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인의 숙연해지는 새해편지... 다시 내일이 허락된다면
아픔을 함께 할 것 그러나 누군가도 아프게 하지는 말 것
새해 들어 초엿새째 날이다.
'어느새'라는 생각이 나도 모르게 따라든다. 이러다가 정말 어느새 1월이 훌쩍 지날 것 같다.
'작심 3일'이란 말처럼 새해 첫 아침의 다짐도 그 사이에 흐릿해지는 것 같다는 생각에 이 시를 다시 챙겨든다.
<아침에 일어나면
맨 먼저 미소 지을 것
새로운 오늘을 맞이할 수 있음에
이리 살아있다는 것에
살아있게 한 것들에 온몸으로 감사할 것
서두르지 않을 것
생각과 말과 몸짓을
들숨 날숨을 깊고 고요히
내딛는 걸음걸음을 천천히 오롯이
깊게 보고
귀 기울여 듣고
아픔을 함께 할 것
그러나 누군가도 아프게 하지는 말 것
아름다운 것
애틋한 것 곁에 오래 머물 것
다시 내일이 허락된다면
그 새로운 오늘은 더 많이 설렐 것이라 여기며
편안히 잠자리에 들 것
새해는
내 남은 모든 날은>
젊은 날의 시간 개념과 늙어감을 느낄 때의 시간 개념이 다를 수밖에 없음이 실감된다. 허용된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리라.
주어진 시간, 남은 시간을 더 고맙고 오롯하게 보내는 것이 최선의 길임을 알면서도 몸은 여전히 지난 타성에서 벗어나지 못함을 자각할 때마다 마음에 초조함이 이는 것도 이런 까닭이리라 싶다.
이럴 땐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내쉬는 것도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는 좋은 방편이라 하겠다.
수행과 삶이 어찌 분리될 수 있겠는가. 특히 노년기의 삶이 그러하리라.
아직은 다석 유영모 선생처럼 나날을 마지막 날로 사는 오늘살이의 간절함과 절실함을 갖진 못하지만, 새해에는 주어진 오늘을 더욱 감사하며 숨결을 보다 깊고 고요히 하는 연습을 자주해야겠다.
내딛는 걸음도 그렇게 할 수 있기를 마음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