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비봉 시절풍자] '소통개통도사'와 대화에 끼여든 국밥집 할멈

"고추에 점이 생기기 시작하면, 그해 고추농사 다 망치는 법이여~"

2023-11-23     검비봉 논설위원

칠점사(七點蛇) 새끼가 인터넷 벼룩장터에 올라왔다. 한 마리 3만원이란다. 애완용으로 별 걸 다 기른다지만, 그 무서운 칠점사를 애호하는 자들도 있다니 놀랍다.

모두가 보기만 해도 소름끼치고, 징그럽다고 손사래치는 뱀이지만, 저들 눈에는 귀엽고 아름답게만 보이는 모양이다. 칠점사는 까치독사, 까치살모사라고도 하며 한번 물리면 신경성 맹독이 퍼져 일곱 발자국을 가기 전에 죽는다하여 칠보사(七步蛇)라고도 불리운다. 실제로 머리 부분에 7개의 점이 있는 넘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칠점사등의 독사들은 사람이 건드리기 전에는 함부로 사람을 물지는 않는다. 낙엽이나 풀틈에 웅크리고 있으면 눈에 잘 안 띄는데 사람이나 짐승이 미처 못보고 밟거나 하면 사정없이 물어버린다. 칠점사는 맹독을 가진 사악해 보이는 뱀이지만, 실은 그의 입장에서는 자신을 방어하는 것일 뿐 일부러 사람을 물고 해악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

9~10월에 교미하여 다음해 여름에 새끼를 낳는데 애미를 죽이고 태어나기에 살모사(殺母蛇)라고 부른다는 속설은 잘못된 것이라고 한다. 새끼를 5~6마리나 낳고, 힘들어서 푹 꺼져있는 걸 보고 죽은 것으로 오해해서 생긴 말이라고 한다. 며칠에 한 번씩 개구리나, 들쥐를 잡아먹으며, 햇볕이 따뜻하면 바위위에 나와서 일광욕을 즐기며 나름대로 평화롭게 살아가는 동물이다.

오히려 인간 세상에는 이 칠점사보다 더 독한 자들이 많다. 무수한 인명을 살해하는 자들은 물론 그런 자들과 뺨을 맞대고 동조하는 자들, 인민대중의 피를 빨아서 호식하는 자들, 저네 욕심을 채우기 위해 거짓과 사술을 망설이지 않는 자들, 자신들의 야욕을 채우기 위해 무고한 사람을 잡아다 고초와 모욕을 주고 저들 입맛에 맞는 자들끼리만 좋은 자리는 모두 독식하며, 저네에게 방해가 되면 핏줄도 이웃도 몰라보고 잔인하게 해치우는 이런 자들이야말로 칠점사보다 지독해서, 만물과 조물주 앞에 낯뜨거운 자들이다.

칠점사처럼 무섭고 징그러운 동물을 좋아하는 특이 성향의 사람들이 있듯이, 사람들 중에도 별난 사람을 별나게 좋아하면서 따라다니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면, 사람의 입맛과 안목도 참 여러 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인류 역사 속에 영웅위인으로 기록된 자들 중에 일부는 같은 동종(同種)인 인간을 무수하게 죽인 살육의 명수들이었다. 인간 사냥을 얼마나 잘 하느냐에 따라 영웅으로 역사으로 기록되었으니 인간의 잔혹성은 밀림의 야수나 독사보다 더 독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엊그제 철원에 갔다가, 오랜만에 '소통개통도사'를 만나 차(茶)를 나누었다. '소통개통도사'는 소와 개도 잘 통한다는 뜻의 법명이다. 몸의 안 보이는 곳에 일곱 개의 북두칠성 점을 가지고 태어난 고대의 영웅 명장들의 얘기를 하다가 한때 세간에서 화제가 됐던 '고추에 점' 이야기까지 나왔다.

그 친구와 한참 '고추의 점' 어쩌구 저쩌구 얘기를 하고 있는데 국밥집 귀 어두운 할머니는 멋도 모르고 한마디 끼어든다. "고추에 점이 생기기 시작하면, 그해 고추농사 다 망치는 법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