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사무총장에 ‘尹 서울법대 동기'...어떤 재앙 불러올까?

지금 대통령 친구를 선관위 사무총장에 임명하는 것은 그 의도와는 상관없이, 윤 정권이 ‘총선에서 뭔가 공작을 해보겠다는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2023-07-19     최보식 편집인

윤석열 대통령은 상식적 판단을 하는데 아무래도 '고장(故障)'이 생긴 것 같다.

해외 순방 중 김건희 여사 명품쇼핑 논란이나 귀국 연기하면서까지 우크라이나 깜짝 방문부터 뭔가 이상했다.

이번에는 중앙선관위 신임 사무총장(장관급) 후보에 자신의 서울법대 친구김용빈 사법연수원장이 내정됐다.

최근에 자녀 특채 비리 등으로 여론의 도마에 오른 중앙선관위의 순혈주의를 깨겠다는 의도인 것 같다. ‘독립적 헌법기관이라는 중앙선관위는 알고 보니 내부적으로 곪아있었다. 외부의 감시나 견제에서 벗어나 지금껏 자신들만의 세상 속에서 살아왔던 모양이다.

그렇다고 쇄신 차원에서 대통령 친구를 선관위 조직의 장()으로 앉히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윤 대통령은 이게 국민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는지는 알았을까.

당장 좌파 성향 언론매체들은 선관위 장악 의도라고 비판했다. 이념 노선을 떠나 이는 정확한 지적이다. 실상은 그런 의도가 전혀 없다 해도, 그렇게 비치는 것만으로도 중대한 문제다.

현재의 권력을 쥐고 있다고 해서 중앙선관위를 마음대로 손봐도 되는 게 아니다. 어느 정권인들 선관위를 자기편으로 만들고 싶은 욕망이 왜 없겠나.

선거의 기능 중에는 국민 갈등의 봉합이라는 게 있다. 서로 첨예하게 갈라져 다투다가 선거 결과가 나오면 승복하면서 갈등이 봉합된다는 이론이다. 중앙선관위는 그런 선거 게임의 심판이다.

중앙선관위가 정치적 중립성공정성에 조금이라도 의심을 받게 되면 선거는 치르나 마나다. 대통령 혹은 현재의 권력이 중앙선관위를 장악했다는 헛소문만 나도, 그 선거 결과를 누가 믿으려고 하겠나.

중앙선관위가 대통령 친구의 손에 넘어간 뒤, 향후 선거 결과가 야당 쪽에 나쁘게 나오면 야당이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겠는가. 거꾸로 생각해보면 아주 명백해진다.

보수 일각에서는 지난 4.13 총선을 여전히 부정선거로 믿고 있다. 문재인 정권의 누군가와 선관위가 짜고서 그런 이상한결과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중앙선관위 상임위원(장관급)이 문재인 후보 캠프 출신이라는 점도 의혹을 키웠다. 이들 중에는 아예 선관위가 조직적으로 부정선거에 개입했다는 비현실적인 주장을 하는 이도 없지 않다.

내년 총선이 그리 멀리 있지 않다. 지금 대통령 친구를 선관위 사무총장에 임명하는 것은 그 의도와는 상관없이, 윤 정권이 총선에서 뭔가 공작을 해보겠다는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야당이 선거에서 만족할 만큼 이기지 않는 한 중앙선관위는 결코 무사하지 않을 것이다. 선거과정과 투·개표에서 약간의 트집만 잡혀도 전국에서 좌파 진영의 탄핵 촛불 시위가 일어날 게 틀림없다.

이 빤하게 전개될 상황을 왜 윤 대통령은 판단도 못 하는 상태에 이르렀나. 보좌하는 대통령실이 왜 존재하고 있는지 정말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