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새끼를 죽이는 건 포유류 동물의 세계에도 흔치 않은 일
[홍승표의 늘공 40년] 영아 살해·유기범을 일반 살인·유기죄로 처벌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이 국회법안심사소위를 통과
지난달 30일 밤 미국 메릴랜드주, 길을 지나던 주민들이 배수구 주변을 맴돌고 있는 사슴 한 마리를 발견했다. 이상하게 생각한 주민들이 배수구 밑을 보니, 새끼 사슴 한 마리가 갇혀 울고 있었다. 주민들은 곧바로 신고했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구조에 나섰다. 구조대원이 배수구로 내려가 엄마를 찾아 울어대고 있는 새끼사슴을 안고 올라왔고 다행히 아기사슴은 다친 데 없이 무사했다. 소방차 옆에 숨어 이 모습을 지켜보던 엄마 사슴은 아기 사슴을 데리고 숲으로 들어갔다. 이를 본 사람들은 엄마사슴의 모정에 감동을 받은 듯,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기뻐했다.
사진 속 풀꽃향기 가득한 초원에선 사슴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 온통 푸르고 싱그러운 바람결이 볼을 어루만지는 평화로운 곳. 그런데 갑자기 싸한 기운이 느껴진다. 그 싸한 기운에서 사슴들은 찌릿한 맹수의 체취를 직감하고 풀을 뜯으면서도 주위를 살피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경계태세를 갖춘다.
그 순간, 바람같이 나타난 치타가 사슴에게 달려든다. 치타의 갑작스런 습격을 받은 사슴들은 순식간에 흩어져 살길을 찾아 도망친다. 이 때, 어린 사슴 한마리가 돌 뿌리에 걸려 넘어진다. 넘어진 아기 사슴을 바라보던 엄마사슴은 도망치는 것을 포기하고 만다.
치타로부터 도망치던 엄마사슴이 갑자기 멈춘 이유는 치타가 아기사슴 대신 자신을 잡아먹으라는 것이었다. 아기사슴을 살리려는 최후의 선택이고 자식사랑의 진수를 보여준 것이다. 치타는 순식간에 사슴을 둘러싸고 목덜미에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러나 엄마사슴의 눈망울은 치타가 자신을 잡아먹으려고 하는 순간에도 아기사슴이 도망치는 것을 보고 있다. 엄마사슴은 아기사슴이 살 수 있도록 자신의 생명을 아낌없이 내어준 것이다. 치타가 목덜미를 물어뜯는 데도 아기사슴이 잘 도망치는지 쳐다보는 눈망울에서 ‘진정한 자식사랑'을 느껴진다.
또 다른 영상 속, 강에서 물놀이를 하는 어린 영양 쪽으로 어미영양이 다급하게 헤엄쳐온다. 뒤로는 사냥에 나선 악어떼가 빠르게 거리를 좁힌다. 필사적으로 달려와 악어 떼 앞을 가로막고 스스로 제물이 된 엄마, 엄마의 희생으로 새끼는 무사히 강을 건너 생명을 건졌다. 마지막 순간까지 아기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엄마의 슬픈 눈망울이 처연하다. ‘비정한 약육강식의 세계인 자연, 하지만 엄마의 위대한 사랑은 이런 비극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는 자막이 흐른다. “영상을 보고 오래 울었다. 기억이 잊히지 않고 사람보다 낫다.”는 등 많은 댓글이 달렸다.
태어난 지 이틀 된 아들을 땅에 묻어 숨지게 한 혐의로 30대 여성이 수사를 받게 되었다. 지난 2017년 전남 목포 한 병원에서 출산한 아들을 친정엄마 집 인근 야산에 묻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처음엔 아이가 돌연 숨져 땅에 묻었다고 주장했으나, 조사 과정에서 살아있는 상태로 매장했다고 진술을 바꿨다.
수원에서 발생한 냉장고 시신유기사건 이후 부모에게 버림받은 영아살해사건이 드러나고 있다. 출생기록은 있으나 주민등록에 기재되지 않은 사례를 추적하면서 건수가 늘고 있다. 자식을 제 손으로 죽인 것도 충격인데 생매장을 한 엄마도 등장했다.
모성애(母性愛)는 사람과 동물이 다르지 않다. 사자나 하이에나 같은 포악한 동물도 새끼에게는 자상한 엄마일 뿐이다. 짐승보다 못한 인간이 많지만, 자기 새끼를 죽이는 건 포유류 동물의 세계에서도 흔치 않은 일이다.
평범한 사람들은 꿈에서조차 감히 범할 수 없는 극악한 패륜이다. 법정 최고 형량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 영아 살해·유기범을 일반 살인·유기죄로 처벌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이 국회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 개정안이 전체회의를 거쳐 국회본회의를 통과하면 1953년 형법제정 후 70년 만에 개정이다. 그러나 법보다 중요한건 인성이고 엄마의 사랑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