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스타트업 대표의 극단적 선택...을 중에도 슈퍼을!

대표라 하면 갑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을 중에서도 슈퍼 을이다

2024-01-12     최보식

[최보식의언론=박태영 홀릭스창업자]

지난 주 한 스타트업 대표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사실 대표라 하면 갑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을 중에서도 슈퍼 을이다. 투자자한테 을이고 채권자한테 을이고 고객에게 을이고 공급처에도 을이고 직원에게도 을이고 공동창업자들에게도 을이다.

정말 세상에는 또라이들이 많다. 수습 기간에 서류 조작하다 걸려놓고 잡플래닛 평점 테러하는 사람부터, 횡령하다 걸려놓고 자기 잘못을 숨기기 위해 정치질과 모함을 하는 사람, 열심히 한다고 시기하는 사람, 열심히 안 한다고 불평하는 사람, 얼토당토 않은 초보적 의견이 회사를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의식 과잉 등등.

거의 모든 회사에 하나둘씩 섞여 들어간다. 잘 나갈 때는 다 자기가 잘나서 그렇다고 생각하던 사람들이 조금만 삐끗하면 경영진 탓 회사 탓을 한다. 잘 나갈 때는 간 쓸개 내놓고 충성을 외치던 사람들이 조금만 삐끗하면 가장 먼저 칼을 꽂는다. 회사 약속은 가장 준엄하지만, 자신이 하는 말은 그냥 지나가는 말이다.

진짜 문제는 대표들이 이에 대해 아무 얘기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회사 이미지가 실추될 뿐더러 결국에는 그런 사람을 뽑은 자신의 무능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업계 투자자들도 잡플래닛 같은 것 보면서 회사가 이렇니 저렇니 같이 씹는데 거기에는 반론권도 없다. 돈 많은 회사들은 인사팀이 관리하니 더더욱 비교된다.

언더도그마에 심취한 인구도 엄청 많은 나라다. 노동자는 무조건 옳고 회사는 무조건 다 이해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천지다. 아니 1.5m 사다리에서 전구 갈다 떨어진 노동자 때문에 대표를 형사 고발하는 나라가 도대체 세상에 어디에 있나. 거기에 더해 회사 약취 허용 법안을 입법까지 하려 했으니.

그래서 밖으로 꺼내지도 못하고 속으로 곪는다. 지독하게 곪는다. 술로 달래고 운동도 하고 억지로 쉬어보지만 잠 못 드는 밤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요즘 VC(벤처캐피탈)들이 정신과 치료나 정신 건강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하며 돕고 있다.

내가 배제적인 목소리를 낸다는 것, 특히 고용과 관련하여 엄격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 말이 거슬리리라는 것도 안다. 하지만 믿을 수 없는 사람을 필터해내는 배제적 습관은 창업가에게 가장 중요한 리스크 관리 역량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대표들에게 말한다. 당신 잘못이 아니라고. 그런 사람을 키운 부모 잘못이지. 자책하지 말라고. 당신이 바꿀 수 없었다고. 다음에는 조금 더 배경을 많이 보고, 아니 배경뿐만 아니라 어떠한 정보라도 하나 더 가지고 채용하라고. 괴상한 공명심에 죄책감 가지지 말고, 체면도 차리지 말고 물어보라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때까지. 본인이 행복해야 회사가 살고 회사가 살아야 나머지도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힘들어도 힘들다는 소리조차 내기 힘든 대표님들 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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