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왕’ 사기 사건의 본질...강남아파트 사람들이 당했다면?

사기당한 대상자들이 수십억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었으면 이렇게 방치되었을까?

2023-04-21     최보식

객원논설위원 이창원

MBC 화면 캡처

빌라왕사기사건이 터졌을때는 대략 무관심 하다가 사람들이 죽어나가니 다시 호들갑이다. 그러나 지금도 뉴스는 피상적인 내용만 나열할 뿐 정리된 내용이 별로 없다.

이 사건은 전세금이 집값보다 비싸졌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그렇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문재인 정권의 무리한 임대차보호법 개정강행 때문이었다.

법의 취지야 어쨌든 임대인들을 악마화하고 임차인의 권리만 급작스럽게 올려놓으니, 정상 임대인이 사라지고 사기꾼들이 나타난 것이 이 사건의 본질이다.

특히 빌라는 아파트처럼 소유로 인한 가치상승이 없기 때문에 전세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물량이 없다 보니 매매가보다 더 비싼 전세들이 나타났다. 사기꾼들이 이 틈을 놓칠 리가 없다. 지어놓고 못 파는 빌라들이 대거 전세로 나오고 부동산업자들과 사기꾼들이 짜고 지역의 전세가를 더욱더 올렸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 금융에 눈이 어두운 청년들이 이미 경매가 진행 중이거나 선순위 채권이 있는 집을 싼 가격에 전세를 들어가면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애초에 선순위 채권이 없는 집들은 경매가 된다 해도 세입자가 입는 피해는 제한적이지만, 선순위 채권이 있는 경우에는 체납 국세 등이 있으면 보증금을 한 푼도 못 건지는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자살한 사람들의 사례를 보면 인천의 경우 보증금 8천만원 이하에서는 최우선변제 대상금 2,700만원이라도 받을 수 있었는데, 업자들은 전세금 폭등을 이유로 5% 상승 제한을 무시하고 세입자를 반협박하여 25%이상씩 올리면서 8천만원 상한 이상으로 보증금을 증액한 사례들이다. 세입자를 보호한다는 법률이 실제 약자에게는 무용지물이 되는 대표 사례다. 말 안 들으면 쫓아낸다는 데 뭘 어떻게 하겠나?

쉽게 빌라왕 사건이라고 하지만 하나 하나의 사례들은 전부 입장이 다르다. 큰 피해를 당한 피해자들은 대부분 전세 계약 자체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고, 선순위 채권이 있어 돈을 돌려 받지 못할 위험을 인지했음에도 부동산 업자들의 약정서 따위를 믿고 계약한 사람들이다.

이 사건이 처음 보도되었을 당시에라도 정부가 대책을 세웠으면 이렇게까지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사기당한 대상자들이 수십억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었으면 이렇게 방치되었을까? 절대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수천 채 전세 사기가 발생했지만 그것이 싸구려 빌라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정부는 쉽게 모른 척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서울 공화국’ ‘아파트 공화국의 얼굴이다. 서울의 비싼 아파트에 살지 않으면 이 나라에서는 사람 취급 못 받는다.

사기당한 사람이 바보라고 떠드는 자들은 본인이 2, 30대에 얼마나 대단한 지능을 가지고 있었는지 돌아보기 바란다.