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유독 명품이 비싸야 잘 팔리는 이유?
[박동원 침대공상] 교제 중인 남자친구에게 1000만원 넘는 명품 가방을 사달라고 했다가 사실상 이별하게된 여성 사연
교제 중인 남자친구에게 1000만원 넘는 명품 가방을 사달라고 했다가 사실상 이별하게된 여성 사연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오자 사실 진위와 상관없이 갑론을박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런 데 자신의 일처럼 관심이 많은 거다. (편집자 주)
올 봄 고2 막내는 엄마한테 그간 모은 용돈 30만원을 불쑥 내놓으며 손지갑 좋은거 하나 사달라 했다. 집사람 얘기가 돈 잘 버는 좋은 직업 부모에 강남 사는 반 친구들이 보테가, 페라가모, 톰브라운 같은 백만원 전후 지갑들을 가지고 다닌다고 한다.
원래 맘에드는 옷 하나만 주구장창 입고 브랜드는 입에도 안 올리던 미련곰탱이인데다 돈을 죽어도 안 쓰고 모우는 '땐땐모찌'가 자기 전재산을 다 내어놓는 갑작스런 행동이 너무 귀여워서 10`~20만원대 반지갑 하나 사주라 했다. 고딩이 10~20만원대면 됐지 100만원은 사치다.
명품(名品)이 무조건 사치라 생각하지 않는다. '좋은 것'에 대한 감수성은 아주 소중하다. 감성을 사로잡는 멋진 디자인, 좋은 재료, 그리고 한땀한땀 구석구석 장인의 정성과 공을 들인 명품은 삶에 큰 영감과 성취감, 그리고 심미안을 길러준다. 좋은 것에 대한 감수성이 있어야 발전하고 진보한다.
윤여준 전 장관의 자식 교육을 적은 책 <남자 삼대 교류사>에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기 위해 시장 국밥도 사주고 고급호텔 레스토랑 음식도 사줬다는 얘기에 공감을 했다. 호텔만 다니면 교만해지고, 국밥만 먹이면 비루해진다. 그 얘길 듣고 10년전 캐나다 캠핑 때 레이크루이스가 바라다보이는 호텔을 과감하게 예약했다. 텐트와 특급호텔의 조화.
명품을 갖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스스로 노력의 보상으로 명품을 사기도 한다. 명품을 보면서 성취에 대한 자부심도 높이고 명품에 깃든 정성 그리고 고급함과 교감하며 삶에 대한 진지함을 고취시킨다.
난 자동차, 옷, 벨트, 지갑, 구두같이 사람들이 흔히 갖고 싶어하는 명품엔 별 관심이 없다. 재질과 디자인만 좋으면 된다. 다만 통기타나 만년필 같이 내가 좋아하는 물건들 만큼은 명품을 갖고싶은 욕망이 있다. 교감되기 때문이다.
이놈의 졸부의 나라는 명품이 노력의 결과이고 성취에 대한 보상이고 삶에 대한 진지함이 아니라 자기 과시와 무너진 자존감의 대체품이 되었다. 비어있는 영혼을 채워줄 보상수단이 되었다.
한국에서만 유독 비싸게 파는 이유는 간단하다. 얼마나 잘 만드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비싸냐가 기준이기 때문이다. 명품이 성취와 자존, 교감과 영감의 수단이 아니라 빈곤한 영혼을 채워줄 보상수단이 되었기 때문이다.
맨날 돈자랑, 집자랑, 인맥자랑 하는 이를 보면 자기 세계나 자기 문화가 없다. 빈 영혼의 보상이다. 허구헌 날 거리에 나와 '수박' 깨는 개딸들, 조국의 자동차를 세차하는 '조빠'들도 자기 삶의 목표나 자기만의 문화, 즉 주체적이고 독립된 개인이 없으니 '빠 팬덤'질로 자기 존재감을 충족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