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여, 누가 결혼 주도권 쥐었을까?...젊은 스타트업 대표의 일침

결혼과 가정 형성은 남성의 '확신'에서 시작

2024-01-19     최보식

[최보식의언론=박태영 홀릭스 창업자]

최근 한 청첩장 모임에 나갔다. 결혼 적령기 남성만 20명 정도 있었다. 기혼자도 있고 약혼자도 있고 활발한 연애 생활을 하는 사람도 있고 싱글도 섞여 있는 그런 모임이었다. 오랜 만에 모여 얘기 나누면서 이것 저것 물어봤는데 결혼과 출산에 대한 재밌는 사실을 깨달았다.

첫번째는 여전히 결혼에 대한 의사결정은 남성이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출산을 하는 주체가 여성이다 보니 정책들이 여성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은데 실수라 생각한다. 미국에서도 "Men marry who they want and women marry who they can(남자는 원하는 상대와 결혼하고 여자는 가능한 상대와 결혼한다)'이라는 문장이 있다. 남녀 차별적 시선이라 뭐라 할 사람이 있을 것 같은데 불편한 얘기를 하지 않으면 절대로 진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결혼과 가정 형성은 남성의 '확신'에서 시작된다. 남자 쪽이 확신이 없는 경우에는 아무리 오랜 기간 연애를 하고 사이가 좋아도 결혼으로 가지는 않더라. 확신이 있는 경우에는 저절로 결혼으로 흘러가더라... 관찰 결과다.

두번째는 가정을 꾸리기로 결심하게 되는 계기는 대부분 전통적인 성 역할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언제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나?"라는 질문에 나오는 대답이 다 한결 같았다. 아침밥을 차려주거나 설거지를 하는 뒷모습을 보거나 중요한 날 먼저 일어나서 다림질을 해준 것에 감동하였다거나 등등. 남성성에 대한 자각도 있었다. 불현듯 이 사람을 내가 평생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거나 경제적으로 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거나 등등. 예외가 없었다.

얼마 전 트위터에서 결혼에 있어 남성들은 여성이 노벨상을 받아오는 것보다 가족을 돌보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는 글이 화제가 된 적이 있는데 아마 세계 공통이 아닐까 싶다.

정책 짜는 윗세대 사람들이 자각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 세대의 성역할이 얼마나 해체되었나 하는 부분이다. 적당히 남녀평등 보기 좋았더라 하고 실제로는 뭐 자기들이랑 비슷하게 살고 있나 생각하는 분들이 지금도 많다.

하지만 90년생 전후부터 남녀 평등의 기치 아래 급격하게 "역할 중복"이 일어나서 지금은 양성이 다 중성화 되어있다. 그러니 20대 사이에 남녀 갈등이 그렇게 큰 이슈라잖나. 뭐랄까 중성과 중성이 만나는 동성애 같은 것이 되어버린 것이다. 동성애가 옳은가는 각자 판단할 문제지만 동성애 사회가 얼마나 보기 좋든 얼마나 이상적이든 인구 재생산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정부란 참 일하기 좋은 곳이다. 수백조를 쏟고 실패하고도 통렬한 성찰 없이 또 비슷한 거 해도 월급 주니까. 실제 문제를 해결하지 않아도 시늉만 해도 되니까. 그래도 만약 정말 혹시 나라 장래가 걱정되어 이 문제를 진짜 해결하고 싶은 분이 있다면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남성의 가정 참여를 늘리는 것과 여성의 사회 참여를 늘리는 것은 둘 다 출산율을 낮춘다. 이 방법으로 해결하다가 세계 최저 기록을 세웠다는 것을 상기하자. 건강한 자산 형성 등으로 남성의 확신을 돕고 전통적 여성상을 받아들인 여성이 박탈감을 느끼지 않게 할 때 출산율이 재생산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

사교육이나 집 등 경제적 부담은 불평에 비해 실제 결혼과 출산에 영향을 덜 미친다. 일단 결혼을 결심한 친구들은 다 구축이나 변두리 단칸방에서 잘 시작한다. 그저 각각의 가족 주기에서 혜택을 보기 위해 쏟아 내는 불평불만인데 이를 열심히 수용한다고 결혼과 출산을 결심하는 비율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할 이유가 상실된 상태에서 안 할 이유를 100% 제거한다고 원하는 수준의 반등이 생기지 않는다. 반대로 할 이유를 찾은 사람들을 보면 눈빛이 다르다. 높은 집값? 사교육? 이런 것은 함께 하는 하나의 여정이라 생각한다. 그러니 할 이유를 만들고 확신을 주는데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 물론 문화가 아닌 정책이 할 수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정치란 그런 것 같다. 목소리 큰 사람이 더 크게 들린다. 그래서 정책 당국자들은 조금 더 구체적인 관찰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표도 중요하지만, 사실을 인정할 용기도 필요하다고 본다. 이미 늦었고 이미 끝난 게임이지만 꼭 뭔가 해야 한다면 목적에 맞게 했으면 좋겠다.

 

#결혼출산, #결혼적령기, #청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