이다. 우리집 강아지 머핀만 해도 다른 사람과 동물을 끔찍히 챙긴다. 목숨을 걸 때도 있다. 어디서 배웠는지 자신만의 기사도적 윤리관이 명확하다. 일화를 일일이 풀 수 있지만 머핀을 만나 본 사람들은 다 무슨 말인지 안다.

사람들도 개 같은 사람들이 있다. 좋은 의미에서.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데 그렇게 하는" 사람들이다. "지켜야 할 것이 있는" 사람들이다. 미련하다. 그것이 이성에서 오든 본능에서 오든.

개와 원숭이는 서로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을까?

견원지간의 역사는 수천 년의 문학, 종교, 철학, 역사 문헌 속에 녹아있다. 견원지간이라는 표현 자체도 16세기 서유기에서 나온 것이고 서유기도 그 앞의 7세기 기록을 참고했다고 하니. 요즘은 생물학까지 끼어들어 재밌는 결과들이 많이 나오는 분야다.

총선 뉴스로 도배가 되었다. 페이스북에도 슬금슬금 글들이 올라온다. 또 한 번 원숭이 인류와 개 인류는 승부를 벌이게 되었다. 개와 원숭이는 싸우는 사진이 훨씬 많지만 사이 좋게 지내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사진을 골라 보았다.

 

#견원지간, #하치상, #서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